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판다 한 쌍, 추가로 선물"…홍콩 시선 돌리기? 중국의 속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홍콩 친중정당 부의장 "늦어도 9월 내 올 것..미국인들처럼 판다 무시하고 야위게 두지 않겠다"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 에버랜드는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가 내달 3일 중국 쓰촨성 자이언트판다보전연구센터 워룽 선수핑 기지로 이동해 새로운 출발을 한다고 27일 밝혔다. 푸바오는 이날 오전 에버랜드를 출발해 인천국제공항까지 반도체 수송에 이용되는 특수 무진동차로 이동하며, 전세기를 타고 중국으로 향할 예정이다.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제공) 2024.3.27/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국이 이르면 올 가을까지 홍콩에 추가로 두 마리의 판다를 선물할 가능성이 높다는 중국 관영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통제 속에 경제 상황이 날로 악화하고 홍콩 시민들의 자유의지에 다시 불이 붙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판다를 통해 시선을 돌리고 홍콩 민심을 다독이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9일 홍콩 최대 친중정당인 DAB(민주건항협진연맹·民建聯) 찬융 부의장 발언을 인용해 "홍콩은 중국 본토가 10월 1일 이전에 추가로 자이언트 판다 한 쌍을 선물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찬 부의장은 중국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회의 대표이기도 하다. 그는 글로벌타임스와 인터뷰에서 "10월 1일 이전에 판다의 홍콩행이 이뤄질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홍콩이 판다의 안녕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며, 판다들이 도착하면서부터 미국인들처럼 무시하거나 야위게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2023년 2월 미국 멤피스 동물원에서 폐사한 수컷 판다 러러의 사례를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러러 폐사 후 러러의 부인인 암컷 판다 야야의 야윈 모습이 중국에 전해졌다. 미국이 판다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데 대한 중국 인민들의 공분이 일었고, 마침 반중정서가 고조됐던 미국에서도 판다의 지나친 관리비용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야야는 같은 해 4월 러러의 사체와 함께 미국으로 돌아갔다.

야야와 러러 문제를 차치하고라도 최근 중국 정부는 전세계에 선물 겸 임대한 판다를 대거 본국으로 귀국시키고 있다. 지난해만 총 16마리가 중국으로 돌아갔다. 야야를 포함해 프랑스 위안멍을 필두로 말레이시아와 네덜란드, 싱가포르에서 살던 판다들이 중국으로 돌아갔다.

알려진대로 세계 모든 판다는 중국 소유다. 중국은 외국에 보통 10년 단위로 판다를 임대하고, 해외에서 태어나는 새끼들 역시 번식기에 접어드는 4년차가 되면 중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한국의 에버랜드에서 태어나 내달 초 돌아가는 푸바오가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 중국 본토로 판다 복귀가 몰린데는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반환이 지연됐던 판다들의 복귀가 집중된 탓이다.

그러나 서방 언론들은 최근 연이어지는 중국의 판다 리콜이 중국과 서방 간 멀어진 관계를 대변한다고 전하고 있다. 판다의 임대기간 연장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판다를 회수하면서 다시 내보낼 계획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푸바오 역시 한중관계가 냉각되는 가운데 중국으로 돌아간다.

이 가운데 홍콩으로 판다 한 쌍이 이주한다면 정치와 경제에 쏠린 시선이 일부 분산될거라는게 친중 홍콩 정치권의 전망이다. 찬 부의장은 "홍콩의 모든 주민들이 판다를 보물로 여기게 될 것이며 판다의 존재는 관광객 수를 크게 증가시킬 것"이라며 "중화민국 건국 75주년을 맞아 중국이 홍콩에 판다를 선물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홍콩으로 이주한 1세대 자이언트 판다인 안안과 지아지아가 죽고 지금 홍콩에는 2007년에 온 잉잉과 레레 한 쌍만이 남아있다. 홍콩에는 이들 자이언트 판다 외에도 래서판다(붉은 판다) 세 마리가 살고 있는데 이들의 체류기간은 최근 20년 연장된 상태다.

홍콩 의원이자 판다애호가 닉시 람 람은 "판다 추가 분양을 통해 홍콩과 본토 간 교류가 강화될 거라고 믿는다"며 "특히 국제도시 홍콩의 위상을 감안할 때 판다가 추가로 찾아온다면 판다 보호 운동을 더 국제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