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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또 불거진 “남자는 안되고 여자는 되나” 논란… 서울시에 불똥 [주말, 특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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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페스티벌’ 취소에 “女 대상 19금 공연은?”

일본 성인영화(AV) 배우들이 출연하는 일명 ‘성인 페스티벌’(2024 KXF The Fashion)이 최근 국내에서 개최를 추진하다 여러 지방자치단체들 반대 끝에 취소된 것과 관련,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19금(19세 이하 금지) 공연들과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는 항의성 민원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성인 페스티벌을 둘러싼 논란이 또 다시 남녀갈등으로 비화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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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3년 국내에서 개최된 ‘2023 KXF The Fashion’(일명 ‘성인 페스티벌’) 사진. 한국성인콘텐츠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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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시가 운영하는 시민 참여 플랫폼 ‘상상대로 서울’을 살펴보면 전날부터 여성 전용 공연 ‘더 맨 얼라이브 초이스’를 금지해달라는 시민 제안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서울시민 고모씨는 전날 올린 글에서 “현재 서울씨어터 2관에서 열리고 있는 더 맨 얼라이브 초이스는 오직 여성 전용 콘서트이며 상의를 탈의하고 여성 관객들만 보는 무대에서 유사 성행위를 하고 있다”면서 “심지어 무대에 선 남자 배우가 입었던 속옷을 판매하는 등 사회적 문란을 일으키고 있는 페스티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시와 강남구청, 시 미래한강본부가 성인 페스티벌 개최를 막으려 한 것처럼 사회적 문란을 일으키는 더 맨 얼라이브 공연을 중지시켜 달라”고 했다.

더 맨 얼라이브 초이스는 여성만 관람할 수 있는 75분짜리 관객 참여형 공연이다. 이 공연 홍보 문구는 “여성들의 일탈을 제대로 충족시켜 줄 바디 퍼포먼스 공연”이다. 한 티켓 판매업체가 홈페이지에 올린 기획사 공지사항에 따르면 해당 공연은 19세 이상 여성만 관람 가능하며, 여성과 동반하더라도 남성 관객은 입장할 수 없다. 사진과 동영상 촬영은 금지된다.

시민들은 또 다른 여성 전용 공연인 뮤지컬 ‘와일드와일드’도 문제 삼았다. 한 시민은 상상대로 서울에 올린 시민 제안에서 “현재 명보아트홀에서 열리고 있는 와일드와일드 쇼에서(도) 상의를 탈의하고 여성 관객들만 보는 무대에서 유사 성행위를 하고 있다”며 “여성이든 남성이든 성 착취가 곳곳에 벌어지고 있는 쇼를 중지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같은 제안들에는 “당장 취소하고 (공연장에) 전기를 끊어라”, “빨리 영업정지를 때리고 허가 취소하라” 등의 댓글이 달리고 있다. 앞서 서울시가 성인 페스티벌 개최를 막으려 전기 차단 등을 거론한 일을 비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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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전용 19금 공연 ‘더 맨 얼라이브 초이스’(왼쪽), ‘와일드와일드’의 포스터.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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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성인 페스티벌은 개최 예정지로 공지된 지자체들이 잇따라 반발하며 대관을 취소해 개최 장소가 수 차례 변경됐다. 당초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한 민간 전시장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주민과 시민단체 반발 등으로 무산됐다. 주최 측은 경기 파주시의 한 스튜디오로 장소를 바꿨지만, 파주시의 반대로 취소됐다. 주최 측은 이번엔 서울로 눈을 돌렸다. 잠원한강공원에 있는 선상주점에서 행사를 열려고 했으나 서울시가 하천법 등 관련 규정을 근거로 개최를 금지했다. 이후 주최 측은 압구정 카페골목 일대를 지목했으나 이번엔 강남구가 개최 금지를 통보했다.

성인 페스티벌 주최 측인 ‘플레이조커’는 전날 유튜브를 통해 “이번 성인 페스티벌이 취소됐음을 알린다”며 “일본 여배우 소속사 측은 행사로 인해 각 지자체가 떠들썩하고 나라가 들썩일 정도로 여성단체의 반발이 극에 달한 이 상황에서 행사에 참여하는 여배우의 신변이 보호될 수 있느냔 입장”이라며 배우들의 안전을 우려해 행사 개최를 전면취소했다고 밝혔다.

불똥이 튄 서울시가 어떤 답변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상상대로 서울에서 30일 동안 공감을 50개 이상 받은 시민 제안의 경우 서울시 담당 부서로부터 답변을 받을 수 있다. 담당 부서가 제안 밑에 검토 결과를 올린다. 온라인 공간 등에선 성인 페스티벌 개최를 막아선 지자체를 향한 찬반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행사에 맹비판을 쏟아낸 여성단체들도 도마에 올랐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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