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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 임기연장안 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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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거부권 행사...15년만에 활동 종료
황준국 대사 “범죄 상황서 CCTV 파손한 꼴”


매일경제

황준국 유엔 대사가 28일(현지시간)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 임기 연장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부결된 후 거부권을 행사한 러시아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유엔 웹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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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대북 제재 이행을 감시하고 관련 보고서를 작성하는 전문가 패널의 임기 연장을 표결에 붙인 결과 러시아의 거부권으로 부결됐다. 이에 따라 지난 15년 동안 활동해온 대북 제재 전문가 패널은 다음달 말로 활동이 종료된다.

유엔 안보리는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소재 유엔본부에서 대북제재위 산하 전문가 패널 임기 연장 결의안을 표결한 결과 찬성 13개국, 반대 1개국(러시아), 기권 1개국(중국)으로 부결됐다.

상임이사국인 러시아는 대북 제재가 도입된지 오래되었기 때문에 이번에 제제 내용을 수정하자고 제안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그러나 유엔 안팎 외교가에서는 러시아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무기를 북한으로부터 대량으로 들여오면서 ‘눈엣 가시’인 대북 제재 전문가 패널을 해체시킨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이후 채택된 대북 제재 결의를 통해 북한 무기에 대한 금수를 결정한 바 있다. 러시아가 북한의 무기를 들여오는 것은 법적 구속력있는 안보리 결의 위반이다.

이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미국 등은 이번 부결 결과를 초래한 러시아에 대하 강하게 비판했다.

황준국 유엔 대사는 표결 직후 “이번 결정은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이 진척되고 있는 상황에서 내려진 터무니 없고 충격적”이라며 “이는 마치 범죄를 저지르는 상황에서 CCTV를 파선한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개탄했다.

로버드 우드 유엔 미국 대표부 차대사는 “미국은 이번 표결 결과에 대해 매우 실망했다”면서 “이변 결정은 한 상임이사국(러시아)이 북한의 안보리 제재 위반을 감독할 기관을 없애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 패널은 지난 2009년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설치됐다. 8명으로 구성된 전문가 패널은 북한 제재조치 이행과 관련한 정보를 유엔 회원국 등으로부터 수집해 조사 분석을 하고, 매년 2회 대북제재 이행에 관한 보고서를 제재위원회에 제출해왔다.

안보리는 매년 3월께 결의안 채택 방식으로 전문가 패널의 임기를 1년씩 연장해왔다. 이번에 임기 연장안이 부결되면 패널의 임기는 4월 30일로 종료된다.

외교부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전문가 패널 임무 연장 결의가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다수 이사국의 압도적 찬성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부결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어 “유엔의 대북제재 이행 모니터링 기능이 더욱 강화되어야 할 시점에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안보리 이사국의 총의에 역행했다”며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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