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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尹 지적한 '독소조항' 뺐다…여야 이태원특별법 내일 처리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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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이하 ‘이태원특별법’)’을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1일 합의했다.

중앙일보

국민의힘 이양수(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가 1일 국회에서 이태원참사특별법 수정 합의사항을 발표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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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양수(국민의힘)ㆍ박주민(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이태원특별법을 2일 본회의에서 일부 수정해 처리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민주당이 본회의에서 강행처리한 이태원특별법은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로 국회에서 재표결을 앞두고 있었다.

양당은 쟁점사항을 한 발짝씩 양보해 합의를 이끌어냈다. 기존 법안에서 국회의장이 유가족 등 관련단체와 협의해 3인, 여야가 각 4인씩 추천해 총 11인으로 구성하도록 했던 특별조사위원회는 의장 추천 몫 1인을 여야가 협의해 결정하고 여야 각 4인씩 추천해 총 9인으로 구성하기로 수정했다. 활동기한은 기존 법과 동일하게 1년 이내로 하되 3개월 이내에서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당초 여당은 “구성이 편파적”이라며 특조위 구성 자체에 반대해왔다.

반면 민주당은 여권이 독소조항으로 지목했던 28조ㆍ30조를 삭제하는 데 동의했다. 28조는 특조위 직권으로 자료 및 물건의 제출명령 조항이다. 특조위의 자료 제출 요구에 2회 이상 거부할 때 관할 지방검찰에 영장 청구를 의뢰하도록 한 30조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의 단독 회담에서 “독소조항”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박 수석은 “진상규명 기구가 여야 합의로 설치되지 않으면 실질적으로 활동에서 여러 어려움을 겪은 사례가 있다”며 “양보할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양보해서 합의 처리하자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유가족들도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 수석도 “민주당이 통 큰 양보를 해주셨다”고 추켜세운 뒤 “이 사안에 대해 합의할 때는 원내지도부뿐 아니라 용산(대통령실)과도 충분히 숙의, 토의하고 검토를 거쳤다”고 밝혔다.

대통령실도 즉각 환영 입장을 밝혔다.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지난달 29일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회담을 통해 여야 간 협치와 정치의 복원이 시작됐는데, 이번 특별법 합의는 그 구체적인 첫 성과”라며 “앞으로도 산적한 국정현안에 대해 여야가 신뢰를 기반으로 한 소통을 통해 합의를 이루고 협치를 계속해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양당은 ‘채상병 특검법’ 놓고선 여전히 이견을 빚고 있다. 지난해 10월 민주당 주도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채상병 특검법은 지난달 3일부터 본회의 표결이 가능한데, 민주당은 “2일 본회의에서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박 수석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특검을 늦추기는 어렵다”며 “내일 처리하는 게 맞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 수석은 “합의되지 않은 안건을 본회의에 올릴 경우 본회의를 원만하게 개최하는 게 어렵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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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최고위원들이 지난달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회의 시작에 앞서 해병대 채상병 수사외압관련 항의 메시지가 적힌 손푯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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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선 2일 본회의에서 이태원특별법을 합의 처리한 직후 민주당이 의사일정 변경동의 요청을 통해 채상병 특검법 기습 처리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라디오 인터뷰에서 “단독으로라도 (채상병특검법을) 처리하겠다는 생각”이라며 “(만약 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해)재의결을 한다면 물리적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내일 아니고선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국회법 제77조에 따라 여야 간 합의되지 않은 안건이라도 의원 20명 이상의 동의가 있으면 국회의장이 의사일정 안건 추가 및 순서 변경을 할 수 있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의사일정 변경으로 채상병 특검법이 올라올 경우 우리는 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진표 국회의장이 의사일정 변경에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이날 민주당은 김 의장을 전방위로 압박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의장이 4일부터 해외순방을 가는데, 2일 본회의에서 채상병특검법과 전세사기특별법이 정상 처리되지 않으면 (순방에 같이) 가기 어렵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박지원, 김진표 겨냥 “개XX” 욕설 파문

한편 이날 박지원(전남 해남-완도-진도) 당선인은 방송인 김어준씨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진표 국회의장을 겨냥해 “개XX”라고 발언해 논란을 빚었다. 박 당선인은 “국민적 합의로 채상병 특검법과 이태원특별법, 김건희 특검법은 하게 돼 있다. 이걸 의장이 직권상정을 하지 않고 해외에 나간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씨가 “국민의힘, 윤 대통령 손 들어주는 것”이라고 하자 박 당선인은 “박병석(전 의장)도 똑같은 놈들”이라고 했다. 김씨가 “놈들이라니요”라고 반문하자 박 당선인은 “놈이지 뭐. 윤석열이나 다 똑같은 놈들”이라며 “개XX들이야 진짜. 민주당으로 김진표 복당 안 받아야 돼”라고 했다.

박 당선인은 논란이 커지자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부적절한 언행에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방송 시작 멘트가 없어 시작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적절치 못한 내용을 얘기했고, 이 내용이 그대로 방송됐다”면서 “앞으로 언행에 더욱 신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성지원ㆍ전민구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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