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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라인 내놔” 압박하는 日소프트뱅크, 88조 들여 ‘AI혁명’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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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이 AI 반도체 개발 핵심축
데이터센터·로보틱스 등 아울러
일본 정부도 최대 3700억 지원
소뱅, 네이버 라인 지분 인수 협상중


◆ 라인 사태 후폭풍 ◆

매일경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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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프트뱅크가 AI용 반도체 개발·제조를 비롯해 데이터센터와 로봇, 전력발전 분야까지 사업을 확대한다. 투자액은 최대 10조엔(약 88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는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손정의 회장이 내세우는 ‘AI(인공지능) 혁명’이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도 적극 거드는 분위기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 10일 소프트뱅크가 AI 개발을 위한 슈퍼컴퓨터를 정비하는 데 최대 421억엔(약 3700억원)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소프트뱅크가 슈퍼컴퓨터 이용 환경 정비에 필요한 비용의 최대 3분의 1에 달한다.

손 회장이 내세우는 ‘AI 혁명’은 AI와 반도체, 로보틱스의 최신 기술을 융합해 모든 산업에 혁신을 가져오는 것으로, 그 핵심은 AI 전용 반도체를 개발·제조하는 사업이다. 손 회장은 지난해 7월 한 심포지엄에서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AI는) 수정 구슬에 미래를 묻는 것처럼 과제를 해결해 준다. 일본은 가장 한복판에서 빛나는 수정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AI 전용 반도체 개발은 소프트뱅크가 약 90%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영국 반도체 설계사 Arm이 축이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Arm은 반도체 개발에 필요한 회로 설계도를 엔비디아 등에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소프트뱅크는 미국 엔비디아 처럼 팹리스 형식으로 참여해 내년 봄 시제품을 완성하고 가을까지 양산 체제를 확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AI용 반도체 분야 진입을 추진하는 건 급격한 시장 확대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사업체 프레지던스·리서치 추산에 따르면 올해 약 300억달러 정도인 AI용 반도체 시장 규모는 2029년이면 1000억달러, 2032년에는 2000억달러 이상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AI용 반도체 점유율 1위는 현재 엔비디아지만 수요 급증에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향후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이 매우 크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손 회장의 구상은 AI 반도체 분야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지난해 10월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범용 인공지능(AGI)을 언급하며 이것이 운수, 제약, 금융, 제조, 로지스틱스와 모든 산업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소프트뱅크는 2026년 이후 자체 개발한 반도체를 갖춘 데이터센터를 유럽과 아시아, 중동에 건설할 계획이다. 데이터센터가 대량의 전력을 필요로 하는 점을 감안해 발전 분야에도 진출한다. 산업용 로봇 분야에 대해서는 지난 2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산하 기업과 협력해 제조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소프트뱅크는 각 사업 확장에 M&A도 활용할 방침이다.

현재 소프트뱅크는 한국 네이버와 7월 1일을 시한으로 라인 지분매각을 협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일본 총무성은 지난해 11월 라인 이용자 정보 유출 사건 이후 이례적으로 두 번의 행정지도를 통해 ‘네이버와 자본 관계 재검토’ 등을 요구했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합작사인 라인야후의 최대주주는 64% 지분을 가진 중간지주회사 A홀딩스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각각 A홀딩스 지분을 절반씩 갖고 있다. 이미 라인야후는 지난 8일 이사회를 열고 ‘라인의 아버지’로 불리는 이사회 내 유일한 한국인 신중호 CPO를 제외키로 결정했다.

이번 라인 매각건 관련 현재 일본에 AI를 위한 제대로 된 대규모언어모델(LLM)이 없는 상황에서 일본 정부가 발벗고 나서서 자국산 인프라를 깔도록 하겠다는 큰 그림과 얽혀 있는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일각에서는 소프트뱅크가 일본 정부를 등에 업고 네이버 지분을 헐값에 매입하려는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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