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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못 말리는 강달러...엔화 가치 34년 만에 최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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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달러당 155엔 육박, 1990년 이후 처음
이번달 일본 금리 동결 전망, 달러 강세 계속될 듯


파이낸셜뉴스

엔화와 달러.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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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김경민 특파원】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55엔대에 육박하자 일본 재무상이 구두개입에 나섰다. 그러나 오는 25~26일 예정된 일본은행(BOJ) 금융정책결정회의 금리동결이 예상돼 엔화약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3일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장중 달러당 154.86엔까지 올랐다. 엔화 가치가 달러당 154엔대 후반대로 떨어지기는 1990년 6월 이후 약 34년만이다.

일본 공영 NHK는 "미국 경제가 견조하고 지난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고위 관계자가 금리 인하와 관련해 신중한 발언을 연이어 했다"며 "미일 금리차로 인해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는 움직임이 거세졌다"고 분석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6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2%로 낮아진다는 더 큰 확신에 이르기까지는 기존의 기대보다 더 오랜 기간이 걸릴 것 같다"고 밝혔다. 이는 기준금리를 당분간 인하하지 않고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시장은 해석했다.

엔·달러 환율은 연초 140엔 대에서 꾸준히 상승했다. 이달 들어서는 달러당 154엔대에 진입했다가 지난 19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위험을 회피하려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한 때 달러당 153엔대로 내려갔다.

이후 중동 정세에 대한 경계감이 다소 누그러지면서 다시 엔화를 매도하고 달러화를 매수하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 엔저(엔화가치 하락)가 좀처럼 잡히지 않자 일본 정부와 BOJ는 본격적인 시장 개입에 앞서 현재 구두 개입 단계에 돌입했다.

스즈키 ?이치 재무상은 이날 각료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매일 동향, 배경에 대해서는 해설을 삼가겠다"면서도 "높은 긴장감을 갖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각국 관계 당국과 긴밀히 의사소통하면서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엔저 추이에 경계감을 표시했다.

한미일 재무장관들은 지난 17일 미국 워싱턴 DC 재무부에서 첫 3개국 재무장관회의를 열고 "최근 엔화와 원화의 급격한 평가절하에 대한 일본과 한국의 심각한 우려를 인지했다"는 내용을 담은 공동선언문을 채택한 바 있다.

그러나 일본 당국의 구두 개입과 3국의 공동선언에도 미국 금리 인상의 모멘텀과 미국 경제의 강세에 뿌리를 둔 강달러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현지 언론들은 BOJ가 오는 25~26일 진행하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현행 통화정책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BOJ는 17년 만에 정책금리를 올려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한 바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시장에서도 올 여름 이후에나 BOJ가 추가 금리 인상을 검토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자산운용사 퍼스트이글인베스트먼트의 이다나 아피오는 "이번에 (일본의) 정책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면서 "BOJ는 중기적으로 통화 완화를 할 계획이라고 말하는 것이 (엔저를 방어하는 데)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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