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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한달새 '빚투' 급증한 항공주…주가 비상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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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부산 신용잔고 증가율 1위…티웨이항공·아시아나·진에어도 증가

항공유 가격 하락·해외여행 수요 증가로 실적개선 기대감 확산

"항공업종 실적개선 지속 전망" vs "중장기 수요둔화·주가 단기조정 가능성"

연합뉴스

에어부산 에어버스 A321neo
[에어부산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이민영 기자 = 국내외 여행 수요 증가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에 항공주에 대한 '빚투'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11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9일 기준 최근 1개월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신용잔고 증가율이 가장 큰 종목은 에어부산[298690]으로 파악됐다.

신용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린 뒤 변제를 마치지 않은 금액으로, 이 잔고가 늘었다는 것은 레버리지(차입) 투자가 증가했다는 의미다.

에어부산은 한 달 사이 신용잔고가 2천800만원에서 8억9천600만원으로 3천100% 늘어났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 전체 신용잔고가 10조2천154억원에서 9조9천810억원으로 2%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티웨이항공[091810] 신용잔고도 같은 기간 6천100만원에서 5억7천300만원으로 839% 증가해 신용잔고 증가율 상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아시아나항공[020560] 신용잔고는 18억8천500만원에서 27억6천600만원으로 47% 늘었으며 진에어[272450]와 제주항공[089590]도 각각 26%, 23% 증가했다.

항공주는 앞서 유가와 환율 상승으로 실적 악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항공유 가격이 오히려 하락하고 해외여행 수요 증가로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되는 분위기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올랐지만 항공유 가격은 오히려 연초 대비 하락했다"며 "중동 지정학적 갈등으로 인해 유가가 상승한 만큼 항공유로는 전가가 안 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여행 수요가 좋은데 공급은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1분기 항공산업의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를 상회할 전망"이라며 "여객 시장은 다시 한번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항공사들은 실제로 1분기 우수한 성적표로 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올해 1분기 매출액 5천392억원, 영업이익 751억원을 기록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진에어도 올해 1분기 매출액 4천303억원, 영업이익 985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티웨이항공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1분기 실적에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에 따른 경쟁 제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4개 유럽 여객 노선의 운수권을 티웨이항공에 이전하기로 하면서 매수세가 더욱 몰렸다.

연합뉴스

티웨이항공 A330-300 항공기
[티웨이항공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주가 포함된 KRX운송지수는 10일 기준 한 달 새 6.6% 올라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0.8%)을 8배 이상 웃돌았다.

여행 수요 증가에 힘입어 항공업종의 실적 개선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란 낙관론이 우세하다.

이재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이후 동남아 노선이 계절성을 점차 확인하며 경상적 흐름을 회복하고, 일본·미주 노선의 호실적 지속과 유럽·중국 노선의 점진적 반등이 업황 호조를 이끌 전망"이라며 "인바운드 관광 수요가 원화 약세와 K팝 열풍을 타고 본격적으로 개시된 점도 연중 항공 수요 예측에 있어 매우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반면 코로나 사태 이후 보복 여행 수요가 정점을 통과 중이어서 중장기 여행 수요가 둔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재 도입이 확대되고 일본 소도시 노선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계속되는 공급 증가와 중장기 수요 및 어닝 모멘텀 둔화 우려는 항공사들의 밸류에이션(평가가치)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라며 "아시아나항공 인수 관련 불확실성 해소도 필요하다"고 짚었다.

항공사들이 2분기 비수기에 진입하면서 주가가 당분한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사들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하긴 했으나 2분기가 통상적인 비수기인 만큼 주가 자체는 단기간 조정을 받거나 부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2분기부터 장거리 노선 수요가 많아 대형항공사(FSC) 실적이 저비용항공사(LCC) 대비 견조한 흐름을 보여왔으나 올해는 환율이 변수"라며 "달러와 유로화 강세가 미주와 유럽 여행 수요에 영향을 미치면서 동남아시아 등 단거리로 수요가 몰릴 수 있어 오히려 저비용항공사 실적과 주가가 더 견조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mylux@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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