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1 (화)

AI 시동 건 애플, '큰 계획' 정체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남도영 기자]

테크M

애플 /사진=디디다 컴퍼니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애플이 인공지능(AI) 전략을 가속화한다. 그동안 뚜렷한 생성형 AI 전략을 내놓지 못했던 애플은 오는 6월 세계개발자대회(WWDC)를 기점으로 전 세계 20억대 이상의 디바이스 생태계를 바탕으로 한 AI 혁신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표 AI' 공개 임박

2일(현지시간) 1분기(회계연도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팀 쿡 CEO는 "생성형 AI의 기회에 대해 계속해서 매우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우리는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으며 곧 고객들과 매우 흥미로운 것들을 공유할 수 있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쿡 CEO는 "다음 주에는 고객들이 좋아할 만한 흥미로운 제품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며 "다음 달에는 개발자들의 엄청난 열정을 불러일으킨 전 세계 개발자 콘퍼런스가 열린다. 우리 스토어에 어떤 제품이 있는지 빨리 공개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이는 차세대 아이패드 라인업 공개가 예상되는 이달 7일 '스페셜 이벤트'와 다음달 예정된 'WWDC 2024' 행사에서 주목할 만한 발표가 있을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차세대 '아이패드 프로'에는 새로운 애플실리콘 'M4' 탑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애플은 AI 성능을 높이기 위해 M4 칩의 신경망처리장치(NPU)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를 바꾸고, 연내 맥북 프로, 아이맥, 맥 미니 등 자사 제품군에 조기 도입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계획보다 AI 서비스를 서둘러 선보이겠다는 의미다.

쿡 CEO는 애플의 AI 경쟁력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생성형 AI를 제품 전반에 걸쳐 매우 중요한 기회로 보고 있다"며 "이 분야에서 차별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AI의 혁신적 힘과 가능성을 믿으며,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의 완벽한 통합, 획기적인 애플실리콘, 업계 최고의 뉴럴엔진, 그리고 우리가 만드는 모든 것의 기반이 되는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확고한 초점 등 새로운 시대에 우리를 차별화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애플 AI는 어떤 모습일까

업계에선 애플이 어떤 AI 전략을 공개할 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수년간 애플의 공개채용 자료와 신입 직원 프로필, 전문가들의 연구논문 등을 분석한 결과 구글에서 최소 36명의 AI 인력을 영입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들이 스위스 취리히에서 비밀리에 생성형 AI 모델 연구하고 있었다는 소식이다.

자체 연구와 더불어 애플은 거대언어모델(LLM)을 공급해 줄 '우군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구글, 오픈AI, 앤트로픽 등과 AI 모델 라이선스에 대해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구글 '제미나이'가 가장 유력한 협력 대상으로 꼽히고 있으며, 최근에는 '챗GPT'를 보유한 오픈AI와 협상을 재기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AI 기능을 탑재한 차세대 제품군에서 애플 자체 AI 엔진은 기기 전반에서 더 많은 백그라운드 작업을 처리하고, LLM 관련 서비스는 외부 라이선싱을 통해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의 폐쇄적인 생태계와 까다로운 보안 기준이 넘어야 할 과제다. 이 부분 때문에 애플은 그동안 챗봇 같은 AI 기능을 선보이는 데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때문에 내부 통제와 프라이버시와 관련된 데이터 처리는 애플 자체 모델로 해결하고, 현재 구글 검색 엔진을 도입한 형태로 외부 LLM을 적용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여전히 강력한 애플 생태계의 힘

생성형 AI 붐에 한 발 늦게 움직이고 있는 애플이지만, 여전히 '애플 생태계'의 강력한 잠재력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최근 서비스 매출의 폭발적 성장세가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애플의 주력 제품인 아이폰 매출은 1분기 459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10% 감소하며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시장에서 화웨이 등 현지 제조사들과 경쟁이 심화되면서 매출이 8%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 다만 애플 측은 지난해 공급망 이슈로 재고가 이연된 영향으로 약 50억달러 규모의 추가 매출이 발생했으며, 이를 제외하면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시장에 대해 팀 쿡 CEO는 "세계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라면서도 "한 발 물러서서 보면 많은 사람들이 중산층으로 이동하고 있고, 우리는 그곳에서 고객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많은 행복한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오픈한 매장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매우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아이폰 성장이 정체기를 맞이했음에도 불구하고, 활성 디바이스 수치는 전 제품군에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생태계를 견인하고 있다. 이런 애플 생태계의 여전한 힘을 보여준 사업은 애플TV플러스, 애플뮤직 등을 담당하는 서비스 부문이다. 서비스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239억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애플의 서비스 부문 매출은 2022년 이후 매분기 성장을 이어오고 있으며, 특히 작년 하반기부터 두자릿수 성장세가 계속되고 있다. 사실상 실적 성장을 서비스 부문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애플은 다음 분기에도 두자릿수 성장세를 예고했다.

루카 마에스트리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거래 계정과 유료 계정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유료 계정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고 유료 구독도 두 자릿수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며 "플랫폼의 모든 서비스에서 10억달러가 넘는 유료 구독을 달성했으며, 이는 불과 4년 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애플이 내놓을 새로운 폼팩터도 관심사다. 애플은 지난 2월 출시한 혼합현실(MR) 기기 '비전 프로'는 실적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일각의 판매 부진 우려에도 불구하고 회사 측은 여전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특히 기업 시장에서 성과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쿡 CEO는 "엔터프라이즈 시장의 열기가 대단하다"며 "포춘 100대 기업 중 절반 이상이 이미 애플 비전 프로를 구입해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혁신적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저작권자 Copyright ⓒ 테크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