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휴무 기대말라"…中바이두 부사장 '초과 노동' 미화 논란

누리꾼 공분에 바이두 주가도 급락…논란 일자 "깊이 반성" 사과

바이두 부사장 취징의 더우인 계정 [중국 바이두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중국 최대 검색기업인 바이두(百度)의 홍보 책임을 맡고 있는 부사장이 직원들의 '장시간 노동'을 당연시하고 미화하는 내용의 영상을 인터넷에 올려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9일 중국 매체와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취징 바이두 부사장은 최근 '중국판 틱톡'인 짧은 동영상 플랫폼 더우인 개인 계정에 올린 4∼5건의 동영상을 통해 "홍보 분야에서 일한다면 주말에 쉬는 것은 기대하지 말라", "휴대전화를 24시간 켜놓고 항상 응답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등의 표현을 동원, 직원들이 회사를 위해 장시간 초과 노동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그는 또 "회사와 직원은 고용 관계일 뿐이다", "나는 직원들의 어머니가 아니다", "왜 직원의 가정을 배려해야 하느냐" 등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고 중국 매체들은 전했다.

그는 너무 바쁘게 일하다 보니 동료 생일은 기억하지만, 큰아들 생일은 잊어버렸다고도 했다.

누리꾼들은 이에 대해 "너무 차갑고 냉정하다", "시대착오적인 리더십" 등의 반응을 보였고 "아들 낳을 시간은 어디서 구했느냐"는 등 비꼬는 댓글도 달렸다.

그의 부적절한 발언은 바이두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바이두 주가는 지난 7일(현지시간) 4% 가까이 급락했다.

비난이 확산하자 취 부사장은 9일 오전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식으로 사과했다.

그는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에 올린 사과문에서 "깊이 반성하고 쏟아지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몸을 낮췄다.

그는 문제의 영상 게재와 관련, "관련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고 회사를 대표하는 내용도 아니다"라면서 "회사 가치관과 기업문화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부적절한 내용이 많아 심각한 피해를 줬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문제의 영상들을 모두 삭제했다.

영국 BBC는 취 부사장이 촉발한 분노는 중국 정보기술(IT) 분야의 근무 환경이 악명높을 정도로 열악하다는 것을 부각시킨다고 짚었다.

중국 거대 기술기업 알리바바의 창업자인 마윈도 과거에 이른바 '996 근무제'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된 바 있다.

'996 근무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 근무하는 것을 뜻하는 말로 중국 IT업계에 만연한 초과근무 관행을 일컫는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취 부사장이 이 사건 이후 해고됐다는 소문이 돌았으나 회사 측은 취 부사장이 현재 기존대로 근무하고 있다고 밝혔다.

js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