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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우리 모찌 거둬주세요”…시한부 견주의 절실한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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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 말기 판정받은 견주가 반려견의 새 가족 찾는 글 작성

SNS를 넘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

세계일보

지난 9일 동물보호단체 LCKD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올라온 '모찌'의 모습. LCKD 인스타그램 캡처


위암 말기로 시한부 판정을 받은 견주가 자신의 반려견이 새로운 가족을 찾도록 도와달라는 글을 남겼다.

10일 뉴시스에 따르면 지난 9일 동물보호단체 LCKD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경기 성남시 수정구 태평동 탄천 인근 공영주차장에서 편지와 함께 발견된 유기견 ‘모찌’의 사연이 올라왔다. 모찌는 2017년생 믹스 견종 암컷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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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찌'의 주인이 남긴 편지. LCKD 인스타그램 캡처


모찌와 함께 발견된 4장 분량의 편지에서 견주 A씨는 “5년 전 교통사고로 가족을 먼저 떠나보내고 한순간 혼자 남겨진 삶이 너무 힘들어서 삶을 놓고 싶을 때도 나만 바라보는 모찌를 보며 버텨왔다. 모찌는 가족과의 추억을 이야기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였고, 나에게는 가족 그 이상으로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삶의 이유”라며 “먼저 보낸 가족들 몫까지 다 해서 끝까지 품에 안고 지켜주고자 다짐했는데, 내가 위암 말기에 이미 다른 곳까지 전이가 돼 시한부 판정을 받아 이 아이보다 먼저 가야 한다고 한다. 혼자 남을 모찌가 눈에 밟혀 도저히 떠나질 못할 것 같아 몇 달간 여기저기 키워주실 분을 찾고 또 찾으며 헤맸으나, 내가 잘못 살아온 것인지 아무도 키워주겠다는 사람이 없다. 이 아이만큼은 나 없는 집에서 굶어 죽는 것이 아닌, 새로운 가족을 만나 꼭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이렇게 두고 간다. 착하고 순한 아이다. 겁이 많고 예민한 건 내가 더 사랑을 주지 못한 탓일 거다. 그러니 제발 우리 모찌를 거둬달라. 살려달라”고 밝혔다.

A씨는 이어 모찌의 건강 상태와 병력·성격·좋아하는 음식 등을 남겼으며, 마지막 장에는 “사랑하는 모찌야. 살아야 한다. 꼭 살아야 해. 말 잘 듣고 사랑받으며 건강하고 행복하게. 알았지? 사랑해 우리 딸”이라고 적었다.

해당 글은 SNS에서 1만1000개가 넘는 ‘좋아요’를 기록했으며,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공유됐다.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견주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감정을 느꼈을지 감히 상상도 못 하겠다”, “마음이 아프다”, “모찌가 좋은 가족을 만날 수 있길” 등의 반응을 보였다.

모찌는 지난달 29일부터 시보호소에 입소해 있으며, 입양·구조 공고는 지난 9일에 종료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 네티즌이 견주의 소식을 전했는데, 그는 “주인이 며칠 전 세상을 떠났다고 들었다. 모찌를 어떻게 해야 할지 사방팔방 알아봤는데, 내 상황도 여의치 않아 거두지 못했다”면서 “주인에게 모찌는 세상이었다. 모찌에게 ‘버티라’고도 했는데 너무 안타깝다. 주인의 바람대로 모찌는 살아남기를 기도한다”고 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의 ‘2023년 동물복지 국민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 비율은 28.2%였다. 이는 2022년의 25.4%보다 늘어난 결과다.

해당 조사에서 ‘유실·유기 동물을 입양할 의향이 있는가’를 질문한 결과, 84.4%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실제 유기동물 입양률은 9%대였다.

반려동물 입양 경로에서는 ‘지인에게 무료로 분양받음’(41.8%)이 가장 높게 나타났고, 그다음은 ‘펫숍 구입’(24%)이었다. 유기동물을 보호하는 ‘동물보호시설(지자체+민간)에서 입양’은 8.9%였다.

이 중 동물보호시설을 통한 입양 비율은 전년 대비 2.7%포인트 떨어졌고, 펫숍을 통한 구입 비율은 2.1%포인트 올랐다.

반려동물 입양 경로 선택 이유 1순위는 ‘직접 개체를 확인할 수 있어서’(31%)였다. 그다음은 ‘분양처를 신뢰’(20.9%), ‘접근성·편의성이 좋아서’(11.9%), ‘원하는 품종·생김새의 동물이 있어서’(10.5%) 순이었다.

백진호 온라인 뉴스 기자 kpio9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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