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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스마트 산업강국 함께 하는 제조혁신 2.0] "중국 꼭 넘겠다"… 삼성 지원에 '금메달 꿈' 키우는 기능 유망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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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산업 강국, 함께 하는 제조혁신 ◆

매일경제

오는 9월 개최되는 제47회 리옹 국제기능올림픽에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신승빈 선수(오른쪽)와 김종원 선수가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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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회 리옹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 한국을 대표해 출전하는 신승빈(21)·김종원(20) 선수는 각각 웹디자인과 모바일 앱 개발 직종의 국가대표로 선발돼 매일 훈련에 전념하고 있다. 이제 갓 20대에 접어든 어린 나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메달'이라는 꿈을 향해 스스로와의 싸움에 나섰다.

삼성전자 소속인 신 선수와 김 선수는 경기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에 마련된 훈련장에서 대회 준비로 여념이 없다. 두 사람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기능인재의 명문' 여수정보과학고 출신이라는 점. 고등학교 1년 선후배인 이들은 같은 은사 밑에서 국가대표로 성장해왔다.

신 선수가 처음 웹디자인을 시작한 것은 여수정보과학고의 장경환 교사 덕분이었다. 장 교사는 학교에서 10년 넘게 기능반을 담당하며 기능인재를 육성해왔다. 웹디자인에 어렴풋이 관심을 갖고 있던 신 선수가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기능올림픽 금메달을 꿈꾸게 된 것은 장 교사의 제안 덕분이었다.

평소 컴퓨터 만지는 것을 좋아했던 김 선수도 장 교사 제안으로 국가대표로서의 여정을 시작할 수 있었다. 김 선수는 "지난해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최고 득점을 하고 국가대표 선발이 확정된 뒤 가장 먼저 선생님께 전화를 드렸다"며 "선생님도 꼭 승빈이 형과 함께 금메달을 딸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해주셨다"고 말했다.

신 선수가 출전할 웹디자인 직종은 한국이 전통적인 최강국이다. 직전 대회까지 한국은 이 직종에서 3회 연속 금메달을 땄다. 그만큼 신 선수가 느낄 부담도 만만치 않다. 그는 "상대적인 점수로 메달을 주긴 하지만, 다른 스포츠 경기와 달리 기능경기대회는 과제를 제대로 수행하느냐가 중요하다"며 "나만 잘하면 된다고 스스로 다짐하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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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선수가 출전할 모바일 앱 개발 직종은 직전 대회에 공식 종목으로 처음 채택됐다. 당시 대회에서는 중국이 압도적인 점수 차로 우승했다. 김 선수는 이 종목에서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기겠다는 목표다. 김 선수는 "직종 금메달을 넘어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서 가장 점수가 높은 선수에게 수여하는 '알베르트 비달 어워드'를 목표로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선수가 출전하는 종목은 컴퓨터 모니터를 상대해야 하는 만큼, 높은 집중도가 필요하다. 신 선수가 출전할 웹디자인 직종 경기에는 모두 6개의 과제가 주어진다. 한 과제에 주어지는 시간은 3시간으로 3일간 진행된다. 신 선수는 "과제에는 구축해야 할 사이트에 대한 자세한 요구 사항이 제시되는데, 부문별로 수행하는 속도가 선수마다 다르다"며 "완성도나 적절한 기능을 담았는지에 따라 점수가 달라진다. 문제를 잘 이해하고 정확하게 기능을 구현했는지가 중요한 경기"라고 설명했다.

김 선수가 출전하는 모바일 앱 직종은 4일간 7개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안드로이드나 iOS 기반의 앱 개발을 두고 경쟁한다. 김 선수는 "인터넷에 접속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경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모든 기능을 암기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만큼, 선수들에게는 운동선수 못지않은 컨디션 관리가 필수다. 신 선수와 김 선수 모두 삼성전자가 마련한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다. 오전 7시 50분에 출근해 계속해서 훈련하고, 오후 6시에 퇴근한다. 이후 시간은 자유시간이지만, 대부분의 선수처럼 이들도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야간 훈련을 진행하곤 한다.

신 선수는 "자정을 넘길 때까지 훈련할 때도 있지만, 컨디션 관리도 중요해 수면시간을 충분히 지키려고 한다"고 말했다. 신 선수의 별명은 '웹디'다. 웹디자인을 잘하는 학생으로 소문이 나자 친구들이 지어준 별명이라고 한다. 하지만 정작 신 선수는 그 별명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그는 "'웹디'는 웹디자인을 줄인 말인데, 사실 웹디자인 직종 과제의 대부분은 개발로 이뤄져 있다"며 "개발이 주요 내용인데 디자인에 치중된 느낌이라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털어놨다.

김 선수는 고등학교 3학년 때 나간 전국대회에서 은메달에 그치며 국가대표의 꿈을 접어야 할 위기에 처했다. 좌절의 순간에 손을 내밀어준 곳은 삼성이었다. 모바일 앱 개발로 직종을 바꿔 도전해보자는 삼성의 제안에 금메달의 꿈을 이어가게 된 것이다.

신 선수의 롤모델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다. 창의적이고 도전을 지속하는 모습에서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뜻을 갖고 누가 뭐라 하든 도전을 멈추지 않는 모습이 본받을 만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선수는 "축구선수 손흥민을 좋아하는데 항상 꾸준하게 연습하고, 꾸준하게 성과를 내는 것을 배우고 싶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두 선수 모두 젊은 선수들답게 리옹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출전 이후의 미래에 대해서도 적잖은 고민을 하고 있다. 신 선수는 "대회 이후에도 회사를 계속 다니며 개발과 관련된 커리어를 쌓고 싶다. 필요하면 대학에도 진학하면서 안정적인 미래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 선수는 "갤럭시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사업부의 개발자분들과 함께 개발 경험을 쌓고 싶다"며 "언젠가는 앱을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수원 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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