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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채상병 특검법, 거부권→재의결 수순… 여당 17명 이상 이탈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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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4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채상병특검법'(순직 해병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추가상정 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김웅 의원만 본회의장에 남아 표결에 참여 하고 있다. 2024.5.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해병대 소속 고(故) 채모 상병 사망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한 특별검사법(이하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이 유력시되는 가운데 21대 국회 임기 종료 전 마지막 본회의에서의 재표결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22대 총선에서 공천받지 못했거나 낙선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당론과는 달리 찬성표를 던지거나 아예 본회의에 불참할 경우 재의결에 필요한 정족수(재석의원 3분의 2)가 채워질 수 있는 만큼 국민의힘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모습이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국민의힘 소속 의원은 113명이다. 여기에 국민의힘 출신 무소속 1명과 자유통일당 의원 1명 등을 합치면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의석은 115석이다. 범야권 의석은 민주당 155석과 민주당 출신 무소속 7석, 녹색정의당 6석, 새로운미래 5석, 개혁신당 4석, 조국혁신당·진보당·새진보연합 각 1석 등 총 180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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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52회 어버이날 기념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2024.05.03. photo1006@newsis.com /사진=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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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국회에 돌아온 법안은 국회법에 따라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될 수 있다. 구속 수감된 무소속 윤관석 의원 등을 제외한 재적 의원 295명이 모두 표결에 참여한다고 가정할 경우 197명이 찬성해야 한다. 범야권 180석에 더해 범여권에서 17명이 추가로 찬성표를 던지면 채 상병 특검법은 법으로 최종 확정된다. 앞서 채 상병 특검법은 전날 재석 168명, 찬성 168표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법안이 상정되자 국민의힘은 항의 표시로 본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며 표결에 불참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시 이달 28일 본회의를 열어 재표결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채 상병 특검법 재의결 여부와 관련해선 22대 총선에서 불출마한 의원을 비롯해 공천을 받지 못했거나 낙선한 국민의힘 소속 55명의 의원이 어떤 선택을 할지가 가장 큰 변수다. 재표결은 무기명으로 이뤄지는 만큼 공천 과정에서 상처를 받았거나 대통령에게 불만을 가진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지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어서다.

이번 총선에 불출마한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이미 지난 2일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진 바 있다. 여기에 공개적으로 채상병 특검법을 수용해야 한다고 밝힌 안철수, 조경태 의원 등도 재표결 시 찬성표를 던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총선 패배 이후 당내에서 수직적 당정관계 개선 등 혁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채상병 특검법에 찬성표를 던지려는 의원들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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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4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상정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하고 있다. 2024.05.02. suncho21@newsis.com /사진=조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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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 입성에 실패한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얼마나 본회의에 참석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범야권 의석으로도 과반 출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국민의힘은 표결 불참 전략을 사용할 수도 없다. 무조건 최대한 많이 출석해 반대표를 던져야 법안 가결을 막을 수 있는 상황이다. 만약 국민의힘 의원 26명이 불출석하면 재의결 정족수는 180명으로 낮아진다. 범야권 의원들만으로 재의결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이유로 이달 9일 새롭게 구성될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임기 시작과 동시에 표 단속부터 들어가야 한다.

여권에서는 이탈표가 대거 발생하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일부 이탈표, 본회의 불참자가 나오더라도 야당의 일방적인 입법 폭주에 대응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이미 형성돼 있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에 출사표를 던진 송석준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에 출연해 "이 사안의 본질을 우리(국민의힘) 의원들께서도 잘 알고 있기에 내부적으로 충분히 공유된다면 그럴(이탈표 대거 발생) 우려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정훈 의원도 SBS 라디도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기분 나빠서, 내가 떨어져서 이거(채 상병 특검법) 통과시켜야지 하는. 그런 정도 수준의 국민의힘 의원들은 없으리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조경태 의원 역시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서 "현재 야당이 독주하는 모습에 동의할 수 있는 여당 의원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재표결에서 부결되더라도 채상병 특검법의 불씨는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이 22대 국회에서 재발의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어서다. 22대 국회의 경우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 108명에 불과하다. 재의결을 위해 여당에서 17명 이상의 이탈표가 필요한 21대 국회와 달리 22대에선 8명 이상만 이탈해도 재의결이 가능하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서 공천받아 새롭게 국회에 입성할 22대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대통령실을 정조준하고 있는 채 상병 특검법에 적극적으로 반대하지 않을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새로 구성될 원내지도부는 21대뿐 아니라 22대에서도 민주당의 입법 폭주와 그에 맞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재의결 투표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매번 표 단속을 걱정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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