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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알루미늄 고율관세 카드 꺼낸 미국…한국 기업 피해 우려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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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왼쪽에서 세번째)이 지난 3월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에서 돈 그레이브스 미국 상무부 부장관과 면담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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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의 알루미늄 제품 반덤핑 조사 예비판정을 앞두고 국내 산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조사 대상 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해, 실제 반덤핑 관세 부과로 이어진다면 전기차 부품 등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반덤핑 조사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 업계와 대책회의를 여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미 정부의 알루미늄 압출재 반덤핑 조사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 업계와 대책회의를 열었다. 앞서 미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미국 알루미늄압출협회의 요청으로 한국산 등 15개국의 알루미늄 압출재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개시했다. 알루미늄 압출재는 무게 대비 강도가 높아 전기차 배터리 케이스 등에 쓰인다.

현재 미국으로 수입되는 한국산 알루미늄 압출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무관세 적용을 받고 있다. 그러나 미 산업계는 정상 가격보다 낮게 판매되고 있다며 한국산 알루미늄 압출재에 66.4%의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미 상무부는 다음달 2일(현지시간) 덤핑 여부에 대한 예비판정을 내리고, 오는 9월쯤 최종판정을 할 예정이다. 11월 중순 국제무역위원회(ITC)의 미국 산업 피해 유무 판정까지 결론이 나면, 반덤핑·상계관세 적용 여부가 확정된다.

이번 미 상무부 조사는 2022년 10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미국에 수입된 알루미늄 압출재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한국무역협회는 “다른 건에 비해 조사 대상 품목의 정의가 복잡하고 광범위하다”며 “알루미늄 압출재를 사용하는 자동차 부품도 다수 포함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미 상무부 통계에 따르면 미국은 2022년 기준, 15개 국가로부터 약 31억9000만달러 규모의 알루미늄 압출재 5억700만t을 수입했다. 미국은 최대 수입국인 멕시코로부터 11만t(6억6000만달러)을, 한국으로부터는 약 1만t(7700만달러)을 수입했다.

국내 압출재 제조업체가 규모가 크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미국이 과도한 반덤핑 관세율을 적용할 경우 기업들은 경영난에 직면할 수 있다. 관세 부과에 따른 압출재 가격 상승으로 미국 시장에서 한국 자동차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

무협은 “반덤핑 관세 산출을 위해서는 각 제품의 알루미늄 압출재 비율을 계산하고 알루미늄 압출 공정이 이뤄진 국가를 추적해야 해서 기업의 부담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산업부도 “그동안 서한 발송, 고위급 양자 접촉 등을 통해 조사 대상 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양국 투자 협력에도 부정적이라는 점을 적극 제기해왔다”고 설명했다.

알루미늄 반덤핑 관세 부과는 향후 미·중 통상 갈등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번 조사 대상에는 중국산 제품도 포함돼 있다. 미 산업계는 중국산 마진율이 15개국 중 가장 높은 376.8%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건기 산업부 통상교섭실장은 “최근 미국발 수입규제의 강도와 범위가 커지는 등 통상 환경이 불안정한 상황”이라며 “수출이익이 부당하게 훼손되지 않도록 합심해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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