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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사무총장 자녀, 직원들은 '세자'라 불렀다…특혜채용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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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김세환·송봉섭 수사요청…박찬진 등 22명 수사 자료 송부

선발인원 늘리고 면접위원은 아빠 친구…근무지 재직기간도 변경

뉴스1

서울 종로구 감사원 전경 2014.9.2/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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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감사원이 김세환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장관급)과 송봉섭 전 중앙선관위 사무차장(차관급)을 자녀 특혜채용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감사원은 30일 선관위 직원 자녀 특혜채용 의혹 등을 감사한 중간결과를 발표하며 김 전 총장과 송 전 차장을 포함해 중앙 및 시도 선관위 직원 27명을 대검찰청에 수사요청했다고 밝혔다.

수사요청과 별개로 특혜 제공 정황이 있었으나 명확한 물증을 확보하지 못한 박찬진 전 사무총장 등 22명은 수사 참고자료를 송부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5월 선관위 고위직 자녀를 둘러싼 특혜채용 의혹이 제기되자 같은 해 7~11월 선관위 조직·인사 전반에 관한 감사를 실시했다.

감사 결과 김 전 총장 자녀와 관련해서는 조직적인 특혜 제공 정황이 드러났다.

김 전 총장 자녀는 인천 강화군청에서 8급으로 근무하다 2020년 1월 인천선관위에 경력경쟁채용(경채)으로 입사했다.

당시 채용 과정에서 중앙·인천선관위는 선발인원을 중간에 1명 늘리거나 전보제한을 이례적으로 적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특혜를 줬다. 인천선관위는 자녀 채용을 위해 '8급·35세 이하, 인천 출퇴근 가능자' 같은 채용공고에 없는 사항을 서류전형 위원에게 비공식적으로 요청하기도 했다.

면접위원 3명 모두를 김 전 총장과 친분이 있는 내부위원으로 구성하거나, 시도 선관위 전입 자격기준인 기존 근무지 재직기간도 3년에서 1년으로 변경하는 등 선발 조건을 김 전 총장 자녀에 맞춘 사실도 파악됐다.

감사원은 내부직원 메신저 기록에서 직원들이 김 전 총장 자녀를 '세자'로 칭하며 대화하거나 '과도한 자식 사랑' 등을 언급한 점을 들며 특혜채용을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제시했다.

자녀 특혜채용과 별도로 김 전 총장은 2021년 말 인천선관위 채용 과정에 지인을 뽑으라고 지시하는 등 부당하게 개입한 정황도 추가로 발견됐다.

송 전 차장은 2018년 1월 말 충남 보령시 8급 공무원으로 근무하던 자녀가 충북선관위로 가고 싶다고 하자 충북선관위 인사담당자와 단양군선관위 과장에게 직접 연락해 신분을 밝히고 채용을 청탁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충북선관위는 송 전 차장 자녀만을 대상으로 내부위원만 면접시험 등에 참여하는 '비(非)다수경쟁채용'을 실시했다.

박 전 총장은 자녀가 광주 남구청에서 9급 공무원으로 근무하다 2022년 2월 전남선관위 경쟁채용에 응시했던 과정이 문제가 됐다.

채용을 위한 면접시험에서 4급 과장 2명으로 구성된 내부위원은 외부위원에게 순위만 정하고 평정표 점수는 비워둔 채 서명해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이후 전남선관위 인사담당자는 면접위원 평정표를 본인이 직접 작성해 사전에 합격자로 결정된 6명 점수를 높게 기재하고, 나머지 4명은 임의로 불합격처리했다. 합격자 6명 중에는 박 전 총장 자녀도 포함됐다.

감사원은 당시 사무차장이던 박 전 총장이 전남선관위 경쟁채용 소식을 미리 알고 있었고, 자녀는 채용공고가 나기 전에 남구청에 선관위로 가게 됐다고 말한 사실을 확인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김세환·박찬진 전 총장은 감사에서 혐의를 부인했으며 송 전 차장은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총장은 2023년 1월 자녀 특혜채용 관련 경찰 수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세 사람 말고도 감사원은 2013년 이후 실시된 지역선관위 경쟁채용 167회를 전수조사한 결과 매 채용에서 규정 위반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위반 건수만 800여 건에 달한다. 중앙선관위 경채 400여 건을 포함하면 적발된 위법·절차위반 사항은 1200여 건으로 늘어난다.

감사원은 "선관위 고위직부터 중간간부에 이르기까지 자녀채용을 청탁하는 행위가 빈번했다"며 "채용담당자는 각종 위·편법적 방법을 동원했다"고 지적했다.

kingk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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