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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스타트업, 직원 육아부담 더니 능률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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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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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 김효진 씨(37)는 감기 기운이 있는 3세 아이를 어린이집에 등원시키지 못하고 병원으로 향했다. 김씨의 회사는 오전 11시까지 출근할 수 있는 자율 출근제를 시행 중이다. 김씨는 10분간 연차를 사용하고 11시 10분에 출근을 완료했다. 김씨는 "아이를 키우다 보면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 부딪힐 때가 많은데, 회사가 시행 중인 분 단위 연차 소진과 시차 출근제 덕분에 일과 육아 양립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김씨가 근무하는 회사는 아이돌봄 플랫폼 '맘시터'를 운영하는 맘편한세상이다. 이 회사는 오전 8시부터 11시까지 시차 출근제를 시행하는 것은 물론 직원들은 연차를 1분 단위로 사용할 수 있다. 자녀가 있는 직원에게는 돌봄 도우미를 쓸 수 있도록 매월 30만원을 지원한다.

초저출산이 사회문제로 부각되는 가운데 적극적으로 일·가정 양립 복지 정책을 시행하는 스타트업이 주목받고 있다. 정지예 맘편한세상 대표는 "이런 복지는 고용 안정을 유지할 뿐만 아니라 인재 채용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 아기띠'로 불리는 코니 아기띠를 비롯한 육아 관련 제품을 제조·판매하는 코니바이에린은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위해 창업 초기부터 전원 재택근무 시스템을 도입한 미래형 조직이다. 이 회사는 자녀 등하원·등하교 시간을 배려해 직원들이 필요한 경우 근무시간 중 최대 1시간을 돌봄에 사용하고, 이후 근무시간을 충당해 업무와 돌봄을 병행할 수 있게 했다. 이 회사 역시 2시간 단위 연차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방학과 어린이집 휴무로 보육 공백이 생긴 직원을 대상으로 자녀와 함께 사무실에 나오는 '자녀 동반 오피스데이'를 실시하고 있다.

오프라인 돌봄 공간 '째깍섬' 등을 운영하는 커넥팅더닷츠 역시 방학 기간에 자녀와 함께 출근해 자녀들이 사옥 1층 공간에서 째깍 선생님의 보육 및 지도를 받게끔 배려했다.

김희정 커넥팅더닷츠 대표는 "보통 아이를 등하원 또는 등하교시키는 시간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이기 때문에 이에 맞춰 원격근무와 출근을 병행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연차도 별도 결재 없이 1시간 단위로 사용할 수 있어 병원 방문, 학교 상담 등 자리를 비워야 하는 일이 생길 때 자유롭게 쓸 수 있다.

자녀가 있는 직원을 위한 각종 복지가 자녀가 없거나 비혼 동료에게는 오히려 역차별이 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자율 출근제·분 단위 휴가 등을 눈치 보지 않고도 누릴 수 있는 업무 환경이 전 직원의 근무 만족도를 끌어올린다는 게 주요 스타트업들 의견이다. 맘편한세상 관계자는 "일례로 1분 연차 제도 같은 경우는 업무 중 병원이나 은행에 갈 때 연차 낭비 없이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직원 선호도가 높고, 자율 출근제를 활용해 취미 활동을 즐기는 직원도 있다"고 설명했다.

복지만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오히려 업무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오지만 이들 스타트업은 성과를 통해 이런 비판을 뒤집는 선례를 만들고 있다. 에듀테크 기업 휴넷은 2014년 시차 출근제를 도입한 데 이어 2022년 7월부터 주4일 근무제를 전면 시행 중이다. 휴넷은 근무일수가 줄면서 생산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하고 매출이 20% 이상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 조영탁 휴넷 대표는 "직원에게 자율을 주되 업무에는 책임을 가질 수 있도록 자율과 책임을 늘 강조한다"고 말했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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