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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정부, 예술·체육 병역특례 전면 재검토…병무청장 “폐지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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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식 병무청장, 언론 인터뷰서 밝혀
이달내 범정부 재검토TF 구성해 착수
“BTS, 공정 병역이행에 매우 긍정적”


매일경제

이기식 병무청장이 지난 2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서울지방병무청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기식 병무청장이 3일 예술·체육요원 병역특례 제도 폐지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달 중 제도 전반에 대한 전면 재검토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사회 전반에서 공정성이 더욱 강조되는 가운데 병역자원 급감 문제까지 부각되며 병역특례에 대해 새로운 기준점을 제시하겠다는 것인데, 치열한 논란이 예상된다.

이날 이기식 병무청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예술·체육 요원 병역특례에 대해 “없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인터뷰에서 “(폐지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여러 방안이 있을 수 있다”면서 “어떤 것이 최적의 방안이냐는 기준은 병역의무 이행의 공정성과 국민의 눈높이”라고 밝혔다. 그는 “과거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메달을 받는 것이 국가의 위상을 높이는 것이라고 할 때 만들어진 제도이며 그것이 지금도 필요하냐는 것”이라며 “지금은 엘리트 체육이 아니라 사회 체육”이라는 견해를 펼쳤다.

앞서 이 청장은 예술·체육요원 병역특례 제도에 대해 여러 차례 회의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아이돌밴드 ‘BTS’가 입대하기 전 국회 국방위원회 등에서 이 사안이 불거졌을 때마다 ‘예외가 늘어나면 안된다’는 취지의 공정 병역 원칙론을 강하게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이 청장은 인터뷰에서 BTS의 현역 군복무가 병역 공정성 측면에서 “굉장히 긍정적인 신호를 줬다”고 평가했다.

관련 사정에 밝은 정부 당국자는 이 청장의 이번 인터뷰 발언에 대해 “국민들 사이에서 그래야(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는 점을 설명한 차원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청장이나 정부가 미리 예술·체육요원 병역특례 제도를 폐지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세워놓은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이 당국자는 “(이 청장의) 발언 그대로 어떤 아이디어도 배제하지 않고 보충역 제도 자체를 원점에 놓고 모두 검토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이달 중 꾸려질 재검토 태스크포스(TF)에서는 예술·체육 요원은 물론 전문연구요원 제도 등 병역특례 전반이 다뤄질 것”이라며 “국방부와 문화체육관광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련 부처가 모두 참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올림픽·亞게임때마다 끓어오르는 병역특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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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경기대회 메달. [매경DB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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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체육 요원 병역특례 문제는 한국 사회에서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해마다 뜨겁게 불거지고 있는 논쟁거리다. 최근에는 BTS를 비롯한 한국 남성 아이돌밴드들이 글로벌 가요 차트를 잇따라 석권하기 시작하면서 논쟁의 ‘전장’이 더욱 확장되는 모양새다.

정부는 그동안 예술·체육 요원 병역특례 대상을 조금씩 줄여왔다. 병무청은 작년에는 러시아가 주최하는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 등 6개 대회를 병역특례 대상 국제경연에서 제외했다. 우크라이나전쟁 발발 이후 해당 대회들의 국제적 위상이 추락하자 병역특례 대상에서 제외한 것이다. 이에 따라 병역 특례를 받을 수 있는 국제예술경연대회 수도 42개에서 36개로 줄었다.

병역특례 제도와 관련해 더 큰 논란이 불거졌던 분야는 ‘체육’이다. 올림픽(3위 이내)과 아시안게임(1위)에만 혜택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막대한 연봉을 받는 야구·축구 등 인기 프로스포츠 선수들이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비교적 손쉽게 병역을 면제받는 일들이 되풀이되고 있는 현실도 예술·체육 요원 병역특례 제도를 둘러싼 논란이 주기적으로 기름을 붓고 있다.

일단 정부가 이 제도에 대한 전면 재검토에 나서는 만큼 일정한 수준의 ‘축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검토가 구체화·공론화되면서 각각의 입장들이 ‘백가쟁명’ 식으로 부딪치며 상당한 논란도 예상된다.

‘한 번의 메달≠병역특례’ 개선 계기될수도
다만 군 안팎에서는 예술·체육 요원 병역특례 제도 자체가 폐지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제도를 통해 국민개병제도를 유지하면서도 최소한의 예외를 인정해 전통·순수 예술을 보호·육성하고 이른바 ‘비인기’ 종목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순기능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 재검토를 계기로 단 한 번의 올림픽·아시안게임 메달이 아닌 세계·아시아 선수권대회 성적을 포함한 선수 성적을 ‘포인트’로 환산해 일정 점수 이상을 얻은 사람들에게 병역특례 혜택이 돌아가도록 개선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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