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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남는 것도 없다면서…'연회비 수십만원' 카드 내놓는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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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올해 출시된 프리미엄 카드/그래픽=조수아



카드사가 연회비 수십만원짜리 프리미엄 카드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프리미엄 카드는 수익성에 크게 기여하지 않지만 충성 고객을 만들기엔 유리한 상품이다. 연회비 2만원 내외 가성비 카드로는 차별화가 어려워지면서 프리미엄 카드를 출시하려는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카드 업계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다음달 중 프리미엄 브랜드인 'JADE'(제이드)의 후속 상품을 출시한다. 지난 2월 제이드를 신규 론칭하고 첫 카드로 'JADE Classic'(제이드 클래식)을 선보인 지 4달 만이다. 후속 상품은 3종으로 출시되며 연회비는 30만원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제이드 클래식의 연회비인 12만원보다 2배 이상 비싼 금액이다.

현대카드도 지난 2일 새로운 프리미엄 카드 '현대카드 Summit(써밋)'을 선보였다. 써밋은 교육·의료·여행 등 일상 영역에서 월 최대 2만원 한도로 5% 적립 혜택을 지원하는 카드다. 연회비는 20만원으로, 기존 프리미엄 카드인 'the Green Edition2'(더 그린 에디션2)·'the Pink'(더 핑크)와 유사한 수준이다. 더 그린 에디션2와 더 핑크의 연회비는 모두 15만원이다.

우리카드는 지난 3월 쇼핑 특화 프리미엄 카드 '카드의정석 Dear(디어)' 2종을 출시했다. 디어 시리즈 중 'Dear, Shopper'(디어 쇼퍼)는 패션·백화점·아울렛·생활에서 5%를 특별 적립해주는 카드다. 'Dear, Traveler'(디어 트래블러)는 호텔·항공·숙박 등 여행 업종에서 5% 특별 적립을 지원한다. 연회비는 2종 전부 15만원이다.

비싼 연회비의 프리미엄 카드가 출시되면서 카드사의 연회비 수익이 늘고 있지만 프리미엄 카드가 카드사의 전체 수익에 기여하는 정도는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미엄 카드를 신청하는 사람은 소득이 높고 소비 금액이 큰 고신용자라 카드사의 주요 수입원인 카드론·현금서비스·리볼빙을 이용하지 않아서다. 카드사는 프리미엄 카드 가입을 유도하기 위해 통상 고객에게 연회비의 80~100%에 상응하는 상품권도 제공한다.

실제 하나카드의 제이드 클래식은 △신세계 상품권 10만원 △SK 모바일 주유권 10만원 △호텔 다이닝 할인권 10만원 △배달의민족 상품권 10만원 △9만 하나머니 중 하나를 선택해 연1회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현대카드 써밋은 백화점·호텔·여행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15만원권의 바우처를 지원한다. 우리카드 디어 시리즈도 10만원 상당의 바우처를 제공한다. 공항 라운지 무료 이용권, 공항·호텔 무료 발레파킹 서비스, 호텔 무료 업그레이드 등도 프리미엄 카드의 혜택에 대부분 포함된다.

카드사가 프리미엄 카드를 선보이는 이유는 결국 충성 고객을 잡기 위해서다. 연회비가 2만원 안팎인 카드는 발급을 받아놓고 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반면 프리미엄 카드를 발급한 고객은 연회비에 상응하는 혜택을 누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카드 실적을 충족하려 한다. 전월 실적 조건 자체가 높기 때문에 프리미엄 카드 고객이 일으키는 매출 규모도 크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연회비가 1만2000원·1만5000원인 카드는 발급해놓고 아예 쓰지 않거나 서브 카드로 쓰는 고객이 많다"며 "연회비가 높은 상품일수록 카드를 사용하겠다는 니즈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프리미엄 카드를 출시하면 충성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프리미엄 카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 저하에 대한 우려도 나오지만 금융당국은 고객이 누리는 혜택이 커지고 있는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요즘같이 알짜카드가 많이 단종되는 상황에서 카드사가 프리미엄 카드 경쟁을 통해 고객의 혜택을 늘리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아직은 경쟁이 격화되지 않았고 연회비에 상응하는 상품권으로 인해 카드사의 수익성이 크게 저하됐다고 보기도 어려워서 특별히 우려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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