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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단독]‘저출산 심각한데’…공무원들 올해부터 출산준비용품 못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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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10억~15억원 규모 출산준비용품 지원 사업

“출생률 저하로 혜택 받는 공무원 줄어들어”

임신·출산 혜택보던 2만여명 공무원 ‘허탈’

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공무원연금공단이 올해부터 임신·출산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출산준비용품 지원사업을 중단했다. 저출산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사업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공무원 수가 꾸준히 감소하면서다. 다만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상황이라, 시대에 역행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일부 맘카페에선 ‘지원 중단’ 소식을 안타까워 하는 반응이 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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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공무원연금공단은 지난해 11월 임신·출산 공무원에게 지원하는 출산준비용품 지원사업을 종료한다는 공문을 보냈다. 공단은 공문에서 “임신·출산 공무원의 복지서비스 제공을 위해 운영 중인 출산준비용품 지원사업은 2023년까지 운영 후 종료되며, 2024년도에는 일·가정 양립 및 육아·보육 프로그램 등으로 전환·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출산준비용품 사업은 지난 2019년 시범운영을 거쳐 정부의 출산 장려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사업 초기에는 ‘아기사랑세트’라는 명칭으로 손수건 등 출산 초기 필요용품이 담긴 박스가 각 가정으로 배달되는 방식이었다. 이후 세대를 거쳐 출산준비용품 지원사업 전용 온라인몰에서 지급 포인트 범위 내에서 물품들을 직접 고르는 방식으로 개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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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연금공단의 출산준비용품 지원사업 [공무원연금공단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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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출산준비용품 지원사업 종료 안내문 [독자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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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준비용품 사업은 임신·출산을 앞둔 공무원 사이에서는 매년 신청 시작일을 기다릴 정도로 인기있는 복지 사업 중 하나였다. 인사혁신처도 출산과 양육을 위한 공무원 인사제도 활용가이드에서 이 사업을 홍보하기도 했다.

공단측은 출산지원용품 지원 사업 중단이유에 대해 출생률이 떨어지면서 혜택을 보는 공무원의 수가 연간 2만5000명 수준에서 매년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무원연금공단에 따르면 이 사업 수혜인원은 2021년 2만9000명에서 2022년 2만6000명, 2023년 2만5000명으로 감소했다.

1인당 지급 포인트도 매해 줄었다. 2021년 8만 포인트(8만원 상당)에서 2022년 7만 포인트, 2023년에는 5만 포인트로 감소하다 결국 올해는 사업이 폐지됐다. 공단 관계자는 “출생률 저하로 해마다 혜택을 받는 공무원이 줄어들다 보니 변화된 환경을 반영해야 하는 부분도 있었다”고 사업 종료 배경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2019년 사업을 도입할 당시 출산 장려라는 정부 정책 기조에 맞췄지만, 지금은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금액도 크고 정부 지원 사업과 중복되는 부분들이 있어 출산 뿐 아니라 육아를 하는 공무원까지 다양하게 지원을 하기 위해 해당 사업을 중단하고 다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금공단은 출산준비용품 지원 사업 대신 육아 전문가 코칭을 제공하는 공무원 육아해방캠프와 가족 레크레이션, 부부 소통 특강 등을 지원하는 소통사랑캠프, 공무원 청소년 자녀의 진로찾기 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사업을 재편했다고 밝혔다.

다만 지원되던 사업이 갑작스럽게 종료되면서 지원을 기대했던 공무원들 사이에선 볼멘 소리도 나온다. 한 맘카페에선 공무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2022년에는 7만 포인트가 주어졌는데, 2023년에는 5만포인트로 지원 규모가 줄었다. 2024년에는 아예 정책 자체가 사라졌다. 너무한 것 아니냐”고 썼다.

사업이 갑자기 종료되면서 후속 조치 역시 아직 미흡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무원연금공단 홈페이지 내 ‘출산지원용품’ 신청 사이트는 주소는 그대로 남아있으나 해당 온라인 주소엔 ‘컨텐츠 페이지가 없습니다’고 표시 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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