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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전기차 쇼크’ 포드, 한대당 1억3천만원 손실…한국기업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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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원자재 연관 산업 타격
제휴관계 韓기업 위기감 전이
업황 개선때까지 ‘일단 버티기’


매일경제

전기차 배터리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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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포드 전기차 배터리 주요 협력사인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이 물량감소로 직격탄을 맞게 됐다. 포드 자동차가 전기차 부문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전기차 생산을 줄이고, 배터리 주문을 삭감하기로 결정하면서다. 최근 배터리 공급 최소물량을 채우지 못해 완성차업체로부터 수천억 원을 보상받기로 한 한국 배터리업체들은 향후 수요 부진으로 인한 실적 타격이 더욱 확산될까 우려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뉴스에 따르면, 포드는 배터리 주문 축소 결정을 협력사에 통보했다. 포드의 배터리 공급 협력사로는 SK온, LG에너지솔루션, 중국 CATL이 있다.

포드의 이 같은 결정은 전기차 사업에서 120억달러(약 16조5000억원) 규모의 지출을 줄이는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구체적으로 신규 전기차 출시를 연기하고, 비용을 깎고, 예정된 배터리공장 건설을 연기하고, 규모를 줄이는 방식이다.

포드는 올 한해 전기차 손실이 최대 55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짐 파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전기차 사업이 “전체 회사를 끌어내리는 원흉”이라고 밝혔다. 최근 전기차 가격이 하락하고 수요도 위축되면서 올 1분기 포드의 전기차 한 대당 손실은 10만달러를 넘어섰다. 전년 동기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손실 규모다.

이에 따라 한국 배터리사는 줄어든 배터리 수요 환경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단순 공급사 입장에서 주문량이 증가하거나 줄어드는 건 일반적인 일이다”면서도 “이러한 수요-공급 사이클에 맞춰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SK온 관계자는 “국내 배터리업계보단 시장 점유율이 가장 큰 중국 CATL이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만전을 다해 대비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 삼성SDI는 이번 전기차 배터리 주문 취소에 직접 영향을 받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전기차 시장 회복이 언제쯤 이뤄질지 예측이 엇갈리는 만큼 한국 배터리업계에선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며 위기 극복을 위한 전략 수립에 매진할 방침이다.

국내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결국 시장수요가 증가하는 시기가 오기 전까지는 기술 준비를 잘하고 생산 공장을 잘 구축하며 대비하는 것만이 살 길”이라며 “전기차 시장 확대라는 시대적 흐름 자체가 뒤바뀌지 않은 이상 지금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몇 년 뒤의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다”고 밝혔다.

포드의 전기차 위기감은 심각한 수준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올 한 해 포드의 전기차 부분 손실 규모가 내연기관 수익을 거의 덮어버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스티브 맨 애널리스트는 “이로 인해 포드가 전기차에 크게 투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포드의 전기차 생산 축소는 전기차 산업에 전후방으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 자동차 회사들은 기대에 못 미치는 전기차 수요에 직면했고, 한국과 중국의 배터리 제조사들은 팔리지 않고 쌓여만 가는 재고를 안게 됐다.

이는 더 나아가 리튬, 코발트, 니켈를 비롯한 핵심 배터리 광물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공급망에까지 연쇄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최근 이들 광물 가격은 올해 수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어 관련한 새로운 투자는 중단되고 일부 광산은 폐쇄되기도 했다.

존 롤러 포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기차 가격이 최근 아주 가파르게 내려갔기 때문에 비용 절감으로도 이익을 볼 수 없었다”면서 “올해 우리는 최대한 비용을 축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롤러 CFO는 포드가 2026년말 2만5000달러 짜리 소형 전기차를 출시하면 1년 내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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