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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비즈톡톡] 포스코DX가 SK C&C 前 대표 사외이사로 영입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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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포스코DX가 AI 등을 적용해 ㈜한진 대전 스마트 메가허브의 물류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했다./포스코DX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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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그룹의 IT서비스 계열사 포스코DX가 지난 2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안정옥 전 SK㈜ C&C 사업 대표(사장)를 사외이사로 선임했습니다. IT서비스 기업이 경쟁사 대표를 이사회 멤버로 영입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IT서비스 기업은 업무의 특성상 모그룹의 전략이나 사업 추진 방향 등 핵심 정보를 많이 접하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포스코DX는 유일한 사외이사로 김호원 전 특허청장을 선임해왔는데, 안 전 대표의 합류로 올해부터 2인 사외이사 체제를 구축했습니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린 포스코DX가 안 전 대표를 영입한 배경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안 전 대표는 1962년생으로 연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선더버드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받고 SK에너지 화학사업개발팀에 입사했습니다. 이후 SK에너지, SK이노베이션, SK C&C 등을 거쳤습니다. SK그룹의 여러 사업을 두루 경험했습니다. SK이노베이션에서는 배터리기획실장을 맡으며 2차전지 분야 전문성을 쌓았고, SK C&C에서는 사업개발실장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기술부문장 등을 지냈습니다.

그는 SK C&C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지 1년 만인 2017년 12월 사장으로 다시 승진했습니다. 안 전 대표는 SK C&C가 2015년 지주사(SK(주))에 합병된 이후 안정적인 매출을 내는 기반을 닦은 인물로 꼽힙니다. 특히 SK그룹 전 계열사의 클라우드 전환 작업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등 사업 추진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합병 직후인 2016년 SK C&C 매출은 1조4818억원 수준이었으나 그가 대표로 재임했던 2018~2019년 매출은 각각 1조6800억원, 1조8420억원에 달했습니다. 영업이익률도 14.8%대까지 끌어올렸습니다. 또 2018년에는 SK C&C 사장 직속 SV(사회적가치)추진실을 설치하고 ESG(환경·사회·거버넌스) 사업에 힘을 싣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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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옥 전 SK C&C 대표./SK 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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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DX는 지난해 매출 1조4859억원, 영업이익 1106억원을 기록,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8.9%, 영업이익은 71% 증가한 수준입니다. 지난 1년간 주가도 6000원대에서 5만원대로 9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하지만 주력 매출처인 포스코퓨처엠의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이어서 사업 전망이 마냥 밝지만은 않습니다. 2차전지와 IT서비스 사업 경험이 풍부한 안 전 대표가 회사의 미래에 어떤 조언을 할지 궁금해지는 이유입니다.

안 전 대표의 합류로 거래처를 늘리고, 그룹 계열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지도 관건입니다. 현재 포스코DX의 내부거래 비중은 90%에 달합니다. 또 사외이사가 회사의 경영을 감시하는 역할을 하는 만큼 안 전 대표의 합류로 ESG 경영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포스코DX는 올해부터 철강·2차전지 소재 등 포스코그룹 주력 사업을 시작으로 제조 현장 전반에 인공지능(AI)을 적용해 생산성을 끌어 올리고 매출 다각화를 이루겠다는 목표입니다.

김규상 하나증권 연구원은 “포스코DX는 그룹 내 디지털 전환, 산업용 AI, 자동화 등을 리딩하는 기업으로, 주요 사업은 IT서비스, 물류 자동화 등”이라며 “포스코DX의 올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9.9% 증가한 1조7820억원, 영업이익은 37% 증가한 1515억원으로 예상된다”라고 했습니다.

변지희 기자(z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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