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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尹, 말 너무 많아” “李, 싸우러 왔나” 여야 회담 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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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李 회담’ 후 서로 손가락질

조선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열린 영수회담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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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與野)는 30일 전날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양자 회담을 두고 “윤 대통령은 말이 왜 그리도 많은가” “이 대표는 대통령과 싸우러 왔느냐”며 서로를 향해 손가락질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전날 회동 후 민주당 친명계 인사들과 만찬을 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의 다변(多辯)이 화제가 됐다고 한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은 뭘 한마디 물으면 주제와 상관없는 얘기를 계속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식으로 장황하게 말한다”며 “주제에 대해 답만 하면 되는데 본질은 피해 가면서 장광설을 계속하더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 화법을 두고 “계속 혼자만 얘기한다” “내가 뭘 얘기하면 안 되는 이유만 계속 말했다”고도 했다고 한다. 양자 회동에 배석했던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도 이날 MBC라디오에서 “대통령의 설명이 너무 길었다”며 “대통령이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할 말만 하고 헤어지는 회담은 없느니만 못하다”고 했다.

진 의장은 윤 대통령이 “언론 통제 방법을 잘 알고 있지만 안 하는 것일 뿐”이라는 취지로 말했다고도 전했다. 그는 자신이 류희림 방심위장 해촉을 윤 대통령에게 요구하자 윤 대통령이 “언론을 쥐려면 그 방법을 잘 알고 있는데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고 답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사정 기관과 언론을 장악해서 (임기) 초기에 90% 지지율을 기록한들 끝까지 갈 수도 없고 차라리 이 상태로 꾸준히 가야 마지막에도 국정 동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야권에선 “윤 대통령이 언론을 기본적으로 ‘통제와 장악의 대상’으로 여기는 것 아니냐” “언론이야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통제할 수 있다는 위험한 관점” 같은 지적이 나왔다. 진 의장은 본지 통화에서 “대통령 발언을 내가 들은 그대로 방송에서 전달했다”고 했다.

이 대표가 양자 회동 공개 발언 때 원고지 28매 분량 원고를 읽으며 “정치는 실종되고 지배와 통치만 있어” “독재화가 진행” 같은 발언을 한 데 대해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허를 찌른 전략이었다”고 평가했다.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대통령실은 이 대표가 모두 발언에서 그렇게 얘기할 것이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여당에선 이 대표에 대해 “싸우려고 나왔느냐” “협치를 난도질했다” 같은 비난이 나왔다. 국민의힘 김영우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협치가 아니라 대통령을 공격하기 위해 작심하고 전장에 나온 장수 이재명 대표는 가슴에서 뽑은 A4 용지로 협치를 난도질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통의 본질은 내용보다는 자세와 태도, 경청이다. 어제 양자 회담은 협치를 위한 소통과는 멀어도 너무나 먼 정쟁의 단면이었다”고 했다.

김용태 경기 포천·가평 당선자도 CBS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나가려고 하는 기자들을 붙잡고 작심 발언했던 그 내용, 면전에 대고 스웨덴 연구 기관의 독재화를 말씀하신 것은 싸우려고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야당이 늘 대통령과 여당에 ‘야당을 존중해 달라’ ‘의회 정치 복원해 달라’는데, 야당도 과연 대통령을 존중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의문점이 있었다”고 했다. 윤상현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원래 회담이라는 게 주고받고 하는 건데 (이재명 대표가) 모두 발언에서 열 가지 발언하니까 대범하게 보이지 못한 면이 있다”고 했다. 그는 “이 대표가 당내 강성 지지층이나 의원들의 시선을 의식해 당내 주문 사항을 얘기하지 않았나 싶다”고도 했다.

[원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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