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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정부 “北, 테러시도 징후”… 해외 공관 5곳에 경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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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지시” 테러경보 2단계 상향

동아일보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1일 김정은 총비서가 전날 김정일군정대학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적이 만약 우리와의 군사적 대결을 선택한다면 우리는 적들을 우리 수중의 모든 수단을 주저 없이 동원하여 필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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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해외 5곳에 있는 우리 공관원들에 대한 북한의 테러 준비 징후를 다수 입수해 2일 테러 경보를 기존 ‘관심’에서 ‘경계’로 두 단계 올렸다. 해외 공관에 대한 테러 경보가 ‘경계’로 상향된 건 2016년 대테러센터 출범 이후 처음이다. 정부는 이러한 북한의 테러 위협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직접적인 지시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단순 첩보 수준을 넘어 좀 더 위협적인 테러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정보 당국은 해외에서 이뤄지는 엘리트층을 포함한 탈북민 증가를 북한의 테러 시도 배경으로 지목하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해외 파견 북한인을 관리·감시하는 (북한) 공관 간부와 보위성 등 특수기관원들이 ‘이탈 사고’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외부 소행으로 김정은에게 허위 보고하고, 우리 공관원을 대상으로 보복을 기도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이날 주캄보디아·주라오스·주베트남 대사관과 주블라디보스토크·주선양 총영사관 등 5곳에 대한 테러 경보를 상향 조정했다. 테러 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의 4단계로 구분되는데, 경계는 ‘테러 발생 가능성이 농후한 상태’에 발령된다.

“고위탈북민 한국행 줄잇자… 北, 공관에 보복 나선듯”

해외공관 ‘北 테러경보’


북한은 우리 정부가 이날 테러 경보를 상향 조정한 5개 국가에 요원들을 파견해 우리 공관 감시를 확대하고, 테러 목표로 삼을 우리 국민을 물색하는 등 구체적인 활동까지 전개하고 있다고 국가정보원이 이날 밝혔다. 북한은 이들 국가에 모두 공관을 두고 있다. 북한의 대남 공작 조직인 정찰총국이나 비밀경찰인 국가보위성이 테러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한국으로 온 고위급 탈북민은 10명 안팎에 달한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북한 엘리트층의 탈북은 지난해 동기 대비 또 증가했다고 한다. 강화된 대북 제재로 경제난에 봉착한 북한에서 엘리트층이 크게 동요하고 있다는 것. 우리 정보 당국은 올해 상반기 평양에서 최신 정보를 가진 엘리트층이 본격적으로 탈북할 가능성까지 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북한 당국은 지난해 말 재외공관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검열도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해외에 있는 북한 외교관·무역대표부 직원·유학생 등의 이탈이 가속화되자 관리 책임이 있는 북한 공관 간부들이 그 책임을 해외 우리 공관원 등에게 돌리고 보복까지 하려는 것으로 우리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지역에서 우리 공관원들에게 테러를 가해 현지에 있는 북한인들에게 보란 듯 경고하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고 했다. 외교 소식통은 “북한이 테러를 준비하기 위해 현지에 테러조를 파견하려는 정황 등까지 정보 당국이 이미 포착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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