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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5 (수)

정부 “일본 정부 라인 지분매각 압박 유감…네이버 결정 따라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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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이 1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라인야후 사태’ 관련 정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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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0일 최근 일본 정부의 행정지도로 촉발된 ‘라인야후 사태’와 관련해 일본 정부에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네이버는 입장문을 통해 일본 소프트뱅크와 모든 가능성을 열고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네이버 입장 존중” 거듭 확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네이버 라인 관련 현안 발표문’을 통해 “일본 정부는 행정 지도에 지분을 매각하라는 표현이 없다고 확인했지만 우리 기업에 지분매각 압박으로 인식되는 점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강도현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정부는 네이버를 포함한 우리 기업이 해외 사업, 해외 투자와 관련해 어떤 불합리한 처분도 받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 확고한 입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기업에 대한 차별적 조치와 우리 기업의 의사에 반하는 부당한 조치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강력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과기정통부는 “네이버의 입장을 존중”해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다만 “네이버가 라인야후 지분과 사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일 경우 적절한 정보보안 강화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정부가 네이버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는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최근까지의 경과도 공개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네이버클라우드의 침해사고가 과기정통부에 신고접수된 직후부터 네이버 측과 대응방안을 논의해왔으며, 지난달 26일 주일 한국대사관을 통해 일본 총무성을 만나 행정지도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 29일에는 정부의 대응방향을 결정하기 위해 네이버 측과 면담을 진행하는 등 현재까지 네이버·관계부처 간 소통을 이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의 행정지도에 이어 지난 8~9일 라인야후·소프트뱅크의 결산설명회에서 네이버 지분매각 협상을 공식화하면서 한국 내 여론이 악화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대일 관계 복원 정책 때문에 정부 부처들이 이번 사태 대응에 미온적인 것 아니냐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강 차관은 “네이버의 입장이 가장 중요했다”며 “일본 정부와의 관계가 이번 대응에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다”라고 해당 주장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현재 네이버는 경영권 문제, 이사회 구성 문제, 지분 투자 문제, 앞으로 비즈니스 확장과 새로운 모델 개발 문제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네이버의 자율적 판단에 따른 결정에 따라 정부도 대응하는 것이 현재까지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네이버 “지분 매각 포함해 모든 가능성 검토”


네이버도 이날 정부 브리핑을 앞두고 입장문을 냈다. 네이버는 “회사의 미래성장 가능성을 높이고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고자 회사 자원의 활용과 투자에 대한 전략적 고민과 검토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며 “회사에 가장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지분 매각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소프트뱅크와 성실히 협의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소프트뱅크와 지분 매각 등을 협의 중이라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는 처음이다. 다만 결론이 내려지기 전까지는 상세한 사항을 공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양해를 구했다.

네이버는 “보안침해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라인야후 사용자들에게도 죄송함을 표하며 더욱 안심할 수 있는 서비스가 되도록 라인야후, 소프트뱅크와 함께 최선의 노력을 해나가겠다”며 “앞으로도 네이버 주주들을 위해, 또한 라인야후의 주요 주주이자 협력 파트너로서 네이버와 라인야후의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것을 최우선에 두고 중요한 결정들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사안에 대해서 양국의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판단할 사항으로 원칙을 분명히 해주신 정부의 배려에 대해서도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라인야후 대주주인 A홀딩스 주식을 50%씩 보유하고 있지만, 지난 3월 일본 총무성의 행정지도 여파로 네이버 지분 축소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라인야후 이데자와 다케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일 결산설명회에서 “(우리는) 모회사 자본 변경에 대해서는 강하게 요청하고 있다”며 소프트뱅크가 가장 많은 지분을 취하는 형태로 변화한다는 대전제를 깔고 있다고 밝혔다. 이튿날 소프트뱅크 미야카와 준이치 CEO도 “라인야후 요청에 따라 보안 거버넌스와 사업전략 관점에서 자본 재검토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본 총무성이 라인야후에 재발 방지책을 내도록 요구한 7월1일까지 정리되기에는 “매우 난도가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그 전에는 결론이 내려지기는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번 사태를 두고 일본 정부가 사실상 개입해 네이버의 라인 경영권을 소프트뱅크에 넘기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 총무성은 지난 3월 라인야후가 시스템 업무를 위탁한 네이버에 과도하게 의존해 사이버 보안 대책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네이버와 자본 관계 재검토’를 포함한 경영 체제 개선을 요구하는 행정지도에 나섰다. 지난달 16일에도 라인야후가 마련한 사고 재발 방지책이 불충분하다며 2차 행정지도를 한다고 발표했다.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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