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민 기자 |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3.8% 늘어난 562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월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연속 플러스를 보이고 있다. 무역수지는 15억3000만 달러 흑자를 보이면서 지난해 6월 이후 11개월 연속 흑자 흐름을 이어갔다. 특히 올 1~4월 누적 무역수지는 106억 달러로, 이미 작년 전체 적자 규모(103억 달러)를 뛰어넘었다.
구체적으로 반도체 수출은 56.1% 급증한 99억600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역대 4월 기준 두 번째로 높은 수출액이기도 하다. 인공지능(AI) 서버 투자 확대 등으로 IT 전방 산업의 수요가 확대되고, D램과 낸드 등 메모리 반도체 단가가 오른 영향이다. 영향이다. 반도체를 포함해 디스플레이(16.3%), 무선통신(11.4%), 컴퓨터(76.2%) 등 4대 IT 품목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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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자동차 수출도 역대 최대치인 67억900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전체 수출을 견인했다. 지난해보다 10.3% 증가한 수치다. 지난 2~3월엔 전기차 판매 증가세 둔화 등으로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지난달 들어 다시 반등했다. 고가의 친환경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판매가 확대되고, 주요 수출 시장인 북미에서 적극적인 마케팅을 이어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창훈 산업부 수출입과장은 “미국 소비 시장이 워낙 견고하고, 특히 한국 차의 브랜드 이미지가 올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바이오헬스(21.3%), 석유제품(19.0%), 석유화학(12.3%), 가전(9.4%), 선박(5.6%), 자동차 부품(2.9%), 석유(1.7%), 일반기계(1.5%) 등 15대 주력 수출 품목 가운데 13개 수출이 증가했다. 다만 이차전지(-20.1%)와 철강(-5.7%) 등 2개 품목은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차전지의 경우 리튬 등 광물 가격 하락으로 수출 단가가 회복이 지연되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지역별로 수출 규모가 가장 큰 국가는 미국이었다. 지난달 대미 수출은 전년 대비 24.3% 증가한 114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치다. 자동차뿐만 아니라 자동차부품, 반도체 등 주요 품목 수출이 확대된 영향이다. 대중 수출은 미국에 못 미치는 104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9.9% 늘어난 수치다. 이외에 중남미(38.2%), 일본(18.4%), 아세안(10.5%), 인도(18.0%), 중동(1.0%) 등에서 플러스를 보였지만, 유럽연합(EU) 수출은 7.1% 감소했다.
박경민 기자 |
당분간 수출 플러스 흐름은 이어질 전망이다. 여기에 최근 내수 회복세까지 나타나면서 1분기 경제성장률(1.3%)이 예상을 크게 뛰어넘자, 정부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2.2%)보다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반도체 등 IT품목의 수출 증가세와 작년부터 이어온 자동차·일반기계·선박 등 주력 품목의 수출 호조세가 지속하면서 수출 플러스 흐름과 흑자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위협 요인은 여전히 남아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분쟁이 대표적이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최대 3배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했고, 이에 중국 정부도 보복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내용을 공식화하며 맞대응했다.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세계 교역량 위축으로 한국 수출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동 사태에 따른 유가 상승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달 전체 수입액은 전년 대비 5.4% 증가한 547억300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14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원유(17.8%)와 가스(21.9%) 등 에너지 수입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중동 사태가 장기화해 원유 가격이 올라가면 한국 무역수지에 치명적”이라며 “오는 11월 미국 대선 이후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강화된다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세종=나상현 기자 na.sang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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