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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이슈 공식 출범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공수처장 후보자 딸, 20세 때 재개발 앞둔 모친 땅 4억대에 매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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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후보자, 총 33억원 재산 신고…가족 로펌 취업시켜 급여 수령 의혹도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자의 딸이 20살 때 재개발을 앞둔 4억원대 성남 땅과 건물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부동산은 오 후보자의 아내인 어머니로부터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

오동운(55·사법연수원 27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자가 지난달 28일 오전 경기 과천시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6일 오 변호사를 공수처장 후보로 지명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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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국회에 제출된 오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안을 보면, 오 후보자의 장녀 오모씨의 재산은 약 3억3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오씨의 재산 내역은 경기 성남시 수정구 산성동 땅 60.5㎡(4억2000만원),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 건물 13㎡ 전세권(3000만원), 예금 2628만원, 증권 210만원, 신한은행 채무 1억1800만원, 사인 간 채무 3000만원 등이다.

이 중 성남시 땅은 2020년 8월 오씨가 20살 때 어머니 김모씨로부터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는 2006년부터 이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오씨는 토지 매매대금 4억2000만원 중 3억5000만원(증여세 4850만원 포함)을 오 후보자로부터 증여받았다고 한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2020년 11월 해당 토지에 대해 1억4160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오씨는 같은 달 신한은행에서 1억2000만원의 이주비 대출을 받았고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보증을 섰다고 한다.

오씨가 매입한 성남 땅은 재개발을 앞둔 곳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재개발 이후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것을 예상하고 자녀에게 재산을 미리 증여해 세금을 덜 내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오 후보자는 “증여세는 이미 납부했고 매매대금 중 증여한 금액을 제외한 돈은 딸이 대출을 받아 해결한 것”이라며 “자세한 사항은 청문회를 통해 설명하겠다”고 전했다.

오씨의 사인 간 채무 3000만원은 오 후보자가 딸의 자취방 전세금을 대신 내준 것이다. 오 후보자는 오씨와 이 돈에 대한 차용증을 사흘 전인 지난달 28일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대통령이 본인을 공수처장 후보로 지명한지 이틀 뒤다.

오 후보자가 신고한 재산은 총 33억5000만원이었다. 이 중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보유한 서울 서초구 우면동 아파트(16억원)와 배우자 명의 예금 8억4536만원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 후보자는 부산 부산진구 개금동 아파트의 지분 일부를 모친과 각각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 후보자가 65분의 10, 모친이 65분의 15 지분을 보유했고, 오 후보자의 지분을 금액을 환산해 1707만원으로 신고했다. 오 후보자는 이밖에도 본인 명의 재산으로 예금 3억4755만원, 증권 4769만원, 채권 1억1800만원, 토지 303만원을 신고했다.

오 후보자는 가족을 로펌에 취업시켜 급여를 받게 한 의혹도 제기됐다. 오 후보자의 배우자는 오 후보자가 일하던 로펌에서 4년 간 근무하며 1억9000여만 원을 수령했다고 한다. 또한 딸 오씨는 20살 때부터 4년 간 법무법인 3곳에서 근무하며 3700만원 상당의 급여를 받았다고 한다. 이에 대해 오 후보자는 “아내는 실제 근무하며 송무 업무 지원과 사무보조 업무를 했고, 딸은 학업과 독립 생활에 필요한 돈을 벌도록 하기 위해 직접 일자리를 소개한 것이 맞다”고 했다. 이 역시 “자세한 사항은 청문회 과정에서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오 후보자는 최근 5년간 세금 체납 이력은 없고, 범죄 경력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1990년 3월 병역 판정검사에서 버거씨병으로 신체등급 5급 판정을 받아 전시근로역 처분을 받았다. 전시근로역은 현역이나 보충역으로 군 복무를 하지 못하고 전시에만 소집돼 지원 업무를 맡는 병역 처분의 종류 중 하나다.

경남 산청 출신인 오 후보자는 낙동고·서울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1995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98년 사법연수원(제27기)을 수료한 뒤 20년 가까이 판사 생활을 했다. 2017년 퇴직 때까지 서울중앙지법 판사, 서울고법 판사, 헌법재판소 파견을 거쳐 울산지법과 수원지법 성남지원 부장판사 등으로 근무했다. 퇴직 이후 법무법인 금성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다.

윤 대통령은 인사청문요청안에서 “일반 형사사건 재판 경험에 더하여 고위공직자 부패 사건 공판에 관한 경험과 능력이 누구보다 풍부하다”며 “공수처를 이끌어갈 처장으로서 적임자”라고 했다. 오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이달 17일 열릴 예정이다.

[허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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