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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차바이오텍, 'NK세포치료제' 자신하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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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조성유 차바이오텍 연구본부장
독자적인 세포배양·동결기술 확보
자가·동종유래 NK치료제 개발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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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윤 차바이오텍 연구본부장(전무). /사진=차바이오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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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K(자연살해)세포는 우리 몸의 선천면역기능을 담당하는 면역세포다. 비정상적인 세포를 발견하면 망설임 없이 달려가 제거한다. 특히 암세포의 전이와 재발 요인으로 꼽히는 암줄기세포를 효과적으로 파괴하는 것으로 알려져 차세대 면역항암제로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

NK세포는 또 다른 면역세포인 T세포에 비해 개발 속도가 더딘 편인데, 그 이유는 고순도의 NK세포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배양기술이 비교적 최근 개발됐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를 받은 NK세포치료제는 아직 없다.

차바이오텍은 국내에서 독보적인 NK세포 배양기술을 확보해 이를 토대로 치료제 개발에 앞장서는 곳이다. 단 2주만에 NK세포 수를 최대 2000배 증가시키고, 5~20%에 그치던 활성도를 90%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한다. 핵심 파이프라인은 'CBT101', 'CBT111'로 모두 고형암 항암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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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바이오텍은 지난해 NK세포치료제 개발에 한층 힘을 싣기 위해 조성유 연구본부장(전무)을 영입했다. 조 본부장은 녹십자랩셀(현 GC셀), 지아이셀 등에서 NK세포치료제 개발을 주도한 인물이다. 그를 비롯한 국내 연구진의 노력으로 지난 2021년 GC셀은 다국적 제약사인 머크에 NK세포치료제 후보물질 3종을 약 2조원에 기술수출하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최근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차바이오컴플렉스에서 조 본부장을 만났다. NK세포치료제는 항암효과가 우수하고 대량생산이 가능해 상업화 측면에서 T세포보다 큰 잠재력을 가진 약물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조 본부장은 "T세포는 다른 사람의 몸에 투여하면 사망에 이를 만큼 강력한 면역거부반응을 일으키는 반면 NK세포는 거부반응이 거의 없고 안전하다"며 "이 때문에 NK세포는 암 환자가 필요할 때마다 해동해 처방하는 동종유래 치료제로 개발될 수 있다"고 했다.

세포치료제는 환자 자신의 세포를 치료제로 쓰는 자가유래, 타인의 세포를 활용하는 동종유래 치료제로 나뉜다. 동종유래 치료제는 자가유래와 달리 맞춤형 제조가 필요하지 않아 가격이 저렴하고, 대량 생산이 가능해 상업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조 본부장은 현재 NK세포치료제의 항암 효능을 극대화하기 위한 연구개발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연구활동은 크게 항체 병용투여와 CAR(키메릭 항원 수용체)-NK 치료제 개발 두 가지로 나뉜다.

차바이오텍은 외부로부터 항체를 도입해 NK세포치료제와 병용치료 효과를 확인하고 있다. NK세포는 항체와 결합하면 더욱 강력한 항암효능을 내는 ADCC(항체의존적 세포매개 세포독성)라는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암세포에 선택적으로 반응하는 CAR 유전자를 NK세포에 도입한 CAR-NK 치료제 후보물질 발굴에도 힘쓰고 있다.

조 본부장은 "단기적으로 자가유래 NK세포치료제인 CBT101의 개발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국회에서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지원에 관한 법률(첨생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CBT101의 임상 및 상업화 기간이 단축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첨생법 개정안은 첨단의료재생 임상연구 및 치료대상을 넓히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대량 생산이 가능한 동종유래 NK세포치료제와 항암 효능을 극대화한 CAR-NK 치료제 개발 및 상업화에 나선다는 목표다.

그는 "NK세포 치료제는 약효가 좋고 상업성이 뛰어나 누구나 만들고 싶어하지만 배양, 동결 등의 핵심기술을 모두 가지고 있는 곳은 얼마 안 된다"며 "차바이오텍은 10여년에 걸쳐 이 기술을 모두 확보했고 자가유래뿐만 아니라 동종유래, CAR-NK 치료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아래는 그와 나눈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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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유 차바이오텍 연구본부장(전무)./사진=차바이오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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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세포와 비교한 NK세포치료제만의 장점은

"T세포는 상당히 파워(힘)가 세다. 내 몸에 있는 T세포를 타인에게 투여하면 '내가 아니잖아'하면서 정상세포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한다. 타인의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면 나타나는 이식편대숙주질환(GVHD)이 대표적이다. 이 질환은 의사가 손쓸 수 없을 정도로 반응이 세 환자들의 치사율이 높다.

NK세포는 자기(나), 비자기(내가 아닌 것)로 암세포를 구분하는 T세포와 달리 정상, 비정상을 기준으로 암세포를 구분해 다른 사람의 몸에 들어가도 면역거부반응을 거의 일으키지 않는다. 한 사람의 몸에서 꺼낸 NK세포를 대량으로 키워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줄 수 있다는 뜻이다.

대량으로 배양해 제조한 NK세포치료제는 암환자들의 필요에 따라 언제 어디서든 해동해서 투여할 수 있다. 환자 맞춤형으로 개발해야 하는 T세포치료제보다 가격을 대폭 낮출 수 있다는 의미다. NK세포치료제는 암의 전이와 재발에 관여하는 암줄기세포를 제거하는 등 항암 효과도 뛰어나다."

-주요 NK세포치료제 후보물질인 'CBT101'에 대해 설명해달라

"CBT101은 지금처럼 NK세포를 대량으로 배양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기 전에 개발한 물질이다. 환자의 혈액에서 NK세포를 채취해 외부에서 키운 뒤 다시 환자의 몸에 넣어주는 방식의 자가유래 세포치료제다.

CBT101을 재발성 교모세포종 환자에게 투여한 임상에서 환자들의 평균 생존기간이 22.5개월로 나타났다. 일반적인 환자의 생존기간이 약 10개월임을 감안하면 굉장히 고무적인 결과다. 어떤 환자분은 8년 넘게 생존했다. 이 데이터는 향후 동종유래 세포치료제를 허가 받는 과정에서 사용될 수 있다.

최근에는 첨생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동종유래보다 안전한 자가유래 세포치료제에 대한 규제가 많이 풀리는 추세다. CBT101이 타깃으로 하는 교모세포종과 간암은 예후가 무척이나 나쁜 암종으로 개정된 첨생법에 따라 치료 옵션이 부족한 환자들이 CBT101를 처방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CBT101은 기술수출 논의가 진행되고 있나

"글로벌 BD(사업개발)팀이 '바이오USA', '바이오 재팬' 등의 국내외 제약바이오 컨퍼런스에서 여러 회사들과 접촉하고 기술이전 등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관심 있는 회사들이 꽤 있는 것으로 들었다."

-NK세포치료제와 항체를 함께 투여하는 이유는

"항체 치료제가 암세포를 파괴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암세포가 성장하는 데 필요한 자극을 막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NK세포를 암세포 주변으로 불러들이는 방법이다. NK세포의 CD16 수용체가 항체와 붙으면 NK세포가 활성화되면서 항암 효과가 강해진다.

현재 상트네어바이오사이언스와 캔큐어와 관련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상트네어바이오사이언스의 항체는 NK세포와 더 잘 결합해 효능을 강화시키는 특성이 있다. 캔큐어의 항체는 암세포의 면역회피 기능을 억제해 NK세포가 암세포에 더 강력하게 반응하도록 유도한다."

-CAR-NK 개발 현황은

"CAR-NK 치료제를 개발하려면 네 가지 기술이 있어야 한다. 항체와 바이러스 벡터 그리고 상업화에 필요한 배양, 동결기술이다. 최근 북미 생명공학기업으로부터 바이러스 벡터의 사용권리를 들여와 쓰고 있다. 이는 항체에 NK세포를 발현시키기 위해 필요한 기술이다.

이미 CAR-NK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필요한 모든 기술은 마련됐고 현재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있는 단계다. 암세포를 가장 잘 죽이는 항체와 NK세포의 조합을 찾은 다음 이를 대량 배양하고 독성 테스트 등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향후 연구개발 계획은

"첨생법 개정안 통과로 자가유래 세포치료제가 환자들에게 쓰이면서 어느 정도의 캐시카우를 창출해낼 것으로 기대된다. 다음으로는 좀 더 업그레이드 된 CAR-NK 치료제를 포함한 동종유래 NK세포치료제를 개발할 계획이다.

동종유래 치료제는 자가유래와 달리 일반적인 신약개발 트랙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 10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또 지금은 혈액에서 NK세포를 추출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하나의 줄기세포에서 치료제를 만드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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