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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이란, 영토 공격 방공망으로 막아냈다며 "즉각적 보복 계획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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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이스라엘이 이란의 본토에 무인기(이하 드론)를 통한 공습을 실시한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이란 측은 방공 시스템을 통해 공습을 막아냈다며 공격 출처가 명확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18일(현지시각) 미 ABC 방송은 미국 당국자를 인용, 이스라엘이 이란의 시설을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어떤 표적을 향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미 방송 CNN은 미국 당국자가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시설을 겨냥해 공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이스라엘의 목표 범위에 대해 "정확한 용어로 명시된 적은 없지만 핵과 민간 장소는 분명히 그 범주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찬성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란의 반 관영매체인 <파르스>(FARS) 통신은 19일 이란 수도인 테헤란과 이란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인 이스파한, 남서부에 위치한 시라즈 등의 도시 인근에서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또 이라크와 시리아 등에서도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통신은 이스파한 시 북서쪽에 전투기들이 있는 육군 기지 인근에서 3차례의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가자워스탄(Ghahjaworstan)시는 이스파한 공항과 육군 공군의 8번째 사냥기지 인근에 위치해 있다"고 밝혔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이란이 방공망을 통해 여러 지역에석 공습을 격퇴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흐르> 통신 역시 이란 방공군이 이스파한 상공에서 공습을 막아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IRNA> 통신은 "일부 지역에서 목표물을 처리하기 위해 방공망을 활성화한 데 이어, 지금까지 어떠한 대규모 타격이나 폭발은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통신은 "중대한 핵시설을 보유한 요충지인 이스파한에서 대대적인 점검을 벌인 결과, 민감한 군사시설과 보안시설은 모두 안전한 상태로 유지되고 있으며, 사고는 보고되지 않았다"며 "미사일 방어 시스템 가동은 없었다"고 전했다.

호세인 달리리안 이란 항공우주국 대변인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X'(예전 트위터)에 "3대의 드론이 국가 방공망에 의해 성공적으로 격추됐으며, 현재로서는 미사일 공격에 대한 보고가 없다"고 밝혔다.

이란의 <타스님> 통신 역시 이란의 핵시설은 안전한 상황이라며, 소식통을 인용해 지금까지 이스파한에서 대형 폭발이나 로켓 공격이 있었다는 보고는 없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란의 한 고위 군 사령관을 인용, 이스파한 근처에서 들린 폭발음은 "의심스러운 물체에 대한 방공 사격"이었다며 이 지역의 "피해는 없다"고 전했다.

이날 이스라엘의 공격은 호세인 아미르 압돌라얀 이란 외무장관이 CNN과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해 추가적인 군사 조치를 취할 경우 대응은 "즉각적이고 최대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한 지 몇 시간 만에 나왔다.

이에 중동 지역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 당국자는 CNN에 "이스라엘이 이란 내부를 공격했다. 이는 지역을 더욱 깊은 갈등 속으로 밀어넣는 행위"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스라엘이 24~48시간 내에 이란에 대해 보복할 것임을 미국에 통보했다고 18일 보도했다.

프레시안

▲ 지난 14일(현지시각) 이스라엘이 이란의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막아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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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날 이스라엘의 공습에 이란이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란과 이스라엘 양측 모두 전면적인 충돌을 피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미국 <폭스뉴스>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이스라엘이 이란에 "제한적인 타격"을 했다고 보도했다.

미 방송 CNN에 출연한 마크 맥컬리 전 육군 소장 역시 이번 이스라엘 공격이 지난 13일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격에 대한 보복조치이자 '경고 메시지'로 의도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중요한 핵 시설이 있는 이란 이스파한 지방을 겨냥한 것은 이란의 방어망을 압도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기 위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란이 이날 즉각적인 보복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도 전면전을 피하려 한다는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이란의 한 고위관리가 "사건의 배후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즉각적인 보복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CNN은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 당국자를 인용, 해당 지역의 정보 소식통이 두 국가의 주고 받는 공격은 "끝났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이란이 무인기 공격에 대해 보복 공격으로 대응할 것으로 예상되지 않았다면서도,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다.

방송은 "이란 정부 당국자들은 지금까지 이날 공격의 영향을 축소하려고 노력해 왔다"며 "이스라엘군은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고, 이란도 공격의 배후를 밝히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3일 이란이 1일 이스라엘의 다마스쿠스 이란 영사관 폭격에 보복하는 차원에서 이스라엘 영토에 대해 공격했을 때도 매우 제한적인 범위에서 행해진 바 있다. 지난 15일 미국 NBC 방송은 4명의 미국 정부 당국자를 인용, 이란의 공격에 대해 이스라엘이 "제한적인 대응을 할 것이며, 이란 밖에서 이란군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세력들에 대한 공격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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