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3 (월)

[ELS 후폭풍] 5대 금융지주 순익 1조 '털썩'…'리딩 컴퍼니' 판도 변화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배상 충당부채 1조6650억원, 손실 책정 영향

최대 판매사 탓에 KB금융, '리딩금융' 신한에 내줘

'리딩뱅크'도 신한은행 탈환…국민, 순익 꼴찌로

아주경제

[사진=연합뉴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자율배상 비용 때문에 5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1조원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실 배상금이 충당금 형태로 1분기 실적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특히 홍콩 ELS 최다 판매사인 KB금융 순익이 30%가량 급감하면서 '리딩금융' 타이틀을 신한에 내준 점도 눈에 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의 올 1분기 합계 순이익은 4조880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5조8597억원) 대비 16.7% 줄어든 수치다. 금융권은 홍콩 ELS 자율배상 비용이 작용한 영향으로 풀이하고 있다. 은행들이 손실 배상 비용을 1분기 충당금으로 반영해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5대 은행의 홍콩 ELS 배상 충당부채는 약 1조665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이 862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NH농협은행 3416억원, 신한은행 2740억원, 하나은행 1799억원, 우리은행 75억원 순이었다. 충당금은 금융기관이 대출·채무에 따른 손실에 대비하기 위해 미리 설정해 놓은 금액을 말한다. 통상 이익을 떼 충당금을 쌓아두는 구조여서, 충당금이 커지면 순익이 감소한다.

은행권은 현재 개별 투자자들과 홍콩 ELS 배상금 지급 및 관련 협상을 진행 중이다. 추후 결과에 따라 배상액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일단 충당금 형태로 1분기 배상액을 쌓아뒀다는 설명이다. 손실과 배상액 규모가 계속 확정되는데 그때마다 매달 이사회를 열어 배상 지급 승인을 받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서다.

홍콩 ELS 영향에 '리딩금융' 타이틀도 바뀌었다. KB국민은행이 홍콩 ELS 최대 판매사인 탓에 신한금융에 리딩금융 자리를 내준 것이다. 각 회사별 1분기 순익 현황을 보면 △신한금융 1조3215억원 △KB금융 1조491억원 △하나금융 1조340억원 △우리금융 8245억원 △NH농협금융 6512억원 순이었다. KB금융은 전년 동기(1조5087억원) 대비 순익이 30.4% 감소했다.

'리딩뱅크' 타이틀도 신한은행이 차지했다. 신한은행은 1분기 당기순이익 9286억원을 냈고 △하나은행이 8432억원 △우리은행이 7897억원 △농협은행이 4215억원 △KB국민은행이 3895억원 등을 기록했다. 선두권을 달리던 KB국민은행은 전년 동기(9315억원) 대비 순익이 58.2% 급감하며 꼴찌로 내려앉았다.

은행권은 홍콩 ELS 배상 이슈가 올 1분기 이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이후 실적도 우려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지난달부터 자율배상이 진행된 데다 아직 만기 도래하지 않은 손실액은 물론 투자자들과 배상 협상이 남아 있어서다. 은행의 올해 1~7월까지 홍콩 ELS 만기 도래 규모는 총 10조483억원에 이르며 이 중 절반의 손실(5조242억원)이 예상되고 있다.

아주경제=전상현 기자 jshsoccer7@ajunews.com

- Copyright ⓒ [아주경제 ajunews.com] 무단전재 배포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