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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순살 논란’ GS건설이 또? 30억 아파트에 중국산 ‘짝퉁’ 유리 떡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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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 아파트 부실시공 논란

GS건설 “하청업체가 불법 부착…유리 전량 교체 예정”

세계일보

중국산 품질 위조 유리로 시공한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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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누락으로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를 내 ‘순살 시공’ 오명을 얻은 GS건설이 고가 아파트에 품질을 위조한 중국산 유리를 사용해 또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GS건설이 몇 년 전 준공한 서울 서초구 소재 A 아파트 단지에 한국표준(KS) 마크를 위조한 중국산 유리가 수천장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아파트는 한 채에 30억원을 웃도는 브랜드 아파트인 것으로 전해졌다.

위조 유리는 세대 난간과 연회장, 스카이라운지, 옥상 등 주민들의 휴식, 문화 공간들에 설치됐다고 한다. 일정한 하중과 충격을 견딜 수 있어야 하는 장소에 강화유리가 아닌 성능이 확인되지 않은 중국산 제품이 섞여 사용된 것이다.

이런 사실은 유리 입찰에서 탈락한 업체가 저가로 낙찰된 경쟁 업체를 추적하다가 증거를 확보해 경찰에 고발하면서 알려졌다. GS건설에 유리를 납품한 업체와 중국산 위조품을 수입한 업체는 최근 당국의 처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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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품과 가품 유리들이 뒤섞여 시공된 스카이라운지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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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시공 총책임자인 GS건설은 자신들 역시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유리공사를 업체에 하청 주는 과정에서 중국산 위조 유리가 대거 반입돼 이를 알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GS건설이 하청업체를 상대로 확인한 결과 제품의 납기 등을 맞추기 위해 중국산 유리 2500장을 수입한 후 국내에서 KS 마크를 위조해 부착한 것으로 드러났다. 업체는 위조 제품을 정품 유리 1500장과 섞어 납품했다고 한다.

하지만 가짜 KS 마크는 한 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진품과 달라 시공 과정에서 관리 감독이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GS건설은 관리 부실에 대한 책임은 인정해 시공된 유리들을 모두 정품으로 다시 시공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10억원의 예산을 편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GS건설은 엉터리 공사를 한 하청업체를 고발하고 구상권도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A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도 관련자들을 사기, 배임 등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다. 아파트 관리 사무소는 유리 파손으로 추락 사고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문제의 유리가 시공된 장소에 주민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GS건설은 앞서 지난해 4월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와 관련 ‘순살 자이’라는 오명을 얻은 바 있다. 당시 인천 서구 원당동의 검단 신도시 안단테 자이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지하 주차장 1층 지붕층인 어린이 놀이터 예정 지점과 지하 주차장 2층의 지붕층이 연쇄적으로 붕괴하는 사고가 났다. 국토교통부는 기둥 32개 중 19개에서 주요 철근이 빠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시공사인 GS건설은 8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고, 무너진 주차장을 포함해 이미 지어진 아파트 17개 동을 전면 철거하고 재시공하기로 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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