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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임원 주6일 출근, 복지 축소…대외 리스크에 고삐 죄는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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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3고(고금리·고환율·고물가)에 중동 정세 불안까지 겹치면서 기업들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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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선제적으로 근무 시간을 늘리거나 사업 구조조정, 비용 감축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고금리·고환율·고물가에 중동 정세 불안으로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의 위기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 임원들은 최근 주 6일 근무에 들어갔다. 사실상의 비상경영이다.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지난해 반도체 사업부문에서 ‘15조원 적자’라는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을 때도 하지 않았던 근무 체제다. 업황 회복 등에 힘입어 올해 1분기 반도체 사업부문에서 1조91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이제 와 ‘임원 주 6일 근무’를 시행하는 것은 그만큼 경영 불확실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삼성 관계자는 “대내외 경영 여건이 불확실하다는 위기감이 내부에 팽배하다”고 했다.



삼성뿐만이 아니다. 재계 서열 2위인 에스케이(SK) 그룹은 주요 경영진이 참석하는 토요일 회의를 24년 만에 부활시켰다. 그룹 최고의사 협의 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소속 임원들은 한 달에 두 차례 금요일에 쉴 수 있는 유연근무제를 반납했다.



구조조정에 나선 기업도 있다. 쿠팡을 비롯해 알리익스프레스 등 다양한 국내외 이커머스(전자상거래)의 공세가 거센 유통업계가 특히 초비상이다. 이마트는 최근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올 하반기에는 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 통합작업에도 나선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매출이 부진한 매장을 철수하는 등 경영 효율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밖에 석유화학업계 1위인 엘지(LG)화학도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등 인력 구조조정 중이다.



기업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임원 보수나 임직원 복지 혜택도 줄이고 있다. 삼성·에스케이·엘지 등 주요 기업들은 전체 이사 보수 한도를 총액 기준으로 10억~50억가량 축소했고, 신규 임원 수도 전년 대비 줄였다. 롯데그룹은 주중 골프를 비롯해 주말 일정을 포함한 국외 출장 금지령을 내렸다. 이마트는 임원들에게 법인 카드 사용을 최소화할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국내 기업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것은 그만큼 대내외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5대 그룹의 한 임원은 “1분기 주요 기업 실적이 호조세를 보이지만 경기 불확실성이 커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기업들의 비상경영 기조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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