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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민심이 당심 돼야" 낙선자 성토…與 비대위, 혁신형 전환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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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낙선자들 "용산과의 관계 누적, 국민들에게 심판 받아"

"민심이 당심되고, 당심이 윤심되는 구조 만들어져야"

실무형 비대위로 전당대회 속도전 준비하던 與에 제동

낙선자 성토에 성찰·민심 담긴 혁신 체제 도입될 지 주목

윤재옥 "방향 정한 것 아냐…22일 당선자 총회 의견 또 듣겠다"

노컷뉴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외조직위원장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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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에서 참패한 국민의힘의 낙선자들이 총선 패배 원인과 이후 거론되고 있는 당 수습 방안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갖은 성토에 실무형 비대위를 거쳐 빠르게 새 당대표를 선출한다는 입장은 유보됐고,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은 오는 22일 당선자 총회에서 추가적인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는데, 새 비대위에 혁신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낙선자들 "용산 뜻만 받들면 안 돼" "민심 외면? 다음 대선도 져"

국민의힘은 19일 국회에서 총선 낙선자들로 구성된 원외 조직위원장 간담회를 열었다. 120여명이 참석해 40명 가량의 의원들이 3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저마다 총선 참패 원인과 당 수습 방안에 대해 의견을 밝혔다.

현장에서는 대통령실에 대한 질타와 함께 민심과 괴리된 상황을 알면서도 용산만 바라본 여당에 대한 비판이 중심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광진을에 출마한 오신환 전 의원은 "용산과의 관계, 지난번 이준석 대표가 당 대표에서 쫓겨나는 과정, 또 지난 전당대회 과정에서의 비민주성 등 여러 부분들이 집권 이후 당과 용산과의 관계 속에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결과적으로 누적되고 쌓였고 국민들에게 이번에 심판받은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서울 중성동을에 출마한 이혜훈 전 의원도 "용산의 뜻을 받드는 당이 아닌 건강한 논의가 이루어지는 균형있는 당이 돼야 한다"고 했고, 손범규 전 인천 남동갑 후보도 "패인을 용산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는 데 대부분 동의했다"고 언급했다. 서울 구로갑에 출마한 호준석 전 후보 또한 "민심이 당심이 되고 당심이 윤심이 되는 구조가 돼야 한다"며 당정관계의 틀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낙선자들은 현재 상황에 대한 성찰 없이 당의 혼란을 전당대회용 실무형 비대위로 '어영부영' 덮고 갈 경우, 민심과의 괴리가 더 심해져 2년 뒤 지방선거는 물론 차기 대선도 장담할 수 없다는 데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혁신형 비대위를 꾸려 수도권·젊은층이 여당을 외면한 이유에 대해 철저히 분석하고, 이들의 마음을 당의 의사결정에 반영해야 한다는 취지다. 동시에 당원투표 100%로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규칙에 일반 국민 여론조사도 포함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강하게 나오고 있다.

서울 강동을에 출마한 이재영 전 의원은 "민심을 반영하지 않는 당의 모습은 2년 후의 지방선거와 3년 후의 대선에서 패배를 가져올 것"이라며 "(과거 당대표 선출 시 민심과 당심 반영을) 50 대 50으로 한 적이 있는데 그 정도까지는 최소한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수도권의 한 낙선자는 "4년 전 참패 때 김종인 위원장 중심의 혁신형 비대위를 출범시켰던 것 이상의 파괴적인 혁신이 아니라 적당히 잘하자 이러한 구도면 안 된다"며 "적당히 봉합하고 가는 수준이면 민심의 철퇴를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실무형 비대위 무게 두던 與, 성찰·민심 담은 혁신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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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외조직위원장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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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당선인 총회를 열었던 윤재옥 권한대행은 기자들과 만나 "당을 빠른 시간 안에 수습해 지도체제가 빨리 출범할 수 있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며 "혁신형 비대위를 할 상황은 아니고, 전당대회를 치르기 위한 실무형 비대위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수도권 당선인들을 중심으로 이날 낙선자들처럼 성찰과 향후 전략까지 다룰 혁신형 비대위가 출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당선인 다수의 뜻은 실무형 비대위를 거쳐 빠른 시간 내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는 쪽으로 모였던 것이다.

하지만 윤 권한대행은 이날 낙선한 원외 조직위원장들과 간담회를 마치고 당 비대위의 성격과 형태에 대해 "아직까지 어느 한 쪽으로 방향을 정한 것은 아니다"라며 "22일 당선자 총회를 한번 더 하니까 그때 의견을 또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결국, 실무형 비대위 방침에 제동이 걸린 셈인데, 최종 결정은 다음주 당선자 총회까지 미뤄지게 됐다. 윤 권한대행은 "정답을 쉽게 찾을 수 있는 문제 같으면 왜 이렇게 시간이 걸리겠나"라며 "속도보다도 방향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시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날 제동에도 불구하고 당선인 다수의 뜻이 실무형 비대위와 빠른 전당대회 개최에 쏠려있는 만큼, 새 비대위에 혁신성이 담보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국민의힘의 한 재선 당선인은 "실무형 비대위에 현재 당원투표 100%로 전당대회를 진행했을 때 '도로 영남당'이 될 것이라는 우려는 알겠지만, 영남에서도 총선 참패에 대해 실망이 크다"며 "빨리 제대로 된 당대표를 뽑아 여당 본연의 모습을 찾으라는 것이 공통된 주문이고, 변화를 바라는 당원들도 TK(대구·경북) 후보에게 몰표를 줄 리 없기에 지지부진한 모습을 노출할 수 있는 혁신형 비대위는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당내 소수의견에 불과했던 '혁신형 비대위' 주장이 실제 민심을 피부로 느끼고 패배한 낙선자들의 강력한 지지로 당위성을 확보한 만큼, 혁신 비대위 체제가 본격적으로 힘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의힘의 한 수도권 낙선자는 "30대부터 50대, 수도권 등 평범한 시민들이 등을 돌린 상황인데, 최소한 비대위원회 구성부터 이러한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인물들로 포진시키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당선인들 다수의 생각이라는 이유로 전당대회용 비대위를 고수할 경우, 조직을 지탱하고 있는 낙선자들을 중심으로 더 강한 반발과 집단 행동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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