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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동아시아 인구 감소…中군사력 약화는 美에 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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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2050년 中인구 8%↓, 美 12%↑

韓·日 등 동맹 군사력 약화는 문제

美, 방위비 부담 증대에도 동맹 유지 필요

미국과 중국의 전방위적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향후 동아시아가 겪게 될 극적인 인구 통계학적 변화가 미국에 전략적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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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정치경제 전문가 니컬러스 에버스탯은 지난 8일(현지시간) 포린어페어스 기고에서 "동아시아는 급격한 노령화와 인구 손실에 직면할 것"이라며 "특히 이 같은 현상이 중국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미국에는 지정학적 이득이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에버스탯은 "국력의 근본은 인력"이라면서 "동아시아 국가들이 인구가 감소함에 따라 경제 발전과 투자, 부의 축적, 사회안전망 운영, 군 병력 동원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군 복무가 가능한 인력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질 것"이라면서 "이는 미국의 주요 경쟁자를 약화하는 요인"이라고 짚었다.

인구 감소의 원인으로는 저출산을 꼽았다. 에버스탯은 "일본은 이미 1970년대에 접어들며 합계출산율이 대체출산율 이하로 떨어졌고, 한국·대만은 1980년대에, 중국은 1990년대에 같은 일이 일어났다"고 강조했다. 대체출산율은 인구이동과 사망률에 변화가 없다는 가정하에 해당 나라의 인구수가 유지되기 위해 필요한 합계출산율을 의미한다. 선진국의 경우 대략 2.1명을 대체출산율로 본다.

동아시아 인구 감소 전망은 주요 국제기구 데이터에서도 확인된다. 유엔(UN) 경제사회부 인구과 전망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50년까지 중국과 일본의 인구는 각각 8%, 1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한국의 인구는 12%, 대만은 약 8%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 미국 인구는 12% 증가할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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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스탯은 특히 중국의 군사력 위축에 주목했다. 그는 "1990년에는 중국의 군 복무 연령 남성이 미국의 거의 7배였지만 2050년에는 2.5 배로 줄어든다"며 "중국은 날이 갈수록 귀해지는 18~23세 인력의 활용 방법을 두고 고심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젊은이들이 군대에 입대하면 경제에 기여하지 못하고, 이들을 노동시장에 투입할 경우 훈련된 병력을 유지하기 어려워지는 딜레마가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에버스탯은 "전통적으로 미국에 큰 도움을 제공해 온 일본, 한국, 대만도 인구가 줄기 때문에 동아시아의 인구 감소가 미국 입장에서 완전한 승리는 아닐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의 경우 군 복무 연령대 인구가 한때 미국의 25%를 차지할 정도로 많아 미국의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에서 방어 계획을 도울 수 있었지만, 2050년에는 군 복무 연령대 인구가 미국의 10%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미국의 군사 전략에도 제동이 걸린다는 설명이다.

에버스탯은 "일본과 한국이 인구 감소 때문에 미국과의 안보 동맹에 기여하는 게 더 힘들어지면서 미국의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며 "두 나라가 지녔던 미국 방위 동맹으로서의 매력도는 점차 떨어지고, 미국은 동아시아의 안보에 대한 투자를 줄여야 한다는 내부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미국이 이들 국가에 대한 안보 지원을 줄이면 국가 관계가 악화하고 집단 안보가 약해져 중국만 득을 볼 수 있다"면서 "미국이 국방 부담을 떨쳐내고 싶은 유혹에 빠져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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