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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무기·피임약이 추악한 미래 만들어"…교황, 유럽 인구 위기 대처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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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아 수는 희망 나타내는 첫 지표…유럽, 지치고 체념한 곳으로 변해가"

"젊은 부부에 일자리와 주택 구입 기회 제공해야"

뉴스1

10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출산율 일반 현황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4.05.10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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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이탈리아를 비롯해 유럽 전역으로 번지고 있는 인구 위기와 관련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대처를 촉구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인구 위기에 관한 콘퍼런스에 참석해 줄어드는 유럽 인구에 우려를 표했다.

교황은 "출생아 수가 사람들의 희망을 나타내는 첫 번째 지표이며 유럽은 점점 더 늙고 지치고 체념한 대륙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작은 개와 고양이는 부족하지 않다"며 "다만 아이들이 부족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유럽의 출산율은 지난 10년 동안 여성 1인당 1.5명 내외로 유지하고 있다. 이는 2022년 합계출산율 0.77명을 기록한 한국을 포함해 동아시아 일부 국가보다는 높지만, 인구 수준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2.1명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이탈리아에서는 2023년 출생아 수가 사상 최저치를 찍으며 15년 연속 감소세라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교황은 "한 인구학 학자가 제게 한 말이 있다"며 "현재 가장 많은 수익을 창출하는 투자는 무기 공장과 피임약 사업이다. 하나는 생명을 파괴하고 다른 하나는 생명을 예방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에게 어떤 미래가 있겠냐"며 "추악한(ugly)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랜 기간 무기 산업을 강하게 반대해 왔다. 또한 자연적인 피임법은 지지하지만, 가톨릭교회의 오랜 정책인 인공피임 금지에 대해선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교황은 정부가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족을 위한 진지하고 효과적인 정책을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교황은 "어머니들이 일과 육아 중 하나를 선택할 필요가 없게 해야 한다"며 "젊은 부부에게 안정적인 일자리와 주택 구입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청년들에게는 "미래가 불안하고 저출산이나 전쟁, 전염병, 기후 변화 속에서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면서도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믿음을 가지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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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출산율 일반 현황' 회의에서 한 어린이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의자에 오르려 하고 있다. 2024.05.10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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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p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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