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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반전운동 시작점’ 컬럼비아대, 졸업식 행사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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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6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주에 있는 컬럼비아대학교 캠퍼스 내 졸업식을 위한 의자들이 설치돼있다. 컬럼비아대는 가자전쟁에 반대하는 시위가 이어지면서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계획했던 졸업식을 취소하고 컬리지 단위의 소규모 행사를 열기로 결정했다. 뉴욕/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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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 내 가자전쟁 반대시위 확산에 불을 붙인 컬럼비아대가 이번 달로 계획된 졸업식을 취소하고 칼리지 단위에서 소규모 행사만 열기로 했다.



뉴욕주 컬럼비아대는 오는 15일 모닝사이드캠퍼스 내 사우스론에서 열릴 예정이던 졸업 행사를 취소하고 개별 칼리지에서 “졸업생 가족들과 가장 의미 있는” 행사를 열기로 결정했다고 6일 발표했다. 대학은 성명에서 “지난 몇주는 우리 지역사회에 엄청나게 어려운 시간”이었다면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부연했다. 칼리지 단위의 소규모 행사들은 반전 농성이 이어져 온 모닝사이드캠퍼스에서 약 8㎞가량 떨어진 베이커체육관에서 대부분 열릴 예정이다. 컬럼비아대학은 1926년부터 모닝사이드캠퍼스 사우스론에서 매년 5월15일 졸업식을 개최해왔다. 대학 관계자는 영국 가디언에 “보안 문제로 이뤄진 조처”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컬럼비아대에서는 지난달 18일 가자전쟁의 휴전과 이스라엘과 연계돼 전쟁을 돕는 기업들에 대한 투자 회수를 요구하는 천막 농성이 벌어져 학생 최소 108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이어 지난달 30일 뉴욕 경찰이 학내 건물 해밀턴홀을 점거한 시위대를 체포했고 사우스론에 설치됐던 천막농성장도 철거됐다. 컬럼비아대에서 시작된 반전 시위는 동부 아이비리그 학교들은 물론, 전국적 시위로 확산했고 캐나다, 멕시코, 오스트레일리아(호주), 벨기에 대학 등에서도 휴전을 요구하는 대학생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결정은 앞서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서던캘리포니아대에서 졸업식을 취소하고 참가 자격을 까다롭게 제한하는 다른 축하 행사로 대체한 뒤 이어진 조처다. 5월 졸업식 시즌을 맞아 대학들의 졸업식 취소와 축소는 다른 대학들에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날 조지아주 에머리대학도 졸업식을 기존 캠퍼스에서 약 32㎞ 떨어진 경기장과 컨벤션센터에서 열 방침이라고 밝혔다. 래리 제임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총장은 캠퍼스 내 농성장을 정리하기 위해 더 과감한 조처를 해야 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캠퍼스는 덜 안전해졌다”고 우려했다.



가자전쟁 반대시위를 둘러싼 학생과 학교 쪽의 갈등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있는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는 경찰이 캠퍼스 내 천막농성장을 둘러싸고, 학생들은 저지선을 뚫고 농성장으로 진입하려 하면서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학교 쪽은 천막을 철거하지 않으면 학생들에게 정학 조처와 징계를 내리겠다고 압박했다.



인근 하버드대도 비슷한 상황이다. 앨런 가버 하버드대 임시총장은 가자전쟁 반대시위 농성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비자발적인 휴학을 당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캠퍼스에 들어갈 수 없고, 기숙사를 잃을 수 있으며, 시험을 볼 수 없게 된다는 의미”라고 시위대 해산을 촉구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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