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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경기침체로 소비 위축 남해안 수산물…업계·지자체 회복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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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바닷장어 업계, 작업장 조기 종료·조업 중단…판로 개척·축제 등으로 극복 나서

연합뉴스

한산한 통영 중앙전통시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통영=연합뉴스) 이준영 기자 = 경남 남해안 대표 수산물들이 최근 경기 침체와 업계 불황 속에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수산업계와 지자체는 해외 판로 개척과 축제 등을 통해 해법 찾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11일 수협중앙회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 주 기준 전국 수협 위탁 판매량은 1만4천305t으로 같은 달 셋째 주(1만6천343t)보다 12.5% 감소했다.

연근해어선 조업일수 역시 지난달 넷째 주 기준 5만1천60일로, 같은 달 셋째 주(5만6천435일)와 비교해 9.5% 줄었다.

수산물 품종과 어업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생산 부진과 가격 하락 등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남해안 대표 수산물인 굴 업계는 굴 작업장 가동을 조기 종료하는 곳이 늘었다.

어느 해보다 작황이 좋지만 소비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단가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굴수하식수협에 따르면 생굴 한 상자(10㎏) 거래 가격은 약 4만원대로, 지난해 평균(6만8천원)보다 40% 이상 하락한 수준이다.

인건비를 포함한 생산 원가를 고려하면 5만원 밑으로 떨어질 경우 어민들 입장에선 손해일 수밖에 없다.

통상 6월까지 출하 시즌이지만 벌써 문 닫은 업체들도 많다.

굴 양식업계 한 어민은 "일을 계속할수록 손해인데 굳이 6월까지 가동할 이유가 없다"며 "아무래도 경기가 안 좋으니 굴을 찾는 곳이 줄어든 것을 체감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정박한 통영 바닷장어 어선
[근해통발수협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또 다른 지역 대표 수산물인 바닷장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주로 바닷장어 조업에 나서는 근해통발수협 소속 어민들은 지난 1일부터 아예 자체 휴어기를 갖고 있다.

국제 유가 인상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 등이 겹치며 채산성이 악화한 탓이다.

인건비와 유류비 등을 따졌을 때 최저 생산원가는 1㎏당 9천원 수준이지만 현재 시세는 8천원대에 머문다.

몇 해 전 1만1천원 정도였던 것과 비교하면 27% 넘게 하락한 수준이다.

수협중앙회에 따르면 이번 달 어업용 유류가격(면세유)은 드럼당 19만3천440원으로 지난 1월(17만8천760원)보다 7.5% 증가했다.

통영지역 한 근해통발 선주는 "출어 부담이 큰 상황에서 조업에 나서봤자 경비와 재고만 늘어나니 아예 쉬는 게 더 낫다"며 "유통 판로는 제한적인데 소비 심리까지 얼어붙어 여간 힘든 게 아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해외 시장 개척과 각종 행사 등을 통한 소비 촉진 활동과 상품 질을 높이려는 노력도 분주하다.

근해통발수협과 바다장어자조금위원회는 지난 4일 통영시 강구안 문화마당에서 '제1회 통영 바다장어 축제'를 열고 바닷장어 홍보에 나섰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10일 통영시에서 경남도수산자원연구소, 굴수하식수협과 '효율적인 굴 육종연구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굴 품종의 유전적 다양성을 분석하고 이를 통한 우량종자 생산으로 지금보다 약 20% 큰 우량 품종 개발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수산 1번지' 통영시도 해외 시장 개척과 각종 축제를 통해 어민에 힘을 보탠다.

시는 지난달 23일부터 25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수산물 박람회에 참가해 3건(110만3천달러)의 수출 계약과 5건의 수출 관련 업무협약을 맺었다.

오는 11월에는 통영수산물대축제를 열고 대규모 수산물 홍보와 소비 촉진 활동에 나선다.

김석곤 통영시 수산경제환경국장은 "다음 달 전국 최초로 굴 껍데기 처리 및 자원화시설이 준공되면 다양한 연구 개발과 재활용품 생산으로 지역 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수출국 다변화와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식품 개발도 적극적으로 지원해 어가 소득 증대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제1회 통영 바다장어 축제 현장
[근해통발수협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l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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