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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자영업자 대출 738조→1113조…5년 사이 급증, 연체자도 다시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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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8일 서울 시내에 붙은 대출 전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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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금융기관 대출로 버텨온 자영업자들의 빚 상황이 2022년 이후 고금리 장기화 충격에 날로 나빠지고 있다. 지난해 1%대 저성장 등 경기회복 시점이 지연되는 가운데 민간소비 위축이 지속 중인데다 고금리 상황이 길어지면서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3월 기준 국내 자영업자는 557만명(통계청)에 달한다.



12일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신용평가기관인 나이스평가정보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3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 335만9590명이 총 1112조7397억원의 대출잔액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사업자가 단순히 개인 신용대출을 보유한 경우는 제외하고, 개인사업자 명의의 대출을 받은 경우만 합산한 숫자다. 대출 규모는 코로나19 직전이었던 2019년 말(738조641억원)과 비교해 50.8% 늘었다. 전체 자영업자 가운데 대출이 있는 사람의 비중도 2019년 약 37%에서 올해 3월 말에는 60%로 증가했다. 코로나 사태를 거치면서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이 급증한 가운데 그 이후에도 고금리 장기화와 민간소비 위축이 겹치면서 빚이 훨씬 더 늘어나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3개월 이상 연체가 있는 차주들의 경우 대출 규모에서도 또 전체 대출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도 늘고 있어 부채의 질도 악화하고 있다. 이들 연체차주가 보유한 대출금액은 2019년 말 15조6151억원에서 올해 3월 말 31조2998억원으로 늘었다. 개인사업자 전체 대출잔액 증가율(50.8%)에 비해 증가세가 확연히 빠르다. 전체 대출잔액 중에 연체차주 보유분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2.1%에서 2.8%로 상승했다. 연체차주의 대출 규모와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2021년에는 하락했지만 2022년 말부터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해 9월 원리금 상환 유예 지원이 종료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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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 세 곳 이상에서 빚을 낸 ‘다중채무자’도 늘었다. 다중채무자는 2019년 말 106만6841명에서 올해 3월 말 172만7351명으로 61.9% 증가했다. 전체 자영업자 10명 중 3명은 다중채무자인 셈인데, 전체 차주 수를 고려하면 개인사업자 대출이 있는 자영업자 2명 중 한명(51.4%)은 3개 기관 이상에서 이미 돈을 빌려 더 빚을 지기도 어려운 취약 차주에 해당한다. 다중채무 차주가 보유한 대출잔액도 2019년 말 431조3052억원에서 올해 3월 말 689조7235억원으로 59.9% 늘었다.



다중채무자 중에서 3개월 이상 연체한 차주의 대출잔액은 2022년 말부터 다시 늘기 시작해 지난 3월 말 기준 24조7534억원으로, 2019년 말에 견줘 두 배를 넘어섰다. 자영업자들의 영업 여건은 민간소비에 달려있는데 지난해 연간 국내 내수에서 소매판매액은 2022년 대비 1.4% 감소(통계청 산업활동동향)하면서 2년 연속 뒷걸음질 쳤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정책적으로 자영업자 대출에 상환유예를 많이 시켜줬는데 그사이에 미국에서부터 금리 인상이 시작됐다”며 “유예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부담이 누적되는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도 “아직 진행 중인 대출 만기연장 조처마저 끝나버리면 자영업자 부채 상황이 지금보다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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