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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尹 회견 직후 '친윤' 새 원내사령탑…'특검 정국' 직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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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기자회견서 특검법 거부권 행사 입장 재확인

거야 협상 여지 줄어…추경호, 이탈표 방지 최우선 과제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2022년 8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 이후 1년 9개월 만이다. 2024.5.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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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채상병 특검법·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같은 날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은 새 원내사령탑을 선출해 거대 야당을 상대로 원내 전략을 이끌 지도체제를 재정비했다.

4·10 총선 후 야권이 주요 특검법에 드라이브를 걸고 정국 주도권을 이어가며 수세에 몰린 여권으로선 특검 정국을 돌파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특히 윤 대통령이 회견에서 특검법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협상의 여지가 더욱 좁아졌다는 평가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제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들께 걱정을 끼친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직접 공개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서는 "지난 정부에서 2년 반 정도 저를 타깃팅해서 치열하게 수사를 해놓고 또 (특검을) 하자는 건 정치 공세"라며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또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선 "국군 통수권자로서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로, 진상규명이 엄정하게 이뤄져야 한다"면서도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진행 중인 수사나 사법절차를 일단 지켜봐야 한다"며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시사했다.

이번 회견은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변화 의지를 가늠하고, 남은 3년 국정 운영 방향을 판가름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기존 입장을 반복하는 데 그치면서 야당의 대여 공세 수위가 한층 더 강화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대통령 기자회견 후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너무 실망했다. 국민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한 기자회견"이라고 혹평했다. 그는 "국정 기조를 분명히 바꿔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국민이 주신 국가 운영이란 큰 권한도 내려놓으라고 요구하지 않겠나"라고 탄핵을 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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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원내대표 당선 관련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4.5.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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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같은 날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당선자 총회를 열고 추경호 의원을 22대 국회 첫 원내 사령탑으로 선출했다. 국회 원구성 협상을 시작으로 거대 야당과의 주요 협상을 최전선에서 담당할 새 원내대표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

당장 추 원내대표가 마주한 현안은 채상병 특검법이다. 지난 2일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은 채상병 특검법은 7일 정부로 이송됐고, 윤 대통령은 15일 이내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실제로 거부권을 행사하면 국회로 돌아와 재표결 절차를 밟아야 한다. 앞서 여권 일각에서는 채상병 특검법의 독소조항에 대한 협상을 전제로 조건부 수용 의사를 밝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특검을 수용하는 등 국정기조가 변화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이날 윤 대통령이 회견에서 특검법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야당과 협상의 여지가 더욱 좁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재표결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채상병 특검법은 가결된다. 이에 불출마·낙천·낙선자들과 접촉을 통해 이탈표를 막는 작업이 추 원내대표의 최우선 과제가 될 전망이다. 당내에서는 재표결 과정에서 19표 이상의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지만, 반론도 적지 않다.

이번 총선에서 낙선·낙천하거나 불출마해 국회를 떠나는 의원이 55명에 달하는데다 총선 참패 여파로 내부 결속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 때문이다. 김웅 의원은 2일 본회의에서 찬성표를 던졌고, 안철수 의원 역시 재표결 땐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박찬대 원내대표가 속도감 있는 입법과 대통령실 견제를 위해 법제사법위원회와 운영위원회를 모두 확보하겠다고 벼르고 있어 추 원내대표는 22대 국회 원 구성 협상부터 난항이 예고된 상황이다.

추 신임 원내대표는 당선 인사에서 "108명이 똘똘 뭉쳐서 가면 192석을 당당히 맞설 수 있다"며 "108명 단일대오가 흐트러지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내부 결속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날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대해 정국 반전의 계기로 삼기에는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성난 민심을 달래기엔 다소 충분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고, 국정 동력을 회복하기 위한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총선 결과는 윤석열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에 대한 심판인데 윤 대통령 스스로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사과가 부족했다"며 "다만 국회를 존중하겠다거나 국회와 소통하고 협의하겠다고 약속하며 자세를 한껏 낮춘 것은 성과"라고 말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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