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4 (금)

민주 국회의장 후보, ‘친명’ 아닌 추미애로 정리되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더불어민주당 소속 추미애(왼쪽)·조정식 국회의장 경선 후보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국회의장 후보 단일화를 논의하기 위해 회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회의장 후보 경선(16일)을 나흘 앞둔 12일 친이재명계의 조정식(6선)·정성호(5선) 의원이 잇달아 후보직에서 물러나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의중이 또렷해졌다. 이른바 ‘명심’이 ‘원조 친명’ 측근이 아닌 개혁성과 당심을 앞세운 추미애 6선 당선자를 향한 것이다.



이날 국회의장 후보 경선 불출마를 선언한 조정식·정성호 의원은 후보 등록일이었던 지난 7∼8일 전후로 지속적인 불출마 압박을 받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후보 등록일 직전에는 핵심 친명계인 박찬대 원내대표가 두 의원을 차례로 만나 불출마를 종용하는 등 직접 ‘교통정리’에 나섰다고 한다. 박 원내대표뿐만 아니라 4·10 총선으로 ‘신친명계’로 떠오른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소속 이 대표의 측근들 역시 “최다선·연장자인 추미애 후보가 먼저 전반기 의장을 하고, 하반기 의장을 노리는 게 순리에 맞다”며 적극적인 설득 작업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후보 쪽 관계자는 “주말 사이에 이 대표의 뜻이라는 게 더욱 확실해졌다”고 했다.



이 대표가 ‘원조 찐명’이라는 개인적 인연보다는 추 당선자가 내세우는 ‘개혁성’을 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이 각종 특검과 민생회복지원금, 검찰개혁 입법을 예고하고 있는 22대 국회에서는 법안 상정을 좌우하는 국회의장의 역할이 여느 때보다 중요해질 가능성이 크다. 조정식·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와 가깝지만 막상 의장이 되면 중립적 중재에 적극적일 것’이라는 의심을 받아온 반면, 추 당선자는 ‘확실한 실행력’을 보일 것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 대표가 “정권심판을 위해 탄생한 국회에는 믿을만한 중재자가 아닌 함께 칼춤을 출 칼잡이가 필요하다고 봤을 것”(친명계 의원)이라는 것이다.



추 당선자가 당원과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소속 당선자들의 지지를 받는 점도 ‘당원 민주주의’를 주장하는 이 대표의 의중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달 27~28일 만 18살 이상 성인 남녀 1003명에게 무선전화(ARS)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자의 70.6%가 차기 국회의장으로 추 당선자를 지지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박찬대 원내대표는 조정식·정성호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당의 주인인 당원이 뽑은 국회의원이 당원과 다른 결론을 내리면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의원은 “당원, 그리고 그들과 생각과 행동방식이 일체화된 의원 집단이 새로운 친명 주류로 떠올랐고, 이 대표가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걸 보여준 사건”이라고 짚었다. 조정식·정성호 의원보다 친명 색채가 옅은 추 당선자를 국회의장 후보로 밀어올리는 게 이 대표의 대표직 연임에 부담을 덜어준다는 판단이 깔렸다는 관측도 있다.



‘박찬대 원내대표 추대’에 이어 국회의장 후보 경선 역시 ‘명심 낙점’ 형태로 흐르는 것에 대한 우려가 당내에서도 나온다. 추 당선자와 2파전을 치르게 된 우원식 의원(5선)은 입장문을 내 “(국회의장 경선은) 민주당의 총의를 모으는 훨씬 민주적인 과정이며, 강력한 국회운영의 힘”이라며 “결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나누듯이 단일화를 이야기하는 것은 그래서 참 유감”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오는 16일 추 당선자와 우 의원 중 한 명을 의장 후보로 선출할 예정이다. 이후 국회 본회의 무기명 표결에서 재적의원 과반의 찬성을 얻으면 국회의장으로 최종 선출된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한겨레 서포터즈 벗 3주년 굿즈이벤트 [보러가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기획] 누구나 한번은 1인가구가 된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