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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이슈 부동산 이모저모

“부동산 비중 줄이고 금융자산 늘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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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머니업 콘서트
“부동산 2-3년간 하락
자산 30% 채권으로
엔화투자 눈여겨볼만”


매일경제

30일 매경미디어센터 대강당에서 열린 2024 머니업 콘서트에 참여한 사람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사진=매경엠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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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줄이고 금융자산 비중을 늘려라” “자산 30%는 채권으로 가져가라” “엔화 투자 매력적”

꽃샘추위가 여전했던 지난 3월30일 충무로. 백발의 70대 부터 아이 손을 잡은 30대 주부까지 남녀노소 100여명은 이날 열린 매일경제 엠플러스센터 ‘2024 머니업콘서트’(머니콘)에 참가해 부동산, 국내외 주식, 코인 등 분야별 ‘일타강사’에게 재테크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이번 머니콘 주제는 ‘투자의 봄, 선거 후 재테크 전략’으로, 4월 10일 총선이후 급변할 자산별 투자 전망과 구체적으로 어떤 자산이나 종목에 투자해야 하는 지를 심도깊게 파고들어 참관객들의 환호를 받았다. 이날 전문가들은 강연과 토론을 통해 부동산 주식 코인 채권 엔화 등 각종 재테크 상품에 대한 그들만의 꿀팁을 쏟아냈다. 세미나 내용은 조만간 매경엠플러스 사이트(money-plus.co.kr)를 통해 다시보기 서비스로 제공된다.

부동산 소외지역이라도 거래활발한 곳 주목
첫 시간 부동산 전망에선 연사들이 2~3년간의 장기 하락 추세를 예상하면서도 실수요자들은 오히려 편안한 아파트 매수 기회로 삼을 것을 추천했다.

허혁재 미래에셋증권 부동산 수석위원은 “현 아파트 거래와 가격 추이는 지난 2010년과 매우 유사하다”며 “당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침을 겪으면서 아파트 가격이 바닥을 다졌던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2년여 동안 급반등도 없겠지만 폭락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투자 측면에선 기다려야 하지만 실거주 입장에선 폭락 가능성이 거의 없어 급매물 중심으로 매수해도 좋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 연사들은 아파트 매매 시장에서 아파트를 매수할만한 재력있는 사람이 계속 줄어들어 거래 불황은 계속될 것으로 봤다.

이광수 광수네 복덕방 대표는 “중간소득 가구가 대출을 받아 집을 살수 있는 ‘아파트 구입물량 지수’는 과거 100채 중 30채에서 이젠 3채로 뚝 떨어졌다”며 “아파트 매도물량은 8만3440가구로 계속해서 쌓이고 있어 가격이 오를 수 없는 구조”라고 단언했다.

이 대표는 가계부채로 인해 부동산이 추가 급락할 수 있다는 의견에는 반대했다. 그는 “65세 이상 고령자의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이 81%인데 부채비율은 6% 불과하다”며 “이들이 빚 부담으로 매물을 마구 쏟아낼 것이란 예상은 터무니 없다”고 전했다.

강남 등 유망지역만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누구나 압구정 아파트를 사고 싶겠지만 수십억원의 현금이 없다면 불가능”이라며 “거래 불황 시기엔 유망 지역 보다는 차라리 소외된 지역이더라도 거래가 활발한 대단지가 낫다”고 조언했다.

그는 “금리가 떨어진다고 집값이 급반등하진 않는다”며 “오히려 금리가 하락할 정도로 경기가 나쁘다면 아파트 매매 투자 수요에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 부동산 전문가들 조차 부동산 보다는 유동성이 좋은 주식 등 금융자산 전망이 낫다고 말해 관심을 모았다.

반도체,조선등 국내주식 베스트 15종목 선정
주식세션에선 ‘여의도 주식 인공지능(AI)’으로 불리는 염승환 이베스트증권 이사가 반도체 배터리 조선 헬스케어 등 4대 업종에서 ‘베스트 15 종목’을 선정해 발표했다.

염 이사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면서 반사이익을 얻을 업종이 바로 이들 4대 업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삼성전자에 대해 “AI에 꼭 필요한 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HBM)에서 삼성전자가 올해말 까지 가장 많은 생산량(매월 13만장)을 기록할 것”이라며 “지금은 SK하이닉스가 앞서 있지만 결국 ‘원가절감의 달인’ 삼성전자가 HBM 시장마저 접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염 이사는 중국 조선사들이 미국으로 부터 견제받으면서 HD한국조선해양과 같은 국내 조선주도 몸값이 뛸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HD한국조선해양은 고가 선박 비중이 높은 현대삼호중공업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7배로 조선사 중 가장 저평가됐다”고 설명했다.

염 이사는 성장을 위한 투자를 지속하면서도 자사주 소각과 같은 주주환원에도 뛰어난 아바코와 같은 주식을 통해 투자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고도 조언했다.

비트코인 더 갈 듯..이더리움 ETF는 좀더 지켜볼 것
세번째 세션으로는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으로 후끈 달아오른 가상자산 시장의 미래를 조망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가상자산 전문가인 김동환 원더프레임 대표와 백훈종 샌드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비트코인의 미래와 올해 주목할 만한 알트코인을 제시했다.

김동환 원더프레임 대표는 올해 가상자산 시장의 최대 화두인 ETF를 집중 분석했다. 비트코인은 지난 1월 현물 ETF 승인 이후 68.34%나 급등해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문제는 비트코인 ETF로 인한 상승세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여부다. 김 대표는 첫 번째 변곡점은 ‘ETF 승인 후 3개월(4월11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보통 ETF가 만들어지면 초기자금이 유입된 후 시장 반응을 보며 기관투자자들이 얼마나 포트폴리오에 더 편입시킬지 계산하기 시작하는데, 그 시기가 대개 3개월 정도였다는 것이다. 그는 “3개월이 지나서도 자금 유입이 계속된다면 이 ETF가 충분히 시장에서 작동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라며 “비트코인 ETF가 만일 이 흐름을 탈 수 있다면 이후에는 금 현물 ETF가 7년에 걸쳐 자금 유입세가 계속 증가했던 데이터를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현재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에 이어 두번째 ETF 주자로 이더리움을 꼽는다. 김 대표는 “5월 말에 1차적으로 승인 여부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ETF 승인 가능성을 내다보고 이더리움에 투자하는 것은 아직까지는 위험이 높다고 봤다. 그는 “비트코인이 올해 승인될 때 자산시장에서는 확률이 90% 이상이라고 봤지만, 이더리움은 20~30%인 상태”라며 “20% 정도의 확률을 보고 선제적인 투자를 하면 수익률은 높겠지만, 리스크는 큰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가상자산 투자방향을 잡으려면 올 11월 예정된 미국 대선을 눈여겨 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바이든 정부는 비트코인 등을 매우 보수적으로 접근했지만, 트럼프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만일 트럼프가 미국 대선서 승리한다면 가상자산 붐업에도 영향을 줄 것이고, 이더리움 ETF가 5월에 승인되지 못하더라도 환경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백훈종 샌드뱅크 COO는 가상자산 시장에 거세게 불어닥친 인공지능(AI) 테마를 파헤친다. AI가 야기할 변화상은 잘 알려져 있지만 변화가 일상 생활이 미칠 영향은 아직 논의가 적은 것이 현실이다. 그는 “20년마다 찾아오는 급격한 생산성 변화가 이번 AI 열풍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딥페이크 같은 가짜 콘텐츠 생산 등 그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백 COO는 “인공지능 열풍의 부작용인 사회 신뢰도 하락 문제를 완화할 수 있는게 블록체인 기술”이라며 “이 과정에서 비트코인의 투자 매력과 가치가 재조명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금리내리면 장기채 수익률 20%..엔화투자 주목
마지막 세션에서는 해외, 특히 미국투자 방향을 놓고 일대 설전이 벌어졌다. 국내 최고의 채권과 주식전문가인 마경환 GB투자자문 대표와 백찬규 NH투자증권 팀장이 향후 투자 매력을 놓고 미국 주식과 채권 중에 어떤 쪽이 유리한지 노하우를 털어 놓았다.

마경환 대표는 금리 하락기에 장기채권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채권값 상승으로 꽤 짭짤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산의 30%는 채권으로 가져가라는 적극적인 주장을 펴 주목받았다. 마 대표는 “일반인들이 ‘채권은 안전자산 성격이 강해 주식만큼 수익을 올릴 수 없다’는 선입관을 갖고 있다”며 “하지만 미국이 올해 안에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환경에서이런 선입관은 맞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만일 기준금리가 3.5%에서 2.5%로 1%포인트 떨어지면 20년 만기 장기채권 가격은 20% 이상 올릴 가능성이 높다. 지금 같은 상황이면 수익률 자체는 주식이 높을 수 있지만, 안정성 면에서 장기 채권이 월등한 만큼 투자매력 또한 무시할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특히 “경제 위기가 오면 주식가격이 떨어지고, 예·적금도 5000만원 보호를 받지만 뭔가 불안하다”며 “채권은 이때 오히려 가격이 급등하는만큼 어떻게 보면 안정적인 특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채는 국가가 보증하는 금융상품이라 예금보다도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채권에 투자할 때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움직임을 비롯해 각 나라의 정책과 관련한 공부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마 대표는 “채권이 갖는 특성 때문에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워하고 그래서 채권투자를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마 대표는 이어 “하지만 일정 수준만 넘어서면 채권투자가 훨씬 재밌고 고수익을 담보할 수 있는 투자방식이라는 점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대표는 또 “달러당 엔화값은 150엔대 초반을 저점으로 상승하게 될 것”이라며 “엔화도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찬규 NH투자증권 팀장은 해외주식 분야에서 꽤 높은 식견을 자랑한다. 그는 2022년에는 “경기 침체 때 명품을 사는 심리는 주식시장에도 적용된다”며 에르메스 주식을 추천했고, 작년 5월에는 두고두고 간직해야 할 주식 종목군으로 인공지능(AI)관련주를 추천했다. 실제로 그가 추천한 종목들은 모두 시간이 지나면서 시장에서 테마주로 각광받았다.

그는 “올해 미국 기업이익이 확장 국면”이라며 “일시적인 조정은 있겠지만, 2024년은 전반적으로 미국 주식시장을 긍정적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백 팀장이 지금과 같은 경제 상황에서 주목하는 지표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이다. 경제 확장 상태에선 실적이 주가에 그대로 반영되는 성향이 더 강해지기 때문이다. 그는 이같은 측면에서 “투자와 실적 측면에서 업종으로는 선순환에 진입한 IT와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종목으로는 산업재 중 해당 업종을 주도하는 기업을 주목하라”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토와 아마존이 첫번째 조건을, 머크와 코카콜라가 두번째 요건을 충족시킨다는 게 백 팀장의 설명이다. 그는 최근 급등해 ‘고점 논란’이 나오고 있는 엔비디아등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관점을 유지했다. 실적 추정치가 올라가는 추세가 당분간 꺾이지 않을 확률이 있다는 얘기다.

그는 일반인들이 주식에 투자할 때 주가 흐름에 따라 투자자의 감정 사이클이 흥분 희열 공포 패닉 등으로 바뀐다고 지적했다. 주가가 오르면 흥분과 희열을 단계적으로 느끼며 주가가 내리면 공포가 찾아오고 저점에 다다르면 패닉으로 바뀐다. 백 팀장은 “정말 어렵지만 일반 투자자는 패닉 단계부터 역발상 투자를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일호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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