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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유아인, 너도 할 때 되지 않았냐며 대마 권유” 유튜버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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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유아인이 16일 마약 혐의 공판에 출석했다. 유용석 기자


유명 유튜버 A씨가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35)이 자신에게도 대마 흡연을 권유했다고 증언했다. 유아인은 “정확히 부인한다”며 혐의를 직접 부인했다.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1부(박정길 박정제 지귀연 부장판사)는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대마 흡연 및 교사, 증거인멸 교사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유아인에 대한 4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오후 2시께 유아인은 짧은 머리에 회색 슈트를 입고 굳은 표정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부분 침묵했지만, 대마 흡연 교사 혐의에 대해서는 “정확히 부인한다”고 했고, 증거 인멸을 위해 장문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냐는 질문에도 “보낸 적이 없다”고 짧게 답했다.

현장에는 ‘다 잘 될거야 힘내요’ ‘우리는 언제나 유아인 편’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든 유아인 팬들의 모습도 목격됐다.

이날 공판에서는 유아인의 대마 흡연 및 교사 등 혐의와 연관된 지인인 헤어스타일리스트 겸 유튜버 A씨에 대한 증인 신문이 이뤄졌다. A씨는 유아인과 지인 최모씨에 위력과 사회적 압박감을 느꼈다고 대질 신문을 거부했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여 가림막을 설치한 뒤 증언했다.

A씨는 2023년 1월 유아인과 유아인의 지인 최모(33)씨 등과 떠난 미국 여행에서 대마를 흡연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를 받는다. 유아인과 최씨는 A씨에게 대마 흡연 장면을 들키자 공범을 만들기 위해 흡연을 종용한 혐의를 받는다. 앞선 재판에서 유아인 측은 대마 흡연은 인정하면서도 흡연 교사 혐의는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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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이 16일 공판에 출석했다. 유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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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지난해 1월 유아인, 최씨와 함께 방문한 LA 여행에 대해 “유아인, 최씨와 국내 여행은 많이 다녔지만 해외 여행은 (제가) 배제돼 조금 서운했던 적이 있었다. 처음으로 최씨가 ‘LA에 오래 머물 예정이니 시간될 때 왔다 가라’고 했다. 그런데 제 스케줄이 안 맞았다. 그럼에도 제안해준게 고마워 시간을 뺀 것이 유튜브 광고 일정이었다. 브랜드 컨펌을 받고 처음으로 다같이 해외여행을 가게 됐다”고 말했다.

A씨는 “제가 최씨를 워낙 좋아하기도 하고, 저한테 정신적으로 많은 도움도 주는 친구라 웬만해선 이야기를 다 듣고 따르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유아인과 최씨의 마약류 취급을 알았냐” “대마 흡연 행위를 알았냐” “미국에 가서 대마 흡연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말했냐” 등의 질문에 A씨는 전부 “몰랐다”고 답했다.

A씨는 미국에서 대마초를 흡연하게 된 경위에 대해 “집 소개만 찍고 낮잠을 조금만 자고 일어난다는 게 눈을 떠보니 밤이더라. 뒤늦게 영상을 찍기 위해 셀프 카메라 모드로 야외 수영장에 갔는데 수영장에서 동그랗게 앉아 담배꽁초 같은 걸 돌아가면서 피우더라”라고 운을 뗐다.

이어 “대마를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그게 제 옆자리에 왔을 때 유아인이 ‘너도 해볼 때 되지 않았냐. A도 한 번 줘’라고 했다. (처음엔 무엇인지도 몰랐다가) 그때 대마라는 걸 눈치챘다. ‘난 그거 안 해도 밝은데 굳이 뭘 해’라고 했는데 ‘A도 줘’라고 다시 한 번 말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최씨를 바로 쳐다봤다”는 A씨는 “그전부터 최씨는 대마나 마약을 멀리하라고 했다. 그런데 최씨가 고개를 숙이고 바닥만 보고 있더라. 유아인과 최씨의 관계는 서로 ‘갑을’이나 ‘상하’ 관계가 아니라 싸우기도 잘 싸우고 자기 의견을 피력하는 관계였다. 제가 10년간 본 최씨는 ‘A는 주지마’라고 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근데 고개를 숙이고만 있더라”라고 설명했다.

A씨는 “제가 예전에 연초를 피웠던 적이 있어서 ‘겉담’으로 피우고 옆 친구에게 줬다. 그런데 ‘그렇게 하는 거 아니다’라는 말에 다시 흡연했고, 기침이 많이 났다”면서 “당시에는 ‘내가 카메라로 (대마 흡연 현장) 영상을 찍은 게 문제구나’라고 생각했다. ‘영상은 다시 살릴 수도 있을거고 그 영상을 평생 지울 수 없고 증거를 내가 가져버렸다는 것에 당연히 내가 공범이 되어야 저들이 마음이 놓이겠구나’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최씨도 더 이상 할 말이 없을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한 “유아인이 대마 흡연 후 친한 친구한테든 누구에게도 절대 이야기하면 안 된다고 했다. 너도 엄청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이 자리에 없는 친한 친구에게 이야기하면 큰일난다고 이야기했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A씨는 “당연히 칼을 든 것도 아니고 제가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거기서 안하겠다고 해도 뛰쳐나갔어도 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인간 관계, 여러 일적인 게 얽혀있었다. 분위기가 막 험악한 상황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아인과 최씨가 자신이 대마 생각이 없다는 건 명확히 알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아인 측은 A씨가 진술한 대마 흡연 교사 및 증거 인멸 등에 대해 재차 부인했다. 검찰에 따르면 유아인은 “A는 자기주도적인 사람이기 때문에 내가 말한다고 억지로 흡연할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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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공판에 출석한 유아인. 유용석 기자


유아인은 지난 2020년 9월부터 2022년 3월 사이 서울 일대 병원에서 미용 시술을 위한 수면 마취를 받는다며 181차례 의료용 마약류를 투약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투약량은 프로포폴 9635.7mL, 미다졸람 567mg, 케타민 11.5mL, 레미마졸람 200mg 등으로 조사됐다. 2021년 5월부터 2023년 8월까지 타인 명의로 44차례에 걸쳐 수면제 스틸녹스정·자낙스정 총 1100여 정을 불법 처방받아 사들인 혐의도 받는다.

유아인은 지난 2차 공판에서 대마와 프로포폴 투약 혐의를 일부 인정했으나, 대마 흡연 교사, 증거 인멸 교사 등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다. 3차 공판에선 명의도용 및 대리 처방 혐의, 유튜버에게 해외 도피 자금을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의류 브랜드 E사 대표 박모씨가 출석해 증인 신문을 받았다.

5차 공판은 5월 14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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