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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안상미 기자의 와이 와인]<231>한국인의 입맛 사로잡은 신퀀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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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이탈리아 '신퀀타 블랙'

메트로신문사

교실에서 조용히 있던 아이가 1등을 했다. 의아했지만 한 번쯤은 뭐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다음 학기 성적표를 받아보니 또 1등을 했다. 분기별로도, 계절이 바뀌어도, 해가 넘어가도 말이다.

이쯤되니 다들 궁금해졌다. 비결이 뭐니.

이탈리아 산 마르짜노의 와인 '신퀀타' 얘기다. 금양인터내셔날이 와인을 내놓고 별 다른 마케팅도 하지 않았는데 품절 대란이 일어났다. 작년 주류수입 통계를 보면 이탈리아 와인이 25% 안팎으로 줄었는데 신퀀타는 오히려 더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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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엔드리치산 마르짜노 수출매니저(사진)는 신퀀타 블랙 에디션 출시에 앞서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신퀀타는 강한 소스나 풍미, 매운 맛도 많은 한국 음식과 잘 어우러진다"며 "집밥과 편하게 마실 수도 있고, 그냥 와인만 가볍게 즐기기도 좋은 와인"이라고 말했다.

블랙베리나 자두 같은 과실미에 후추향이 어우러진다. 무게감이 있고 기본적으로 드라이한 와인이지만 과일잼에서 느낄 만한 잔당감이 전체 균형감을 맛깔나게 맞춰준다. 처음부터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만드려고 한 것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누구나 호불호 없이 좋아할 맛이다. 입소문 만으로 품절대란을 일으켰던 비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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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퀀타는 이탈리아어로 숫자 50을 뜻한다. 산 마르짜노 50주년을 기념해 만든 와인인데 반응이 좋게 나오면서 정식 와인으로 자리를 잡았다. 올해 처음으로 출시하는 블랙 에디션은 한국 소비자들이 점차 프리미엄 와인을 선호하기 시작한 것에 착안해 수입사가 먼저 와이너리에 제안하면서 나오게됐다. 만들어놓고 보니 산 마르짜노 내부적으로도 반응이 좋아 다른 국가로의 수출도 검토 중이다. 신퀀타 블랙은 프리미티보와 네그로아마로 품종을 절반씩 섞어 만든다. 프리미티보는 우리가 진판델로 알고 있는 그 품종을 이탈리아에서 부르는 이름이다. 색이 진하고, 달콤하다. 당도가 높으니 알코올 도수도 높은 편이다. 네그로아마로는 이탈리아에서도 뿔리아 지역의 레드와인 품종이다. 신퀀타에서 느낄 수 있었던 향신료 후추향이 네그로아마로에서 나왔다고 보면 된다.

둘 다 토착품종이고, 뿔리아 와이너리 누구나 키운다. 관건은 자칫하면 강하기만 할 수 있는 이 품종들을 누가 잘 다루느냐다. 그에 따라 와인의 격이 달라진다.

알렉스 수출매니저는 "프리미티보 품종의 경우 야생동물 풍미에 산도도 높고, 자칫하면 과할 수 있어서 튀는 부분을 잘 컨트롤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산 마르짜노는 같은 품종이라도 포도밭을 2곳으로 나눠 한 쪽은 과실미와 풍미를 살려 재배하고, 다른 쪽은 신선미와 적당한 산도를 줄 수 있도록 해 시중의 같은 품종 와인보다 균형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최고령 100년에 달하는 올드바인은 포도 생산량은 적지만 특유의 집중력과 농밀함을 가지게 했다.

신퀀타의 레이블을 보면 생산연도, 즉 빈티지가 따로 표시되어 있지 않다. 품종만 놓고 보면 단순히 프리미티보와 네그로아마로 50%씩이지만 해당 품종 내에서도 여러 빈티지와 배럴 가운데 맛이 좋은 것들을 골라 섞다보니 그렇다. 샴페인의 논빈티지 양조 방식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레이블의 뒷쪽을 보면 숫자가 나와있는데 '+6'이면 신퀀타가 처음 나온 해부터 6년 뒤인 2018년에 나온 와인이란 얘기다.

알렉스 수출매니저는 "블랙 에디션은 단순한 와인이 아닌 이탈리아 와인 제조의 장인정신과 혁신적인 정신에 대한 증거"라며 "오크통에서의 추가 숙성을 통해 와인의 복잡성, 깊이, 향을 높여 병에 담긴 훨씬 더 매력적인 이야기로 만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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