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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군인권센터 “‘채 상병 사건’, 국방부 조사본부 재검토 때도 2차 외압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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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권센터가 국방부의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재검토 과정에서도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군인권센터는 30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은 국방부 조사본부가 재검토 결과로 작성한 문서를 받아본 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6명을 경찰에 이첩하자는 법리 판단에 동의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지난해 8월17일 회의 이후로 판단이 뒤집혔다”며 이같이 외압 의혹을 주장했다.

세계일보

고 채 상병의 빈소 영정 앞에 정부가 추서한 보국훈장 광복장이 놓여 있는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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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국방부 조사본부가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 기록을 재검토하면서 혐의자 8명 중 초급간부 2명을 제외한 임 전 사단장 등 6명을 경찰에 넘겨야 한다고 판단했으나 이 전 장관이 지난해 8월21일 돌연 임 전 사단장 등을 빼고 대대장 2명만 이첩했다는 것이다. 앞서 한 매체는 이 전 장관이 지난해 8월 17일 국방부 조사본부 간부 등과 회의를 열었고 당시 조사본부 관계자들은 임 전 사단장 등 6명의 범죄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군인권센터는 지난해 8월14일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단이 채 상병 사건 수사자료를 재검토한 ‘해병대 조사 내용에 대한 법리 판단’ 문서를 국방부 장관과 국방부 검찰단장 앞으로 발송했으며 이때까지 이 전 장관도 임 전 사단장의 경찰 이첩에 이견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이 전 장관과 인권위원회 김용원 군인권보호관의 통화 내용을 근거로 제시했다. 김 보호관이 최근 낸 성명서에는 “국방부 장관과 통화에서 (장관이) 수사 대상자 중 하급 간부 2명에 대해서는 혐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으로 정리해 반환할 예정이라는 식으로 답했다”고 적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후 이첩 대상이 2명으로 줄어든 것은 모종의 외압이 작용한 탓이라는 게 센터의 주장이다. 군인권센터는 “지난해 7월30일 이 전 장관이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 결과를 결재했다가 다음날 번복한 것과 흡사한 양상”이라며 “7월31일에 해병대 수사단에 외압이 가해졌다면 8월14∼21일 사이에는 2차로 국방부 조사본부에 외압이 가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두 번의 번복 모두 임 전 사단장을 혐의자로 경찰에 이첩하는 일을 막는 결과로 이어졌다”며 “2차 외압 의혹 역시 특검을 통해 반드시 규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전 장관 측은 군인권센터의 이 같은 의혹에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이 전 장관을 대리하는 김재훈 변호사는 입장문을 통해 “이 전 장관은 (지난해) 8월20일 재검토 결과 보고를 받을 때까지 국방부 조사본부로부터 중간보고를 받은 사실이 없다”며 “(군인권센터가 공개한 문서는) 이 전 장관에게는 보고되지 않았던 문건”이라고 했다.

이 전 장관 측은 “그 공문은 재검토와 관련해 (결론이 내려지기 전) 국방부 검찰단과 법무관리실에 의견을 조회한 것이지 국방부 재검토에 관해 중간 보고를 하는 문서가 아니다”라며 “수신처도 법무관리관실 소속 실무 담당자인 군사법정책담당관”이라고 반박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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