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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중기 줄줄이 무너져…4대 은행 '회수 포기' 대출 45%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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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4대 은행, 추정손실액 추이/그래픽=임종철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에서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추정손실 대출의 규모가 1년 사이 45% 증가했다. 부도, 파산 등으로 상환능력을 상실한 중소기업이 늘어난 것이 부실채권(NPL)의 질적 저하로 이어졌다고 분석한다. 은행권은 NPL 대규모 상·매각을 통해 건전성 확보에 신경 쓰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기준 4대 은행에서 대출채권 중 추정손실로 분류한 금액은 683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4.8% 증가했다. 같은 기간 NPL은 3조6119억원으로 22.1% 늘었다. 은행을 포함한 4대 금융 그룹의 전체 추정손실 대출채권은 2조549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38.7% 증가했다.

금융회사는 대출 채권을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다섯 단계로 건전성을 나눈다. 이중 보통 연체 기간이 3개월이 넘은 고정 이하 여신을 NPL로 분류한다. NPL 중에서도 회수불능이 확실해 손실 처리가 불가피하거나 연체 기간이 1년 이상으로 회수를 사실상 포기한 채권이 '추정손실' 채권이다.

1년 상이 NPL이 20% 이상 늘어난 것도 문제지만 같은 기간 추정손실 채권이 44.8% 늘면서 NPL의 질도 떨어졌다. 은행별로 국민은행(2218억원)과 우리은행(1955억원)은 1년 사이 추정손실이 2배 이상 증가했고, 하나은행(1321억원)은 같은 기간 39.9% 늘었다.

신한은행은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추정손실이 1년 전과 비교해 26.7% 줄었다. 지난해 1분기 다른 은행보다 추정손실이 2배가량 많았던 것의 기저효과와 함께 지난해 3분기부터 추정손실 채권이 줄어든 영향이다.

추정손실 채권은 고금리, 고물가,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등의 영향으로 기업 대출에서 발생 물량이 늘었다. 4대 은행의 추정손실 채권 중 기업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말 82.9%에서 지난해 말 90.2%로 증가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에서 회수를 포기한 물량이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부도, 청산·파산절차 진행, 폐업 등의 사유로 기존 대출을 회수 불능으로 분류하는 사례가 늘었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지난해 법원에 접수된 법인파산사건 건수는 1657건으로 전년보다 65% 늘었다.

NPL을 관리하기 위한 4대 은행의 노력도 지속된다. 지난 1분기 상·매각한 NPL 규모는 1조2076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대비 70.5% 늘어난 수준이다. NPL을 다른 금융회사에 매각한 규모만 8783억원에 이른다. 전분기 1조1631억원에 이어 연이어 대규모 NPL을 매각했다. 이와 함께 취약 부분별로 대출 관리 강화에 나섰다.

은행 관계자는 "내수 부진 등 경기침체가 은행권의 신용리스크에 반영되고 있다"며 "다만 은행권은 아직 코로나 이전 수준 정도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NPL 매각과 추정손실 증가에 따른 충당금 증액 등으로 건전성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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