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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완전우세지역 진보 98대 보수 71로 첫 역전...진보 텃밭은 이제 수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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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우세지역 진보 98대 보수 71로 사상 첫 역전
- 진보의 텃밭, 보수의 텃밭 추월
- 진보 핵심 지지 기반은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으로 이동
- 진보 텃밭은 인구집중지역으로 확대, 보수는 인구감소지역에 고립

뉴스타파는 22대 총선 기획 보도를 준비하면서 지역구를 투표 성향 별로 분석해 분류한 뒤 용산 대통령실 출신들이 주로 어느 지역에 공천을 받았는지, 또 선거 결과 청년과 여성후보가 주로 어떤 지역에서 배출됐는지 등을 파악하는데 활용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지역 판세에 따라 양지나 음지, 텃밭이나 험지 등의 용어를 사용하는데 이를 일정한 기준을 적용해 계량화해 활용한 것입니다. 직전 4번의 선거에서 어느 한쪽 진영이 4번 모두 승리했으면 완전우세, 3번 승리했으면 우세, 2대 2로 승패가 반반이었다면 경합으로 분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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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전 4번의 선거에서 어느 한쪽 진영이 4번 모두 승리했으면 완전우세, 3번 승리했으면 우세, 2대 2로 승패가 반반이었다면 경합으로 분류했습니다.
지역 유권자의 성향은 고정불변한 것이 아니라 지역 인구구조와 소득수준의 변화, 또 선거 당시의 여론에 따라 계속 변할 수밖에 없겠지만 16년의 기간에 해당하는 직전 4번의 총선 결과를 종합하면 그 지역 유권자의 기본적인 투표 성향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진보, 완전우세지역 수에서 사상 첫 보수 추월
이번 22대 총선에서 나온 결과를 반영해 새로 작성한 지역구별 유권자 투표 성향(지역구 판세)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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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총선결과 완성된 254개 지역구 유권자들의 투표 성향. 진보 완전우세지역이 보수 완전우세지역보다 훨씬 넓게 나타납니다.
지역구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의 참패를 반영하듯 전반적으로 파란색 계열의 지역이 넓게 나타납니다.

그렇다면 지난 총선 때와는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요?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보수완전우세지역이 71곳으로 거의 변화가 없는 반면에 진보완전우세지역은 21대 총선 당시 56곳에서 이번에는 98석으로 크게 늘었다는 것입니다.

또 지난 총선에서는 보수 진영이 완전우세지역 수에서 69대 56으로 앞섰지만, 이번 총선에선 반대로 진보진영이 98대 71로 앞섰습니다. 이같은 역전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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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의 완전우세지역은 71석으로 변화가 거의 없는 반면, 진보의 완전우세지역은 98곳으로 크게 늘어났습니다.
위의 그래프를 보면 웬만해서는 거의 100% 당선되는 보수 완전우세 지역구가 70곳 정도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는데도 거의 변함이 없습니다. 달리 말하면 국민의힘은 아무리 총선에서 폭망해도 지역구에서 최소 70석은 건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완전우세지역에는 웬만해서는 이변이 잘 일어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번 총선에서도 진보 완전우세지역 55곳은 더불어민주당이 54곳, 새로운미래가 1곳을 가져갔습니다. 반대로 보수 완전우세지역 69곳에서는 국민의힘이 67곳을 더불어민주당이 2곳을 얻었습니다. (선거구 획정으로 선거구에 변화가 생기면서 진보완전우세지역 수(55)는 지난 총선 결과(56)와 조금 차이가 납니다.)

이렇게 좀처럼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 곳이 완전우세지역인데 그 수에서 진보가 보수를 처음으로 앞서게 된 것입니다. 특히 이번 진보 완전우세지역은 새누리당이 단독 과반을 차지했던 지난 19대 총선 때부터 4번 연속 진보가 승리한 곳이어서 진보세가 압도적인 곳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진보와 보수 각 진영의 완전우세지역만 따로 표시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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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우세지역(파란색 지역구)을 살펴보면 진보의 경우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서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도 상에서 보면 4년 전과 비교해 볼 때 보수 완전우세지역은 대구와 경북, 부산과 경남을 중심으로 큰 변화가 없는 반면 진보 완전우세지역은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서울과 경기도에서 크게 늘어난 진보 완전우세지역
그렇다면 이번 22대 총선에서 새로 늘어난 진보 완전우세지역은 구체적으로 어디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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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완전우세지역은 서울과 경기에서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진보우세지역은 서울에서 19석, 경기도에서 16석 순으로 가장 많이 늘었고, 그 다음 대전, 충남, 경남, 인천 순이었습니다. 서울과 경기 수도권을 중심으로 진보우세지역이 대폭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진보의 핵심 지지 기반은 서울, 경기 등 수도권으로 이동
이번 총선에서 드러난 완전우세지역을 분석하면 그 정당의 핵심적 지역 기반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진보 완전우세지역 98곳 가운데 61곳이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이었습니다. 서울 24곳과 경기 28곳, 인천 5곳으로 전체 98곳 중 62%를 차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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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완전우세지역의 62%는 서울과 경기, 인천이 차지하고 있고 보수 완전우세지역은 경북과 경남 등이 6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더불어민주당의 확고한 지지 기반의 중심이 광주와 전남, 전북 등 전라권에서 이번 총선을 거치면서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으로 완전히 이동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반면 보수 완전우세지역은 여전히 경북과 경남, 대구, 부산 등 경상도 지역이 전체 71곳 중 47곳으로 전체의 60%를 차지해 국민의힘의 핵심 지지 기반이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에 고정돼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수도권 인구 집중 추세와 일치

보수 완전우세지역은 그대로인데 왜 진보 완전우세지역의 중심이 전라권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했는지에는 여러가지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했을 것이고 다양한 해석이 가능할 것입니다.

다만 한가지 주목할만한 부분은 수도권 인구 집중, 청년의 수도권 집중 문제와 연관이 높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다음은 지난 21대 총선과 이번 22대 총선에서 유권자 수의 변화를 표시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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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인천,충남 등에서 유권자 수가 늘어났는데 인구의 수도권 집중과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경기도를 비롯해 유권자 수가 늘어난 지역은 대부분 진보 완전우세지역이 늘어난 지역과 일치하고 기존의 보수 완전우세지역은 부산과 경상도 등 유권자수가 감소한 지역과 거의 일치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서울도 유권자수가 줄기는 했지만 대부분 경기도로 인구가 유출된 것이고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을 보면 오히려 20대 청년은 지난 10년간(2013~2022년) 서울로 34만여 명이 순유입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진보 진영의 강세와 청년 인구의 유입 추세가 일치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경기도의 경우는 유권자수가 4년 전보다 무려 52만여 명이 늘었습니다. 특히 2023년 12월 기준 경기도 내 청년 인구(19~39세)는 369만 명으로 전국 최다입니다. 서울 286만 명보다 많습니다.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의 청년 인구 유입 증가세는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서의 진보 강세와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보수, 전향적 변화 없으면 장기적으로도 불리
문제는 보수 완전우세지역의 핵심 지지 기반인 부산과 대구, 경상도가 인구 감소폭이 큰 지역이라는 것입니다. 특히 청년 인구의 유출이 가장 심한 지역입니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의 연구보고서(2022)를 보면 지난 2021년 기준 수도권으로의 청년층(15-34) 인구 순유출이 가장 심각한 광역권역은 부산, 울산, 경남지역과 대구, 경북지역이었습니다.

진보 진영의 핵심 지지 기반은 인구가 늘어나는 지역이고 보수 진영의 핵심 지지 기반은 인구가 급감하는 지역이라는 것은 장기적으로 보수 진영에 매우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경기도의 유권자 수는 지난 21대 국회 기간 동안 무려 52만 명이 늘었습니다.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의 유권자 수도 대한민국 전체 유권자의 50.1%에서 50.8%까지 늘었습니다.

그런데 이 기간 동안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원내대표 지역구를 살펴보면 공교롭게도 각 진영의 완전우세지역과 거의 일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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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대 국회 양대 정당 원내대표의 지역구는 대구,경상도 지역과 서울,경기 수도권 지역으로 구분됩니다. 공교롭게도 22대 총선 결과 나타난 완전우세지역과 일치합니다.
21대 국회 기간 동안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주호영(대구 수성 갑), 김기현(울산 남). 권성동(강원 강릉), 윤재옥(대구 달서 을) 의원으로 지역구가 인구 감소지역이었고 수도권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이 기간 더불어민주당의 원내대표였던 김태년(경기 성남 을).윤호중(경기 구리),박홍근(서울 중랑 을), 홍익표(서울 중구성동 갑) 의원의 지역구는 모두 수도권이었습니다.

물론 원내대표의 지역구가 어디냐에 따라 그 당의 성향이나 정책방향이 100% 결정된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다만 원내대표가 소속 의원들의 투표로 결정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의 정치적 지향점이 어느 지역 유권자 층과 가장 공감대가 높을 지는 충분히 유추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특정 지역에 편중돼 있는 원내 대표성도 보수 정당의 정치적 확장성에 있어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수도권으로의 인구 집중이 가속화 하면서 수도권 유권자 비중은 전체의 50.8%가 됐고 지역구 의석수(122)도 전체 지역구 의석수(254)의 48%가 됐습니다. 여기에 진보는 이번 22대 총선을 통해 가장 많은 의석이 걸린 수도권을 자신의 핵심 지지 기반으로 확고히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수가 변해야 하는 확실한 이유가 하나 더 생겼습니다.

뉴스타파 최기훈 bluemango@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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