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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지상전' 앞에 갈라지는 76년 안보 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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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에서의 추가 지상전 강행을 선언한 이스라엘과 휴전을 요구한 미국이 정면으로 부딪쳤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무기 지원 중단'까지 언급하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수용할 수 없다며 거세게 반발하면서, 76년을 이어온 안보 동맹에 균열까지 감지된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전 세계에서 역사적으로 가장 긴밀한 안보 동맹 중 하나인 미국·이스라엘이 76년 관계에 중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는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갈 길이 바쁜 가운데 최근 대학가에서 반(反)유대 시위가 거세지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지구에서의 추가 전쟁을 반드시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남부 도시 라파에 대한 대규모 지상전을 감행하면 무기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강수까지 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가자 민간인들이 폭탄과 다른 공격으로 죽어가고 있다"며 "만약 그들(이스라엘)이 라파로 진격한다면, 나는 그들이 지금까지 라파와 다른 도시들을 다루는 데 사용했던 무기를 지원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실제 미 국방부는 폭탄 3500발을 실은 이스라엘행 선박 운항을 전격 보류시키면서 가자지구 확전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바이든 대통령의 경고에 네타냐후 총리는 "홀로 서겠다"는 내용의 영상을 게재했다.

9일(현지시간) 네타냐후 총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지난 4일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학살) 추념일 연설 영상 가운데 일부를 게시했다.

영상에서 그는 "오늘 또다시 우리를 무너뜨리려고 결심한 적들과 맞서고 있다. 나는 세계 지도자들에게 그 어떤 압력이나 국제사회의 결정도 우리를 지키려는 이스라엘을 막지 못한다고 말한다. 이스라엘이 홀로 서도록 강요받는다면 홀로 설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테러 이후 꾸준히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 방침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전쟁이 장기화되고 가자지구 사망자가 3만5000명에 육박하면서 인내심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11월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내 비판이 바이든 대통령을 더 압박하고 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 방어를 위한 군수품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면서 여지를 뒀다.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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