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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테크M 이슈] 하이브 '뉴진스 엄마'라더니...'민희진' 향한 여론이 좋지 않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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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호 기자]

테크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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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민희진의 난'이라 불리는 하이브-어도어 간 분쟁이 3일차에 접어든 가운데, 시장은 차츰 이성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양측의 날선 비판이 공식화된 후 10% 가량 하이브 주가가 빠졌지만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며 반등에 성공, 하이브 경영진 역시 내부 달래기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동시에 하이브는 어도어 측에 주주총회 소집과 함께 민희진 대표이사의 사임을 요구하며 사태 수습을 본격화하고 있다. 다만 팬들 및 관련 시장에선 '피프티피프티 사태'를 거론하며 민 대표의 일방적 행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민 대표의 행보가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전반을 뒤흔든 탓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뉴진스의 팬덤 '버니즈' 소속 회원들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앞에 시위용 트럭을 보내 '민희진은 더 이상 뉴진스와 가족을 이용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표출했다. 동시에 팬들은 '민희진은 타 아티스트 비방을 즉시 멈춰라'라며 민 대표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하이브 주주게시판에서도 민 대표를 비판하는 글이 절대 다수다. 주주 가치를 최우선해야하는 주식회사에서 전문 경영인의 '난'으로 기업가치가 흔들린 탓이다. 하이브라는 거대한 플랫폼 속에서 성장한 뉴진스를, 민 대표가 사유화하며 시장의 규칙을 뒤흔들었다는 것.

이에 명분을 쥔 하이브는 자체 감사에 이어 임시주총을 진행하겠다는 의지다. 하이브의 어도어 보유 지분이 80%에 달하는 만큼, 민 대표의 해임은 쉽게 가능하다. 다만 이사회를 민 대표 측근들이 차지하고 있는 만큼, 소집 요구에 불응할 시 법원을 통한 소집 청구가 필요해 2달 가량 현상태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팬들은 이 과정에서 뉴진스 IP가 흔들릴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앞서 하이브는 지난 22일 자회사인 어도어의 수장 민 대표가 경영권 탈취를 시도했다며, 이를 외부에 알리고 민 대표 해임 절차를 시작했다. 이에 대해 민 대표는 전면 부인하며 하이브의 뉴진스 콘셉트 카피(도용) 의혹을 제기하며 양측의 갈등이 수면 위로 부상했다. 연간 매출 2조원 규모의 하이브와 예상 기업 가치가 2조 원에 달하는 하이브 자회사 어도어 간 내분이 발발한 것이다.

그러나 자본 시장에선 양측의 갈등 자체를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어도어의 지분 80%를 하이브가 보유하고 있는데다, 전문 경영인이라 볼 수 있는 민 대표가 같은 하이브 그룹 산하의 아티스트를 두고 모방 등 거친 비판을 늘어놨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호 모방을 이어온 K-팝 역사를 돌아봐도, 심지어 같은 그룹 안에서 이뤄진 일을 두고 민 대표가 IP 침해라고 주장한 것 자체가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뉴진스와 아일릿은 멤버 구성의 면면도 다르고, 타깃 시장도 서로 다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민 대표가 경영권 탈취를 실제 시도했는지 여부다. 하이브는 어도어의 전산 자산을 확보, 경영권 탈취 정황이 담긴 최소 3건의 문건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문건에서는 "계약서 변경 합의" "외부 투자자 유치 1안·2안 정리" 등의 내용이 담겼고, "궁극적으로 빠져나간다" "우리를 아무도 못 건드리게 한다" 등의 내용도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충분히 경영진 배임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란 게 법조계의 대체적 분석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어도어가 우군으로 끌어온 사모펀드(PEP)에 신주를 발행해주는 방식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과반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이 거론되지만, 하이브 동의 내지는 보유 자산 규모를 감안하면 불가능한 일이며, 하이브가 뉴진스에게 부당한 대우를 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즉 민 대표의 반란 자체가 성립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얘기다.

무엇보다 민 대표가 뉴진스 모방이라고 지적한 아일릿은 뉴진스와 별개로 해외시장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최근 미국 빌보드 최신 차트 내에서 아일릿이 지난달 25일 발매한 미니 1집 'SUPER REAL ME'의 타이틀곡 'Magnetic'이 글로벌(미국 제외)과 글로벌200에서 각각 3위, 6위를 차지했다. 테일러 스위프트 등 대형 팝스타들의 컴백 러시에도 두 주요 차트에 4주 연속 진입, 상위권에 포진에 성공한 것이다. 민 대표의 주장 자체가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시장의 관심은 결국 뉴진스 복귀 여부에 쏠려 있다. 뉴진스는 아일릿과 별개로, 올해 6월 도쿄돔에서 2회차 팬미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뉴진스의 팬덤 규모는 이미 '메가급'으로 성장한 것. 내년 진행할 월드투어 규모가 100만명 수준까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양측의 화해가 유일한 해답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악의 경우, 뉴진스 IP의 상실과 하이브 멀티레이블 체제의 근간이 흔들릴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박지원 하이브 대표는 23일 직원들에게 "뉴진스의 (다음달) 컴백과 성장을 위해 업무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주문했지만, 뉴진스가 이에 소극적으로 응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건으로 하이브의 펀더멘탈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이틀간 시가총액이 약 9% 하락했고, 절대금액으로 보면 8539억원이 증발했는데, 이는 이번 사건의 최악의 시나리오를 절반 이상은 기반영한 결과"라며" 결국 최상의 시나리오는 양사간의 극적인 화해로 봐야하며, 중립적인 시각으로 민 대표가 홀로 사임하는 안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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