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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하이브, 민희진 정면 반박… “경영권 탈취 시도, 결코 농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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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가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별도의 입장문을 내고 정면 반박에 나섰다. 당초 하이브는 “답변할 가치가 없다”며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으나, 온라인을 중심으로 민 대표의 옹호론과 하이브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커지는 상황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는 26일 “민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들에 대해 주주 가치와 IP 보호를 위해 사실관계를 정확히 말씀드리고자 한다”며 입장문을 발표했다. 민 대표는 지난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어도어의 독립으로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입장을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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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하이브는 ‘경영권 탈취가 농담, 사담이었다’는 주장에 대해 “여러 달에 걸쳐 동일한 목적하에 논의가 진행돼 온 기록이 대화록, 업무 일지에 남아 있다. 사담은 긴 기간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제 3자의 개입이 동반되면 더 이상 사담이 아니라 계획과 이에 대한 실행이 된다. 더구나 대화를 나눈 상대인 부대표는 공인회계사로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지니고 있으며, 하이브의 상장 업무와 다수의 M&A를 진행한 인물이다. 또한 회사의 재무 정보를 모두 확인할 수 있는 위치에 있던 어도어의 핵심 경영진이다. 이런 부대표가 대표이사의 발언을 업무 일지에 “궁극적으로 빠져나간다”고 적기도 했다. 결코 농담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미 풋옵션 행사로 획득할 수 있는 금액을 계산하고, 행동 시기까지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권리침해소송, 투자사, 여론전 등의 용어가 적시된 문건이 여러 건 발견된 것을 농담으로 치부하고 넘어가려 해서는 안 된다. 부대표에게 “이건 사담한 것으로 처리해야 해”라고 지시한 기록까지 있다”고 덧붙였다.

‘금전적 보상이 적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민 대표는 본인의 연봉이 20억원이라고 주장했으나, 더 정확히는 2023년 성과에 대한 인센티브가 20억원이고 연봉과 장기인센티브는 별도로 책정돼 있다. 이는 하이브 본사 및 한국 자회사 구성원 가운데 압도적인 연봉 순위 1위”라고 반박했다.

이어 “하이브는 연봉 외에도 막대한 주식 보상을 제공했다. 주식의 가치는 일반인들이 상상하기 어려운 정도의 큰 액수다. 그런데도 민 대표는 회사가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액수를 다시 제시하며 대화를 파국으로 이끌었다. 당사는 이런 과정이 경영권 독립의 명분 쌓기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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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가 4월 22일 민희진 대표 측이 내부고발용이라고 주장하는 메일에 대해 회신한 기록. /하이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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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하이브는 ‘내부고발 메일에 답변 없이 바로 감사가 들어왔다’는 민 대표의 주장에 대해선 “당사는 4월 22일 오전 10시 1분에 A4 6장짜리 분량의 상세한 답변을 보냈다. 이를 민 대표가 발송 당일 오후 12시경에 답변을 읽은 것도 확인했다. 그러나 민 대표는 입장문에서도, 기자회견에서도 “답이 안 왔다”고 반복 주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감사는 여러 달에 걸친 경영권 탈취 시도를 사내외 정보를 통해 인지하고, 경영상 기밀에 해당하는 문서들이 유출된 걸 확인하고 시행한 것”이라며 “중대 비위 사안에 대한 감사 일정을 사전 고지하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뉴진스를) 첫 번째 걸그룹으로 데뷔시켜 주겠다고 약속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민 대표에게 22일 보낸 메일에 이미 상세히 답한 부분”이라며 “뉴진스가 하이브의 첫 번째 걸그룹이 되지 못한 건 하이브가 약속을 안 지켜서가 아니다. 민 대표는 당시 본인이 모든 책임을 지고 팀을 만들 수 있기를 요청하면서, 본인의 별도 레이블에서 데뷔시키겠다고 강력히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이브는 민 대표의 의견을 존중해 쏘스뮤직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들 멤버들을 어도어로 이관시키고, 160억원이라는 거액의 자금까지 지원하며 민 대표가 원하는 방식으로 뉴진스를 데뷔시킬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회사를 분할하고 계약을 이전하느라 뉴진스의 데뷔 일정은 하이브의 의도와 무관하게 지연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민 대표의 ‘무속인이 단순 친구였다’는 주장에 대해선 “대화 과정에서 공시되지 않은 임원의 스톡옵션 수량, 잠재 투자자 이름·투자자별 지분율이 기재된 경영권 탈취 구조 등이 오가고 있고, 다양한 경영 이슈에 대해 무속인의 제안에 기반해 의사결정을 했다. 이런 대화 상대를 단순한 지인이라고 볼 수 없다. 중요한 회사 정보를 회사 관계자가 아닌 외부 인사에게 무분별하게 노출하고, 의사결정에 개입하고, 채용 청탁도 받은 사실을 회사는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정재훤 기자(hw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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