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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환율 급등 잡았지만…"연준 금리인하 내년으로 미뤄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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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기자(eday@pressian.com)]
한미일 삼국 재무장관의 공동 구두개입 영향으로 급등하던 달러/원 환율이 18일 단숨에 1370원대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점차 떨어지는 가운데, 연방준비은행(Fed·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가 올해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는 예측까지 나오면서 시장 불안 심리는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가 종전 늦춰진 9월이 아니라 아예 내년으로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3.9원 급락한 1372.9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개장과 동시에 6.80원 하락해 138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환율은 시간이 지나면서 안정적인 하향세를 유지했다.

최근 급등세를 이어가던 환율이 갑자기 방향을 튼 주요 계기는 한국과 미국, 일본 삼국 당국의 경고 영향으로 풀이된다.

17일(현지시간) 최상목 한국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은 미국 워싱턴 D.C.에서 달러화 대비 최근 원화와 엔화의 과도한 약세를 우려한다는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같은 날 워싱턴 D.C. 국제통화기금(IMF) 춘계 회의 계기에 열린 대담에 참석해 달러/원 환율 변동성이 커질 경우 언제든 개입할 수단과 능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도 최근 엔화의 급락세에 골머리를 앓았다. 지난 15일 달러/엔 환율은 1990년 6월 이후 약 34년 만에 처음으로 장중 달러당 154엔까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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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재무장관회의 및 IMF/WB 춘계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중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현지시각) 미국 재무부에서 열린 '제1차 한.미.일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 회의시작에 앞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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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삼국 당국의 구두 경고에도 불구하고 달러화 대비 원화와 엔화 약세가 쉽게 꺾일 가능성은 지금으로서는 찾기 어렵다.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과 시기가 점차 더 불투명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16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워싱턴 D.C.에서 열린 미국-캐나다 경제 관계 워싱턴 포럼 행사에서 "물가 상승세가 계속 낮아지고는 있지만 충분히 빠르지 않다"며 "최근 데이터를 보면 고용 시장의 탄탄한 성장과 지속적인 강세로 인해 올해 인플레이션 목표 2% 달성에 추가 진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파월은 또 "최근 데이터는 우리에게 (물가 목표 2% 달성의) 더 큰 확신을 주지 못했다"며 "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 예상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 경제 활황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고금리 정책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경기가 꺾이지 않는 가운데 물가 다잡기에는 실패가 이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미국의 3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7% 증가해 시장 예상을 두 배 가까운 수준으로 뛰어넘었다. 아울러 미 국채 10년물의 수익률은 4.6%대까지 급등했다. 이에 파월의 이번 발표를 두고 그간 완화 기대감을 보이던 파월이 뒤늦게 매파적 강경 발언을 내놓았다는 해석이 나왔다. 사실상 인플레 대응에 실기했다는 지적이다.

파월의 이번 기자회견을 두고 CNBC는 "금융시장은 올해 금리 인하 기대치를 재설정해야 할 것"이라며 "올해 초 선물 시장 참여자들은 올해 (연준의 금리가) 6~7회 인하" 기대를 가졌으나 "관련 데이터가 진전됨에 따라 9월까지는 (금리 인하가) 시작되지 않으리라는 기대"로 변했다고 보도했다.

CNBC는 여기서 한발 나가 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가 아예 내년으로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았다.

17일(현지시간) CNBC는 전날 파월 발언을 두고 "이제 월가는 연준이 과연 올해 금리를 인하하긴 할 지를 궁금해한다"며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이코노미스트들이 "연준이 '가장 빨리' 금리를 인하더라도 2025년 3월까지는 금리를 내리지 않을 '실제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스티븐 주노 BofA 이코노미스트는 "정책 당국자들은 6월, 심지어 9월에 금리 인하 사이클에 들어가는 것조차 불편해할 것"이라며 "간단히 말해 이것이 데이터에 의존하는 연준의 현실"이고 "연초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예상을 뛰어넘은 상황에서 연준이 금리 인하를 미루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CNBC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FedWatch) 툴을 인용해 "수요일 오후 현재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금리 인하를) 9월까지 기다릴 가능성은 71%며 7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44%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 시점에서 그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며 "올해 인하가 없을 확률은 11%로 예측됐다"고 CNBC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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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은행(Fed·연준) 의장이 1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에서 열린 미-캐나다 경제 관계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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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기자(eday@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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