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200만원은커녕 10만원대" 격분한 SK주주들…쩔쩔맨 의장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7일 SK㈜ 제33기 정기 주주총회

"2021년 당시와 매크로 환경 달라져

6월 확대경영회의서 전체 사업 재논의"

“최성환 최유진 최재원 이분들은 허구한 날 주식을 팔더라고요. 최대주주 친인척이 파는데 주가가 올라가길 바라는 건 문제 있는 거 아닙니까? 회사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하셔야죠.”

“200만원은커녕 10만원대예요. 솔직하게 말해주세요. 계속 갖고 있어도 됩니까? 반이라도 갈 수 있는 건가요?”

“시원하게 ‘가지고 계십시오’라고 말씀드리고 싶은데 죄송합니다. 주주들께 주가로 보답하고 평가받아야 하는데 죄송합니다.” (장동현 부회장)

27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SK㈜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회사의 주가 관리에 대한 성토를 이어가자 SK㈜ 주총 의장인 장동현 부회장은 연신 “죄송합니다”라고 했다.

SK㈜ 주총에 3년째 참석한다는 한 주주는 “정부가 기업 밸류업을 밀어주는 상황인데 자사주 매입으로는 주주가치 제고가 원하는 만큼 안 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시장에서 원하는 건 보유 자사주 25% 소각인데, 재작년엔 한다고 했다가 작년엔 좋은 시점에 하겠다고 하셨다”며 “한 번에 소각하는 게 부담스러우면 5년이나 10년에 걸쳐 할 의지가 있으시냐”고 했다.

장 부회장은 “현재 국내 시장 상황에서 단순하게 보유 자사주 소각 일정을 발표하는 것만으로 과연 주주가 기대하는 만큼 주주가치가 제고될 것이냐 확신을 얻기엔 저희가 아직 공감대를 이루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걸려서 죄송하다”며 “올해도 계속 논의해보겠다”고 했다.

아시아경제

장동현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부회장.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본인을 소액주주라고 소개한 한 주주는 “2021년에 증권사 연구원도 아니고 현직 대표이사가 기업가치 150조원, 주가 200만원을 달성하겠다고 이야기해서 믿고 샀다”고 했다. 그는 “장동현 현 대표께 책임을 묻고자 하는 건 아니다”며 “(다른 계열사로) 떠나는 입장이니 솔직하게 우리가 기다려도 되는지 말해 달라”고 했다.

“죄송하다”고 운을 뗀 장 부회장은 “아직 현실적인 제약을 해결할 방법을 못 찾았다”고 했다. 그는 “매크로(거시 경제) 환경을 2021년 기준으로 추산해서 차질이 컸다”며 “지주회사 체계가 복합기업 형태로 돼 있다 보니 구조적으로 주식시장에서 가치 판단을 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SK㈜는 잘하는 포트폴리오가 있는 반면, 굉장히 염려되는 포트폴리오를 모두 갖고 있다”는 것이다.

장 부회장은 그러면서도 "SK㈜가 투자한 회사들 중 평가액이 떨어진 포트폴리오가 있지만 SK㈜ 자체적으로 재무흐름, 즉 영업이익이나 배당수익 같은 것은 저희가 예상한 대로 큰 차질 없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최태원 회장 조카인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 등 최대주주 특수관계인들의 주식매도에 대해 장 부회장은 “특수관계인이긴 하지만 개개인의 재산권 처분에 대한 이슈라서 제가 정확한 답변을 드리기 곤란하다”고 했다.

장 부회장은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취임한 후 사업 정리에 관한 보도가 계속 나온다’는 주주 말에 “2021년 파이낸셜스토리를 전체적으로 정리해서 매년 주주들께 보고드렸는데, 유동성이 풍부했던 당시와 현재는 경영 환경이 상당히 달라졌다”며 “수펙스 중심으로 각 계열사 파이낸셜스토리를 재검토하고 정리하고 있다”고 했다.

장 부회장은 “지금 시점에선 훨씬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 어떻게 업그레이드할 것인지 전체적인 상황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아시아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SK㈜가 투자한 기업들이 상장하면 상장 주식 일부를 기존 주주들에게 배정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장 부회장은 “LG에너지솔루션이 물적분할 후 상장하면서 국내에서 이중상장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보유한 비상장회사의 상장에 대해서 상당히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주식시장과의 이해가 먼저 전제되지 않으면 상장 부담이 크다”며 “모회사 주주들에 대한 보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주식시장과 소통해서 보완적인 대책을 논의해 나가겠다”고 했다.

SK스퀘어와의 합병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장 부회장은 ‘SK하이닉스가 SK㈜ 자회사가 되면 주주가치가 상당히 높아진다는 말이 있더라’는 주주 말에 “SK스퀘어도 상장사이기 때문에 각 이사회에서 별도로 논의하는 건 검토해볼 수 있지만 구체적으로 합병 계획을 세운 적이 없다”고 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