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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9세 초등생까지…온라인 도박 청소년 1035명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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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본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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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작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6개월간 ‘청소년 대상 사이버도박 특별단속’을 벌여 19세 미만 청소년 1035명(35.4%)을 포함한 총 2925명을 검거했다고 25일 밝혔다. 전체 도박 사범 3명 중 1명이 청소년일 정도로 청소년 도박 문제가 심각하다는 분석이다.

경찰은 검거된 청소년 1035명 중 566명을 당사자·보호자 동의하에 전문 상담기관에 연계했다. 청소년 검거 인원의 97.8%는 도박 행위자(1012명)다. 뒤이어 ‘도박사이트 운영’ 12명, ‘도박사이트 광고’ 6명, 대포물건 제공 5명 순이다.

연령별로 구분하면 고등학생이 798명으로 가장 많았고 중학생 228명, 대학생 7명이었다. 초등학생도 2명 포함됐는데, 최저 연령은 1만원을 걸고 도박한 9세였다.

연령대별 도박사이트 유입 경로를 보면 중고등학생은 ‘친구 소개’가 가장 많았다. 초등학생을 포함해 다양한 연령층의 학생들을 유인하는 주요 수단은 ‘스마트폰 문자메시지’로 조사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최근 도박을 비롯한 스미싱 및 투자·취업·연애 등을 빙자한 사기범죄 의심 문자메시지가 자주 발견되므로, 불법 정보가 포함된 문자메시지 최소화 방안을 관련 부처·기관과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청소년 도박 유형은 바카라(434명·41.9%)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바카라는 두 장의 카드를 더한 수의 끝자리가 9에 가까우면 이기는 방식의 게임이다. 스포츠도박(205명·19.8%), 카지노(177명·17.1%), 파워볼·슬롯머신(152명·14.7%), 캐주얼게임(67명·6.5%)이 뒤를 이었다.

청소년 도박 사범 숫자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경찰청에 따르면 2021년 63명, 2022년 74명, 지난해 171명이 도박 범죄 혐의로 검거됐다.

청소년 사이버도박이 확산하는 주된 이유로는 실명 명의 계좌나 문화상품권만 있으면 간단한 회원 가입 후 도박 자금을 충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이번 단속에서 청소년 명의 금융계좌 1000여개가 도박자금 관리 등에 쓰인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도박 시작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어 청소년기 도박문제 예방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했다.

최근 청소년 사이버도박은 게임화·지능화하는 경향이 뚜렷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전청 사이버수사대는 규칙이 단순한 홀짝·사다리·패널티킥 등을 만들어 최단 시간 승패를 확정하고 환전해온 도박사이트 운영자 8명(구속 6명)을 검거하고 청소년 도박 행위자 33명을 찾아냈다. 부산청 사이버수사대는 코딩·서버 관리 능력이 뛰어난 청소년 2명이 성인과 함께 도박사이트를 개설한 사건을 수사해 16명(구속 1명)을 검거하고 청소년 도박 행위자 96명을 적발했다. 이들이 송금받은 도박 자금은 2억1300만원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5월부터 6개월간 ‘청소년 대상 사이버도박 특별단속’을 이어갈 계획이다. 우종수 국수본부장은 “청소년 도박의 심각성을 고려해, 도박사이트 개설·복제가 간단한 온라인의 특성상 도박사이트 운영 등 공급을 창출하는 고액·상습 도박 행위자에 대해서도 엄정한 법 집행을 할 것”이라고 했다.

[주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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